경자(1600)년 2월에 임자승에게 주다
여임자승 경자이월(與林子昇 庚子二月)
임자승(林子昇)은 임현(林晛)의 자. 허균과 같은 해에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허균과 사귀었다.
허균(許筠)
人言君訾西厓而得說書, 吾聞之甚忿其言也. 西厓賢相, 不可訾; 訾小人而得官, 亦非美事, 矧西厓相乎.
願兄雍容毋躁. 前程萬里, 亦有天定, 不可僥險而倖得者功名也. 諺曰: “忙食噎喉.” 此言雖俚, 可以喩大. 『惺所覆瓿稿』 卷之二十一○文部十八
해석
人言君訾西厓而得說書,
어떤 사람이 “그대가 서애를 헐뜯고서 설서벼슬【說書: 조선 시대, 세자시강원의 정칠품 벼슬】을 얻었네.”라고 말하던데
吾聞之甚忿其言也.
내가 그걸 듣고 매우 그 말에 화가 났습니다.
西厓賢相, 不可訾;
서애는 어진 재상이니 헐뜯을 수 없고
訾小人而得官, 亦非美事,
소인을 헐뜯어 벼슬을 얻었다면 또한 아름다운 일이 아닌데,
矧西厓相乎.
하물며 서애 재상을 헐뜯는 것에 있어서겠습니까.
願兄雍容毋躁.
원컨대 형께선 화순하게 하고 조급하진 마십시오.
前程萬里, 亦有天定,
앞 길이 만 리이지만 또한 선천적인 정함이 있고
不可僥險而倖得者功名也.
요사스러움과 거짓으로 요행히 얻을 수 없는 것이 공명입니다.
諺曰: “忙食噎喉.”
속담에서 “바삐 먹으면 목에 걸린다.”라고 했으니,
此言雖俚, 可以喩大. 『惺所覆瓿稿』 卷之二十一○文部十八
이 말은 비록 속되다 하더라도 큰 것을 깨우치게 할 수 있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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