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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 - 최상국 사정랑중홍진화묵죽(崔相國 使丁郞中鴻進畫墨竹)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규보 - 최상국 사정랑중홍진화묵죽(崔相國 使丁郞中鴻進畫墨竹)

건방진방랑자 2019. 10.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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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국 최종준(崔宗峻) 낭중 정홍진(丁鴻進)에게 수묵화 대나무를 그려 바치게 하고 나에게 찬() 두 수를 지어 병풍의 좌우에 쓰라 청하였다.

최상국 사정낭중홍진화묵죽(崔相國 使丁郞中鴻進畫墨竹 請予作贊二首 書屛之左右)

 

이규보(李奎報)

 

 

狀物之態兮貴似其眞, 劣則不及兮剩亦嫌過. 公蓄墨君兮完然相侔, 手案目寓兮莫辨眞假. 一幹直上兮高不苟抗, 數叢橫側兮低不爲下.

若以爲畫兮了沒筆痕, 疑其透鏡兮影也非畫. 若以爲影兮屛也非鏡, 豈通於造物兮遊戲變化, 公得爾節兮德公之深.

眞付於丁兮贊以歸我. 賢固無匹, 惟竹是似, 惟賢知賢, 公獨寓意. 曷不種旃而寓墨戲?

苟與眞同, 竹卽此是, 培養之勤, 孰若坐致. 形則是已, 響從何至? 一見蕭洒, 風已颯爾, 徐以心聽, 不必以耳. 問誰言之, 虛心君子! 非丁之手, 竹不至此, 非公之眼, 畫亦晦矣. 竹由手顯, 畫以眼貴, 以巧索巧, 脗然相値.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九.

 

 

 

 

해석

狀物之態兮貴似其眞, 劣則不及兮剩亦嫌過.

사물의 형태를 형상하는데 참됨에 비슷해야 귀하니 엉성하면 미치지 못하고 남음이 있으면 또한 지나침을 싫어하네.

 

公蓄墨君兮完然相侔, 手案目寓兮莫辨眞假.

공이 간직한 수묵화는 완연히 서로 비슷하니 손으로 어루만지고 눈으로 보아도 참과 거짓 분별키 어렵네.

 

一幹直上兮高不苟抗, 數叢橫側兮低不爲下.

한 줄기가 곧장 솟아 높지만 구태여 겨루지 않고 몇 떨기 옆으로 비꼈지만 낮더라도 내려앉진 않았네.

 

若以爲畫兮了沒筆痕, 疑其透鏡兮影也非畫.

만약 그림이라 여긴다면 붓 흔적이 없고 거울에 투영된 것이라 의심한다면 그림자이지 그림은 아니네.

 

若以爲影兮屛也非鏡, 豈通於造物兮遊戲變化, 公得爾節兮德公之深.

만약 그림자라 여긴다면 병풍이지 거울은 아니니 아마도 조물주와 통하여 변화를 장난친 것이라 공은 이 절조를 얻었고 공의 덕은 깊다.

 

眞付於丁兮贊以歸我.

그림은 정홍진(丁鴻進)에게 부탁했고 찬은 나에게 맡겼네.

 

賢固無匹, 惟竹是似, 惟賢知賢, 公獨寓意. 曷不種旃而寓墨戲?

어짊은 본래 짝이 없지만 오직 대나무만이 비슷하니 어진 이만이 어진 이를 아는데 공은 유독 뜻을 붙임에 어찌 이것[, 대나무]를 심지 않고 수묵화에 붙이려 하나?

 

苟與眞同, 竹卽此是, 培養之勤, 孰若坐致.

진실로 진짜와 같다면 대나무는 곧 이것이니 배양하길 부지런히 하니 누가 앉아 성취하는 것만 하랴?

 

形則是已, 響從何至? 一見蕭洒, 風已颯爾, 徐以心聽, 不必以耳.

형태는 그만이지만 소리는 어딜 따라 이르는가? 한 번 소면 부슬부슬하며 바람이 이미 쏴 불뿐이지만 천천히 마음으로 들어보면 반드시 귀로만 할 게 아니라네.

 

問誰言之, 虛心君子! 非丁之手, 竹不至此, 非公之眼, 畫亦晦矣.

누가 그걸 말했는지 묻노니 마음을 비운 군자로다! 정공의 솜씨가 아니었다면 대나무는 여기에 이르지 못했을 테고 공의 안목이 아니었다면 그림은 또한 숨겨졌으리라.

 

竹由手顯, 畫以眼貴, 以巧索巧, 脗然相値.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九.

대나무는 솜씨로부터 드러났고 그림은 안목으로 귀해지니 기교로운 것은 기교로운 것을 찾으니 꼭 맞는 듯이 서로 만났구나.

 

 

인용

작가 / 지도

앞 글(卯十二月日 君臣盟告文) / 뒷 글(牧隱先生畫像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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