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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黃眞伊)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영반월(詠半月)」을 보면 다음과 같다.
誰斲崑山玉 磨成織女梳 | 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 다듬어 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
牽牛離別後 愁擲碧空虛 | 직녀는 견우와 이별한 뒤에 부질없이 창공에 던져두었네. |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에서 우리나라 기류(妓流)들의 한시는 후세에 전해지는 작품이 드물다 하고 황진이(黃眞伊)의 이 시와 계생의 「취객(醉客)」을 가리켜 특히 시재(詩才)의 기이함을 칭송하였다. 이 작품은 물론 반달과 빗의 모양이 비슷한 것에서 취재(取材)한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반달을 직녀가 견우와 이별한 뒤에 창공에 던져버린 빗으로 환치시켜 소외된 자신의 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님과의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여인에게 빗이란 소용없는 치장도구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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