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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 영반월(詠半月)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황진이 - 영반월(詠半月)

건방진방랑자 2021. 4. 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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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을 노래하며

영반월(詠半月)

 

황진이(黃眞伊)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수단곤륜옥 재성직녀소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견우일거후 수척벽공허 農圃集卷之一

 

 

 

 

 

 

해석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누가 곤륜곤륜(崑崙): 곤산(崑山). 중국(中國) 전설(傳說) 속에 나오는 산(). 처음에는 하늘에 이르는 높은 산 또는 아름다운 옥이 나는 산으로 알리어졌으나 전국(戰國) 말기(末期)부터는 서왕모(西王母)가 살며, 불사의 물이 흐르는 신선경(神仙境)이라 믿어졌음의 옥을 잘라서 직녀의 빗을 만들었는가?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견우 한 번 떠난 후로 근심스레 푸른 하늘에 던져 두었구나. 農圃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허공에 떠 있는 반달을 보면서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며 쓴 시로, 반달을 직녀(織女)의 빗에 비유하여 해학적(諧謔的)으로 노래하고 있다.

 

누가 옥이 유명한 곤륜산의 옥을 깎아서 직녀의 빗, 즉 달을 만들었을까? 견우와 이별한 뒤로 부질없이 푸른 하늘에 던져 놓았다.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권하 99에서 기녀(妓女)의 시와 위의 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어 놓았다.

옛날 재주 있고 시에 능한 기생으로 설도(나라의 여류시인)ㆍ취교 같은 무리가 상당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여자들은 비록 글을 배우지 않았으나, 기생들 중에 자질이 영특하고 빼어난 자가 없지 않다. 그러나 시로 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전혀 없으니,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숙권(魚叔權)패관잡기를 살펴보니, ‘우리나라 여자들의 시는 삼국시대에는 알려진 것이 없고, 고려 오백 년 동안 용성의 창기인 우돌과 팽원의 창기인 동인홍만이 시를 지을 줄 안다.’고 하였는데, 이들 시 또한 전해지지 않는다(최자(崔滋)보한집(補閑集)에는 실려 있다). 근자에 송도의 진낭 황진이와 부안의 계생은 그 사조가 문사들과 비교하여 서로 겨룰 만하니, 참으로 기이하다. 진랑의 영반월은 다음과 같다. …… 계생의 호는 매창으로 증취객(贈醉客)시가 있다. …… 시어가 모두 공교하고 곱다. ! 승려와 기녀는 사람들이 매우 천하게 여기어 함께 나란히 서기를 부끄러워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작품이 이와 같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뛰어난 재주를 볼 수가 있다[古之才妓能詩者, 如薛濤翠翹之輩頗多, 我東女子, 雖不學書, 妓流中英資秀出之徒, 不無其人, 而以詩傳於世者絕無, 何哉? 按魚叔權稗官雜記, 東方女子之詩, 三國時則無聞焉. 高麗五百年, 只有龍城娼于咄彭原娼動人紅, 解賦詩云, 而亦無傳焉. 頃世松都眞娘扶安桂生, 其詞藻與文士相頡頏, 誠可奇也. 眞娘詠半月: ‘誰劚崑山玉, 裁成織女梳. 牽牛離別後, 愁擲碧空虛.’ 桂生, 號梅窓, 其詩云: ‘醉客執羅衫, 羅衫隨手裂. 不惜一羅衫, 但恐恩情絶.’ 又有妓秋香翠仙, 亦皆工詩, 秋香蒼巖亭詩云: ‘移棹淸江口, 驚人宿驚飜. 山紅秋有色, 沙白月無痕.’ 翠仙, 號雪竹, 白馬江懷古詩云: ‘晩泊皐蘭寺, 西風獨倚樓. 龍亡江萬古, 花落月千秋.’ 又有東陽尉宫婢, 亦工詩, 絕云: ‘落葉風前語, 寒花雨後啼. 相思今夜夢, 月白小樓西.’ 語皆工麗. ! 緇髡娼妓, 人之所甚賤, 羞與爲齒者也, 而今其所作如此, 則可見我東人才之盛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58~259

 

 

인용

한시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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