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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류의 압도를 유람하며
유압도(遊鴨島)
남효온(南孝溫)
芳洲十里露潮痕 手自持鋤採艸根
野水汲來澆麥飯 擬將身世付江村
天陰斜日一川明 準擬歸舟軋櫓聲
遊子倦來江霧合 晩程歸馬看潮生 『秋江先生文集』 卷之三
해석
芳洲十里露潮痕 방주십리로조흔 |
꽃 모래톱 십리에 조수의 흔적 드러나 |
手自持鋤採艸根 수자지서채초근 |
손수 호미 가지고 풀 뿌리 캐네. |
野水汲來澆麥飯 야수급래요맥반 |
들판 물이 급히 들어와 보리를 씻으니 |
擬將身世付江村 의장신세부강촌 |
헤아리건대 신세를 강촌에 더부살이할 만하네. |
天陰斜日一川明 천음사일일천명 |
하늘 어두워지고 비낀 해에 한 냇물 밝아지고 |
準擬歸舟軋櫓聲 준의귀주알로성 |
배 돌리려 생각하는지 삐걱이는 노 소리 나네. |
遊子倦來江霧合 유자권래강무합 |
나그네는 게을리 와서 강과 이슬에 합치되었다가 |
晩程歸馬看潮生 만정귀마간조생 |
느지막이 돌아가는 말에 밀물 생긴 것 본다네. 『秋江先生文集』 卷之三 |
해설
이 시는 압도에서 노닐며 지은 시이다.
압도는 한강 하류에 있던 섬으로, 남효온은 생원시인 과업(科業)을 끝내고 맨 먼저 찾아간 곳이 압도다. 이 시는 썰물이 일자 십 리 꽃 핀 모래섬이 드러나니, 손수 호미를 잡고 농사를 짓고, 들에 있는 물을 길어 와 보리밥을 지어 먹으니, 압도에 몸을 의탁할 만하다고 노래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5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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