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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세미나 - 2. 나의 생각을 어떻게 왜곡 없이 신속하게 전달할 것인가? 본문

연재/배움과 삶

인포그래픽 세미나 - 2. 나의 생각을 어떻게 왜곡 없이 신속하게 전달할 것인가?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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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의 생각을 어떻게 왜곡 없이 신속하게 전달할 것인가?

 

 

픽토그램이라는 용어가 낯선 탓에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어가 지닌 무게를 벗어던지고 실제로 사용되는 예들을 보면, 픽토그램이 이미 우리 주변에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비상구 표시나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마크, 남자ㆍ여자화장실의 표시 등이 그 예이기 때문이다. 또한 좀 더 차원을 넓히자면, 메소포타미아나 한자의 상형문자가 픽토그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이게 바로 픽토그램이다. 간단한 그림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한다.

 

 

 

소통의 경제성을 위한 픽토그램

 

비상구의 경우 일본에선 1970년대까지만 해도 非常口라는 한자로 쓰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센니치백화점 화재(1972)와 다이요백화점 화재(1973)가 연달아 나면서 피난유도사인의 유용성 논란이 일었다. 그 후 비상구를 나타내는 픽토그램을 국제표준으로 만들기 위한 일본-소련 간의 대결이 있었고 결국 오타 유키오씨가 만든 픽토그램이 국제표준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잠시 그의 말을 들어보자.

 

 

하단을 밀폐하게 되면, 그려진 사람은 보여지는 대상으로 바뀌어 버린다. 액자에 갇힌 그림처럼 스스로를 객체화해 버리는 것이다. 달리고 있는 도형과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의 관계가 상실되어 버린다.

이에 대해 하단을 개방하게 되면, 달리는 사람의 모습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바라보는 사람의 공간과 심리적으로 연결된다. 달리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오타 유키오, 픽토그램 이야기

 

 

이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픽토그램엔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다. 보기엔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보여도 한 획, 한 색깔, 여백 그 모두엔 그래야만 하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것은, 그러한 모든 생각을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이다. 픽토그램이 지닌 소통의 경제성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간단한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비상구 표시등이 그 내용을 알고 나니 달리 보인다.  

 

 

 

픽토그램의 한계

 

그런데 픽토그램이 무조건 긍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 약속되지 않은 픽토그램은 외계어일 뿐이다. 수학자들에게 수학 기호는 간단명료한 언어로 보일 테지만, 일반인들에겐 외계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과 같다. 픽토그램이 아무리 간단명료한 상형문자적인 모습을 띠고 있더라도, 합의되지 않았을 경우엔 수많은 해석을 낳게 마련이다. 그럴 땐 오히려 텍스트를 쓰는 것만도 못한 결과가 나온다. 인포그래픽의 생명은 해석의 신속성이다. 그런데 해석의 다양성만 남는다면, 그건 더 이상 인포그래픽이 아니게 된다.

 

 

 

위 픽토그램은 무얼 뜻하는 픽토그램일까? 누군가는 이렇게 풀었다.

                           장풍 금지                                              개폼 금지                    해딩금지

 

 

둘째, 픽토그램의 남발은 혼란을 가중시킨다. 적은 내용이거나 한 가지 사실만을 전달하려 할 때 픽토그램은 최상의 선택일 수 있다. 일대일로 대응되는 것을 원칙으로 픽토그램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양한 내용을 꾸미려 할 때, 각 내용마다 픽토그램이 들어가면 오히려 가독성은 떨어지고 산만해지기 십상이다. 그건 식물도감에 실린 꽃그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진기술이 많이 발달되었기에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한 식물 사진은 식물도감에 실려도 괜찮겠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사진은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각시키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꽃의 특성을 제대로 잡아낼 수가 없게 된다. 인포그래픽의 생명은 정보의 직관성인다. 그런데 정보의 난해성만 남는다면, 그건 더 이상 인포그래픽이 아니게 된다.

 

 

실물과 세밀화 중 어느 게 정보의 직관성이 높아 보이나?    

 

 

 

인포그래픽은 데이터를 정보로 가공하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인포그래픽을 만들어야 할까? 인포그래픽은 기본이 되는 데이터를 정보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란 객관적인 사실만을 써놓은 것이다. 하지만 그걸 정보화한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까지 부여한다는 의미이다.

김춘수 시인의 이란 시를 보면, 데이터와 정보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데이터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정보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이니 말이다. 공감이 되었느냐에 따라 의미 없는 하나의 몸짓이 될 수도, 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인포그래픽을 만든다는 것은 바로 을 만드는 것이다.

 

 

인포그래픽은 꽃을 만드는 행위다.   

 

 

 

인포그래픽은 사람에 다가가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이다

 

을 만들려 할 때의 고민은 내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과연 왜곡 없이, 간단명료하게 전달되었나?’하는 걸 거다. 그럴 때 물어야 하는 건, 두 가지다.

첫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것이다. 나만의 독특한 주장을 아무리 그럴 듯한 방식으로 전하려 해도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으면 소음에 불과하다. 독특한 주장 속에 사람과 소통될 수 있을만한 요소가 들어있어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타인에 대해 궁금해 해야 하며,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어떤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관심 갖는 주제엔 뭐가 있는지 알게 된다.

둘째, ‘내가 전달하려는 게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너의 욕구와 나의 욕구, 그 사이를 헤집고 들어갈 때 비로소 의미 있는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그럴 때 착각하기 쉬운 것이, ‘난 날 너무 잘 알아라는 걸 거다. 어찌 보면, 우린 살아온 삶의 기한이 길어질수록 자신에 대해 더욱 모르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회가 원하는 목소리, 타인이 원하는 목소리를 따라 나의 목소리를 서서히 줄여가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목소리를 되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며, 그럴 때 내가 무엇을 남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또한 알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알게 되었을 때, 우린 그 목소리를 어떤 식으로 사람에게 흥미롭게 전달할지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친구에게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이 싫어 산 속으로 도를 닦으러 들어갔거든. 그런데 5년 정도 있다가 도통하자마자 바로 산을 내려오더래. 왜 그런 줄 아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외로워서 그랬겠지.”라고 대답했는데, 친구는 그게 아냐~ 도통하는 순간, 자신 혼자 아는 건 시시하니까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 죽을 것 같아서 내려온 거야.”라고 정답을 알려줬다. 사람이 싫어 산으로 들어갔는데, 도통하자마자 사람을 보기 위해 내려온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모순이지만, 인간의 욕구를 적절히 드러낸 예이기도 하다. 말하고자 하는 게 있을 때, ‘입이 근질거려서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런데 도인이 하는 얘기를 알아듣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됐을까? 실컷 말을 했는데 그걸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때 비로소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 두 가지의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다보면, 어느 순간엔 인포그래픽이나 프레지, 맵핑 등의 새로운 툴로 자신을 표현하게 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말할 거리가 생길 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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