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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란, 조선의 여협, 검녀 - 5. 끝맺음 본문

한문놀이터/논문

조혜란, 조선의 여협, 검녀 - 5. 끝맺음

건방진방랑자 2019. 11. 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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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끝맺음

 

 

순종(順從)과 인고(忍苦)를 체화한 여성 이미지든 혹은 균열을 꿈꾸며 자의식을 벼렸던 여성 이미지든 전통적인 여성의 이미지는 방내(方內)’에서 살아갔던 다수 여성들의 이미지들이다. 조선 시대 여성과 방외 및 협을 연관 지어 보는 이 논의는 조선 시대에는 그 경계를 넘어서는 여성들은 전혀 없었을까? 하는 궁금함에서 시작되었다.

 

당시를 살아갔던 조선 시대 여성들은 제도가 규율하는 대로만 살았던 것일까? 조선 사회의 질서를 내면화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적인 원형으로 그녀들 내부에 자리 잡아버린 것일까? 어우동이나 감동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 할지라도 제도가 금했던 사이를 틈타 자기들끼리 살짝살짝 그 금기를 넘나들었던 사례들이 없지는 않았다.

 

규방 여성들은 규제 속에서도 나들이하고 놀이하고 구경하고 술도 마시고 노래 부를 기회를 엿보며 절에서 숙박과 잡담을 즐기기도 했다정지영, 규방 여성의 외출과 놀이 : 규제와 위반, 그 틈새한국의 규방문화, 박이정, 2005 참고. 이 책의 논의는 조선 전기 사례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욕망은 물론 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아니었으나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극단적인 각오를 해야 하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금지의 틈새를 비틀거나 비집고 자기네들끼리 노는 일을 열심히 도모했던 여성들의 사례는 조선 시대 여성들의 삶의 일부분으로 실감 있게 다가온다.

 

조선 시대 여협 검녀의 이야기는 조선 시대를 다른 방식으로 살았던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당시의 제도를 비껴서 방외의 삶을 선택했던 여성들이다. 조선 후기 사회는 규제를 위반하려는 여성들의 욕망을 더욱 철저히 규제했지만, 또 한문단편의 편찬자들은 그녀들의 선택을 선비의 선택이나 그들의 가치문제로 다시 환원시키고 있지만, 그러나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 의미의 그물망 사이로 넘쳐 나면서 오늘날 다시 그 존재를 환기시키고 있다.

 

검녀 이야기는 조선 사회의 이데올로기로 포획되지 않은 혹은 길들여지지 않은 조선 시대 여성의 예, 주체적인 여성 아웃사이더의 예를 보여준다. 또 더 나아가 검녀와 같은 여성 검객 캐릭터는 무협의 캐릭터로, 혹은 재해석을 거쳐 여전사 이미지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변형 및 복제(재현) 가능성이 풍부해 보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인용

목차 / 원문

1. 들어가며

2. 그리고 여성 인물들

3. 검녀의 여성 캐릭터 분석

4. 체제 밖의 삶을 선택한 조선시대 여성 인물

5.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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