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롯데월드에서 한바탕 놀아지다
오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두 팀으로 나누어져 다니게 되었다. 준영, 정훈, 태기가 한 팀이 되어 다녔고, 민석, 현세, 지민, 규민이가 한 팀이 되어 다녔다. 난 자연스럽게 두 번째 팀에 합류하여 함께 놀이기구를 탔다. 이 아이들은 오전엔 실내에서 탈 수 있는 것을 다 탈 생각이었나 보다. 다행히 아직은 소풍 시즌은 아니기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 처음에 롯데월드에 들어와서는 같이 다녔지만, 바로 두 팀으로 나누어져 걷기 시작했다.
롯데월드 실내에서 즐기기
연거푸 ‘스페인 해적선(롯데월드 바이킹)’을 두 번이나 탔다. 타고 난 후에 바로 가면 다시 탈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은 많지 않더라. 하지만 바이킹은 뭐니 뭐니 해도 맨 뒷좌석의 쾌감이 제일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중간 자리는 늘 텅텅 비어 있게 마련이고 뒷좌석은 금방 매진되어 한 번이라도 더 기다렸다가 타게 된다.
▲ 겁에 질렸지만, 재밌게 타고 있는 현세와 민석이
그 다음에 타러 간 것은 후룸라이드다.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의 놀이기구로 4명이 한 팀이 되어 탈 수 있다. 대부분은 길에 흐르는 물을 따라 가다가 두 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놀이기구가 지나는 길엔 물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당연히 물이 튀게 마련이고 앞에 있는 사람들은 물바가지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예전에 탔던 기억으론 그렇게까지 물이 많이 튄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편안하게 탔는데, 운이 좋게도 뒷좌석에 앉았다. 그래서 떨어질 때 보니 앞 사람들은 튀는 물에 완전히 생쥐꼴이 되어 있더라. 그걸 보고 나니, ‘역시 후룸라이드는 뒷좌석이 스릴을, 물에 젖을까 두려워하기보다 시원하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후룸라이드를 타고 돌아오는 아이들. 앞에 탄 민석이와 현세는 물에 샤워를 하고 왔다.
롯데월드는 실내와 실외로 나누어져 있다. 에버랜드처럼 부지 자체가 넓지 않다 보니, 자구책으로 그렇게 디자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게 오히려 어린 아이를 둔 가족에겐 밀집된 동화의 나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청소년 이상이 놀기엔 너무 좁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내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는 단연 ‘후렌치 레볼루션’이다. 레일을 달리는 놀이기구 중 실내의 구석구석을 잘 활용하여 만든 놀이기구라 할 수 있다. 틈과 틈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한껏 스릴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미 아틀란티스를 타봤다거나, 티익스프레스를 타본 사람에겐 진한 아쉬움을 한껏 남기며 끝나는 놀이기구다. 우린 무려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탈 수 있었다.
▲ 후렌치를 탄 사진은 없다. 바이킹은 4번 정도 탔는데 이 때 드디어 처음으로 맨뒷좌석에 앉았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에서 즐기기
그 다음은 단재학교의 운동 장소인 석촌호수에 있는 매직아일랜드로 나왔다. 여기선 단연 자이로 시리즈를 타야 한다.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과 함께 아틀란티스를 타야 제맛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틀란티스 근처를 공사하는 관계로 앱을 통해서 예약해야만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예약을 시도해봤는데, 시간대가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는 사례가 연거푸 일어났다. 이걸 보고 있으니 명절 때마다 열차표 예매할 때가 생각나더라.
▲ 15년 10월 14일의 어느 날 우린 체육시간에 석촌호수를 걸었다. 벚꽃 필 때 석촌호수는 정말 좋은 곳이 된다.
그래서 우린 바로 ‘자이로드롭’을 타러 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당연히 손사래를 치더라. 아무래도 높이 올라가서 한 번에 떨어지는 놀이기구이다 보니,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무서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 타기엔 어려울 수도 있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2014년 카자흐스탄 프로그램 때 아이들과 함께 와서 처음으로 타봤는데, 안전바가 내려가고 모든 점검이 끝날 때까지도 ‘내가 이걸 왜 탔지?’하는 후회를 했으며, 막상 기구가 올라가기 시작할 땐 두려움에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기도 했다. 그러다 최고점에 이르러 잠시 멈춰 있는 그 순간엔 ‘내가 미쳤지’하는 생각이 들며 엄청난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처럼 온 몸이 굳었으며, 급기야 떨어지는 순간엔 정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포기’를 외치려던 순간 놀이기구가 멈춰 섰던 기억이 있다.
▲ 무섭기에 쉽게 올라오지 못한다. 지민이와 현세는 자이로드롭을 결국 타지 못했다.
그런데 이곳까지 왔으니 꼭 한 번 타고 싶었다. 이미 그 이후로 번지점프도 뛴 적이 있으니 그것보다 훨씬 나을 거란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지 않겠다는 민석이를 데리고 오니, 규빈이도 함께 따라와서 같이 타게 되었다. 규빈이도 점검하던 그 순간엔 얼굴이 잔뜩 겁에 질리며 떨기 시작했고, 민석이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막상 순식간에 올라가고 순식간에 떨어지자, 아이들은 ‘뭐 별 거 없네’라고 소감을 말하더라. 솔직히 내 입장에서도 처음에 느꼈던 그런 불안과 공포는 없었고, 분명 무섭긴 하지만 즐길 만한 정도의 두려움만이 느껴졌다.
▲ 자이로드롭을 타러 기다리고 있는 건빵.
혜성특급을 타자고 해서 그곳에 왔다. 혜성특급이 뭔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혜성특급은 무섭진 않지만 재밌는 놀이기구라는 평이 있더라. 우린 거의 50분 정도를 쉼 없이 기다렸나 보다. 이 놀이기구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지만, 좌석이 돌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레일 위를 달리는 통쾌함과 빙빙 도는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배경은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은 없었다. 무서운 걸 거의 타지 못하는 현세도 이 놀이기구를 타고 나선 “탈 만하던데요. 하지만 좀 시시했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 지민이와 혜성특급을 타러 기다리며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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