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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트래킹 -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서울숲 트래킹 -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건방진방랑자 2019. 12. 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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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큐 '낙동강-한강 자전거여행'의 한 장면. 올림픽공원은 우리에겐 너무도 가깝고 친숙한 곳이다.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첫째, 서울숲은 올림픽공원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올림픽공원이 너무도 익숙하기에 되도록 올림픽공원은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만 했었는데,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올림픽 공원이 얼마나 넓고도 좋은 곳인 줄을 알겠더라. 더욱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서울숲을 찾기보다 올림픽공원에서 지금과 같은 여유를 누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서울숲은 갤러리아 포레(2011년에 완공되어 70~ 115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상위 1%VVIP를 겨냥해서 만든 아파트임)의 정원 같았다는 것이다. 2호선을 타고 뚝섬역 쯤을 지나다 보면 우뚝 솟은 두 건물이 유독 눈에 띈다. 그때도 유독 저 건물만 특이하게 생겼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서울숲에 와서야 정말 너무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울숲과 포레는 맞닿아 있어 누가 봐도 포레 사람들이 개인 정원처럼 맘껏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숲이 2005년에 먼저 생기고, 포레가 2008년부터 분양을 하며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이건 누가 뭐라 해도 공공자산을 한 아파트에 특혜로 줬다는 시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포레에서 내려다 본 서울숲과 한강의 모습.   

 

 

 

육아만큼 힘든 육견이라고 아시나요?

 

자전거를 한참동안 타고 돌아오니,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감자와 함께 놀고 있었다. 그때 재홍이는 감자를 데리고 나오니, 제 시간은 하나도 없어요. 계속 신경 써야 하고, 계속 챙겨야 하니 진이 완전히 빠져 버렸어요라고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하더라.

트래킹을 갈 때 강아지를 데려온 경우는 저번 율동공원 트래킹 때 규빈이가 처음이었고 이번에 두 재홍이가 데리고 왔으니 두 번째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규빈이는 집에서 강아지와 잘 놀고 산책도 자주 시키며 때론 자유분방하게 놔두는 편이라 그렇게 힘들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나머지 아이들이 잘 챙겨줬고 민석이가 산책도 시켜줬기에 그만큼 덜 신경 썼던 것도 있다.

그런데 재홍이는 강아지를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데리고 있는 게 처음이기 때문인지 많이 힘들어 하더라. 강아지가 멀리 가지 못하도록 계속 데리고 있어야 했고, 하나하나 챙겨줘야 하니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민석이는 요즘 몸과 맘이 모두 바쁘기 때문인지, 강아지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재홍인 하루종일 육견을 하느라 온갖 진을 다 뺐다. 

 

 

그러니 재홍이는 자전거 타고 온 나를 보며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이쯤에서 그냥 돌아가면 안 돼요? 기운 빠져서 아무 것도 못할 거 같아요라고 말하더라.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쐬며 즐기는 동안 재홍이는 강아지와 한판 씨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나 땀이 많이 났던지,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고 그 모습은 흡사 육아를 하는 엄마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였다.

3시쯤 우리는 짐을 챙겨 서울숲에서 나왔다. 오늘 같은 경운 자전거를 빌린 아이들은 그래도 서울숲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평상에 앉아, 의자에 앉아 스마트 기기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허비했다. 아마도 아이들 스스로 오늘 뭐 한 거지? 이럴 거면 학교에서 그냥 공부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불만을 갖기도 했을 거다. 그래서 나는 다음부턴 좀 더 아이들이 기계만 만지작거리지 않도록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해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울숲역에서 아이들과 헤어졌고 자전거 페달을 굴러 집으로 왔다.

 

 

맑은 날씨, 가을이 무르익은 날씨. 떠나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인용

목차

사진

1. 책 밖에 길이 있다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4. 서울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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