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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5.07.10 - 남산공원 트래킹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15.07.10 - 남산공원 트래킹

건방진방랑자 2019. 12. 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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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공원 트래킹

 

작년 1학기부터 매달에 한 번씩 금요일엔 트래킹을 나가기로 했다. 그 전엔 영화팀만 등산을 하곤 했었는데, 그걸 단재학생 모두 함께 하자는 의도였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높지 않은 산으로 등산을 가려 했지만, 아이들이 트래킹이라고 해서 간단한 산책 정도로 생각했는데, 등산을 하는 건 그렇죠라는 이의제기를 했다. 그래서 교사가 3월 첫 트래킹 일정만 짰을 뿐, 그 이후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짤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3월엔 우면산에서 시작하여 구룡산까지 걷는 것으로, 4월엔 올림픽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자는 계획이었으나 16일에 세월호 사건이 터지며 성내천을 걷는 일정으로. 5월엔 아차산과 용마산을 등산하는 것으로, 9월엔 승환이의 집에서 가까운 중랑천을 걷고 농구하는 것으로, 10월엔 율동공원에서 간단한 운동과 번지점프를 하는 것으로, 11월엔 여의도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게임을 하는 것으로 진행했다.

그 후 올해에 들어서는 카자흐스탄에 가는 준비, 화분을 어르신들에게 배달해주는 일, 성교육 등의 일정이 빼곡하게 있어서 트래킹을 하지 못하다가 7월에서야 다시 갈 수 있었다.

장소를 정할 때 나온 곳은 서촌’, ‘자전거 라이딩’, ‘강변에서 영화보기+아차산 등산’, ‘남산투어가 있었는데, 결국 남산 트래킹을 대다수 인원이 선택했다. 트래킹 준비 및 진행은 학교 회장인 승빈이가 맡았고 우리는 마음 편하게 2015년 첫 트래킹을 나섰다.

 

 

작년부터 단재학교 학생들이 격주 금요일마다 여기 저기 서울 근방을 다니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남산에 가게 된 사연

 

지훈이가 요즘 자전거에 푹 빠져 있다. 계기는 그의 친구 민석이가 제공해줬다. 민석이 아버님께서 300만원짜리 비싼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해준 후 민석이는 자전거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그 전에만 해도 돈을 모아 피씨를 업그레이드 시킬 생각이었는데,

그 일 이후 모은 돈으로 자전거를 바꾸겠다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만 하다.

이런 변화는 올해에 갑자기 도드라졌다. 두 번째로 카자흐스탄에 갔다 와선 자진해서 후기를 남기며 건빵쌤이 이번에 가지 않아 제가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남기기로 했어요(민석 후기 보기)”라고 말한다.

올해에 이래저래 민석이의 변화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성장이란 일직선상의 변화라기보다 한 번씩 점프하는 것 같다. 늘 같은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혀 다른 존재가 된 것처럼 행동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성장은 인과가 뚜렷한 것이라기보다 양자역학처럼 어떻게 튀며 어느 곳에서 순식간에 나올지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가자 민석이는 자신이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사라진다며 열심히 매일매일을 썼다.   

 

 

근데 열정은 도미노와 같은 것이어서 지훈이에게도 자연스레 전해졌다. 집에 이미 자전거가 2대나 있었기에, 그리고 평소에 라이딩을 별로 하지 않았기에 자전거를 살 마음은 추호에도 없었으리라. 하지만 민석이가 보란 듯이 자전거를 사고 신나게 달리는 모습을 보자, 지훈이의 마음속에서도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지훈이도 자전거를 사게 되었다.

지훈이는 자전거를 산 후 나날이 자전거를 탈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공부도 안 될 지경이었단다. 지훈이의 자전거 사랑이 트래킹하는 날에 영향을 미치게 되리란 걸 그땐 미쳐 몰랐다.

 

 

민석이의 열정은 아빠에게 받았고, 그 열정은 지훈이에게 전해졌다.

 

 

지훈이는 최근에서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터라 아직 많이 어설프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남산까지 같이 가자고 요청해왔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방법과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줬는데 처음엔 당연히 지하철 타고 가자고 했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선 자전거를 타고 가자는 것이다. 설마 하며 물었는데, 덥썩 물은 것이다. 대략 난감이지만 그 덕에 자전거를 타고 가게 되었다. 누구나 무언가에 미치면 힘들던 말던 하고 싶어 하는데 지훈이야말로 아쌀한 멋이 있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그 때문에 라이딩에 트래킹까지 아주 죽을 맛이었던 건 안비밀이다.

 

 

호수임광 아파트에서 충무로역까지 15.33Km다. 한 시간만에 주파해야 되니 만만치 않다.  

 

 

 

잠실에서 충무로까지 가는 길

 

송파구청에서 9시에 만나서 열심히 달렸다. 한강 자전거길은 늘 달렸던 길이라 부담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금호나들목부터 충무로역까지 가는 길이다.

 

 

중랑천으로 접어드는 길에서. 저번 영화팀 트래킹 때 이곳에서 상현이가 자전거와 살짝 부딪히며 경상을 입었었다.

 

 

나들목을 지나 푸르지오를 지나는 길은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금남시장을 지나는 길은 평지임에도 인도가 좁기도 하고 사람이 많기도 해서 쉽게 갈 수가 없다. 조금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를 반복해야 했다. 문제는 금호터널이 약수역 방향으로 보행자 통로 공사를 하고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길을 건너기 위해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야 해서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약수역부터 충무로까지는 언덕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사람도 많이 다니고 자전거 길 또한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라이딩하기에 좋지 않다. 어찌 어찌 밟고 달리고 멈추고 하다 보니 1010분 정도 되어서야 충무로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10분 지각하며 충무로역 4번 출구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모두 모였더라.    

 

 

 

7월의 남산 트래킹

 

지훈이와 내가 가장 늦게 왔고 나머지 아이들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4번 출구에 와서 2번 버스를 타고 남산에서 내렸다.

 

 

남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에 이향이는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길도 이처럼 정비해야 한다고 얘길한다.

 

 

거기서 남산을 둘러본 후 산책길을 따라 내려와 남산도서관에서 점심을 먹고 남문시장까지 걸어간 후 2시쯤에 오늘의 일정이 끝났다.

 

 

서울에 처음 온 사람처럼 단체로 한 컷.

 

 

현 영화팀과 함께 역대 영화팀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

 

 

그런데 이향이는 티눈 수술을 받아서 내려갈 때 더욱 힘이 들다. 발바닥에 신경이 집중되니 한 걸음 한 걸음 떼기가 힘들다.

 

 

남산공원에 잠시 앉아 쉰 후 명동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아이들은 여기저기 볼멘소리를 한다.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 “그만 걷고 빨리 끝내자등등을 말이다. 승빈이가 남산여행을 계획한 것이기에 혼자 그런 소리를 들어야 했다. 열심히 준비한 입장에서 여기저기 불평이 나오는 상황에 맘이 상했을 것이다. 다음엔 좀 더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행 본관이다. 일제가 만든 제일은행 경성지점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함께 조선 자본수탈의 근거지였다.

 

 

회현역에서 헤어진 우리는 충무로역까지 걸어왔다.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시 돌아가야 한다. 역시나 한참 걸은 후에 쉬지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도 한강에만 나가면 시원할 것이고, 맘껏 달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한강까지 열심히 페달을 굴러서 나갔다.

그런데 한낮의 한강은 그 자체로 지옥이었다. 자전거길은 데워져 열기가 곧바로 올라와 숨 막히게 했으며, 해를 가릴 어떤 것도 없기에 그대로 직사광선에 노출되어야 했다. 조금만 달려도 힘이 쭉쭉 빠진다. 오랜만에 숨이 턱턱 막히는 고통을 느끼며 편의점에서 맥주와 음료소를 사서 마신 후 1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 무진장 애썼다. 지훈이도 나도.

 

 

  다시 자전거를 가지러 충무로역으로 향하는 길. 멀찍이 보이는 남산의 위용이 어마어마하다.  

 

 

인용

여행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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