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주에서 초평까지 가기의 어려움
청주엔 9시 20분에 도착했다. 이장님의 아들이 터미널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일 년 만에 보는 데도 한 눈에 알아봤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바로 초평저수지 근처에 있는 이장님 댁으로 향했다.
청주터미널에서 초평저수지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작년에 국토종단을 해본 경험이 있으니, 청주터미널부터 초평저수지까지는 꽤 거리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추를 심으러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난 뒤부턴 ‘과연 어떻게 그곳까지 갈 것인가?’하는 부분이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어제 저녁에 이장님과 통화를 할 때 “청주터미널에서 내려서 초평저수지까지 가는 교통편 좀 알려주세요”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장님도 마땅한 교통편이 없는지 “증평에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진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 부근에서 내리면 되요”라고 알려주시더라. 그 말을 듣고 솔직히 깜짝 놀랐다. 청주에서 바로 진천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 줄만 알았는데 없다고 했기 때문이고,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해도 두 번이나 갈아타고 가다 보면, 거의 오후가 되어서야 도착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상황이면 일도 태반이 끝났을 텐데 과연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회의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 그냥 막고 품듯이 쉽게 풀면서 가면 된다. 여차하면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차 시간표를 확인했고 터미널에서 초평까지 택시비가 얼마나 드는지(21.800원 정도 든다더라 ㅡㅡ;;)도 확인했다. 그리고 코레일에 들어가 청주에서 증평으로 가는 기차편이 있는지도 확인해봤는데 아쉽게도 없더라. 아무리 여러 방법을 고민해 봐도 이른 아침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질 않았다.
▲ 작년엔 걸어서 청주를 통과했었는데 올핸 버스를 타고 다시 청주에 왔다.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도움의 손길들이 이르러 온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던 그때, 이장님에게 연락이 왔다. 큰 아들이 청주에 있으니 올 때 연락해서 같이 오라고 한다. 그 전화 후에 곧바로 큰 아들에게서 연락이 왔고, “내일 청주터미널에 도착하기 전에 연락을 미리 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온갖 시름과 걱정이 나를 감싸고 있었는데, 그게 한 순간에 씻어 내려간 것이다. 역시 궁하면 통한다고 마음이 있으면 못할 게 없는 것도 맞다. 이렇게 잘 해결되어 정말 다행이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터미널에서 큰 아들을 바로 만날 수 있었고, 초평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청주에서 초평저수지까지는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라.
▲ 2시간 30분 가량을 끙끙거리며 올 뻔했는데, 그래도 큰 아들이 마중을 나와준 덕에 편히 올 수 있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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