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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경 - 협객편(俠客篇)①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정두경 - 협객편(俠客篇)①

건방진방랑자 2022. 10. 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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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의 이야기

협객편(俠客篇)

 

정두경(鄭斗卿)

 

 

長安年少氣蓋雲 腰間寶刀七星文

結交漢代靑雲士 長揖秦時滄海君

秦時漢代多雄俠 意氣相傾搖五岳

白晝殺人人莫當 避仇藏名燕市傍

獵罷寧論灞陵尉 興來每携邯鄲娼

邯鄲娼女顏如玉 酒酣悲歌更擊筑

黃金豈是能守物 匕首元因我輩設

平生不讀一字書 門外猶多長者車

夜深月明車馬散 堂上燭滅留專諸

 

 

 

 

해석

長安年少氣蓋雲
장안년소기개운
장안의 소년은 기가 하늘을 덮고
腰間寶刀七星文
요간보도칠성문
허리 사이에 찬 보검은 칠성 무늬네.
結交漢代靑雲士
결교한대청운사
한나라 때엔 청운의 선비들과 교제하고
長揖秦時滄海君
장읍진시창해군
진나라 때엔 창해군창해군(滄海君): 동이(東夷)의 군장(君長)으로, 의기(義氣)가 있었던 인물이다. 사기(史記)54 유후세가(留侯世家)장량(張良)이 한()을 위해 원수를 갚으려고 동쪽으로 와서 창해군을 보고 역사(力士)를 얻었다.”라고 하였는데, 그 주()에 이르기를 창해군은 동이의 군장이다.”라고 하였다.에게 길게 읍했다지.
秦時漢代多雄俠
진시한대다웅협
진나라와 한나라 때 많던 영웅호걸들의
意氣相傾搖五岳
의기상경요오악
의기가 서로 오악을 흔들 정도였었네.
白晝殺人人莫當
백주살인인막당
대낮에 사람 죽여도 사람이 감당하질 못했고
避仇藏名燕市傍
피구장명연시방
원수 피해 이름 숨겨 연나라 저자연시(燕市): 전국 시대 연() 시장을 말한다. 연 땅은 무인들이 많이 나오기로 이름난 곳인데, 전국 시대에는 이곳 시장에 형가(荊軻) 등 협객들이 모여들었다.에 살았다지.
獵罷寧論灞陵尉
렵파녕론파릉위
사냥 끝나곤 어찌 패릉위패릉위(㶚陵尉): ()의 명장(名將)인 이광(李廣)을 조롱한 인물이다. 이광이 일찍이 패전한 죄로 관직을 삭탈당하고 서인(庶人)이 되어 집에 있을 때, 하루는 밤에 단기(單騎)로 말을 타고 나가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패릉정(覇陵亭)에 이르자, 패릉위(覇陵尉)가 술에 취하여 이광을 꾸짖으며 못 가게 하므로, 이광이 말을 타면서 말하기를 내가 옛 이장군(李將軍)이다.”라고 하니, 패릉위가 말하기를 현재의 장군도 밤에 다닐 수 없는데, 무슨 까닭으로 밤에 다닌단 말입니까.”라고 하고는, 억지로 이광을 패릉정 아래에서 자고 가게 하여 망신을 주었다. 그 뒤에 이광이 다시 장군이 되어서는 이 패릉위를 불러 자신의 휘하로 삼았다가 처형하였다. 史記109 李將軍列傳」】를 논하며
興來每携邯鄲娼
흥래매휴감단창
흥이 오면 매번 한단의 기생한단창(邯鄲娼): 한단은 전국 시대 나라의 서울로, 예로부터 이곳의 기생들은 미모가 뛰어나기로 이름 높았다.을 끌고 온다네.
邯鄲娼女顏如玉
감단창녀안여옥
한단의 기생 얼굴은 옥 같고
酒酣悲歌更擊筑
주감비가갱격축
술 취하면 슬픈 노래 부르다가 다시 축을 쳤다네.
黃金豈是能守物
황금기시능수물
황금, 어찌 지킬 수 있는 것이랴?
匕首元因我輩設
비수원인아배설
비수는 원래 우리 무리 때문에 만든 것이지.
平生不讀一字書
평생부독일자서
평생토록 한 글자의 책도 읽질 않았지만
門外猶多長者車
문외유다장자거
문 밖에 오히려 많은 장자의 수레가 있었지.
夜深月明車馬散
야심월명거마산
밤 깊고 달 밝자 수레와 말은 흩어졌고
堂上燭滅留專諸
당상촉멸류전제
당 위에 촛불 꺼지고 전제전제(專諸): 춘추 시대 오()의 협객이다. 공자(公子) ()을 위해서 오왕(吳王) ()를 살해하고 그 자신도 살해되었다. 공자 광은 오왕 합려(闔閭)이다. 史記86 刺客列傳」】만 남았다지.

 

 

해설

남은경은 이 시에 대해 정두경의 시문학 작품 중 가행류(歌行類)로 분류하고, 김만중(金萬重)이 정두경의 시에 대해 정두경은 가행(歌行)에는 마땅하지만 오언(五言)에는 마땅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 동방의 고조(古調)로는 오직 이 한 사람뿐이다.”라고 한 평어를 근거로, 정두경이 가행 양식에 뛰어났음을 서술한 다음, 이 시의 두 번째 작품에 대해 이 시는 정두경의 칠언고시 작품 중 김득신(金得臣)에 의하여 중국 시인들과 나란한 가행(歌行) 작품으로 손꼽힌 작품이다.”라고 하였으며, 이어 이 작품은 형가(荊軻)가 진 시황을 암살하러 떠났던 이야기의 후일담을 다룬 것으로, 협객을 소재로 하여 강개한 정조를 시화하고 있다. 이 시에서는 정두경이 문학 소재로 즐겨 사용했던 고악부가 나오고 있다. 유주호마객(幽州胡馬客)매화락(梅花落)이 그것이다. 또 이 시의 시어 속에는 산문 투 글자인 어(), (), ()와 같은 글자가 시어로 빠지지 않고 쓰여 소박한 맛을 느끼게 한다. 또 시의 형식이 5언과 7언의 장단구로 다양하게 변화를 이루면서 상성(上聲)으로 압운(押韻)을 하였다가 다시 평성(平聲)으로 환운을 하여 형식면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라고 하였다.

-남은경, 東溟 鄭斗卿 文學硏究,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8, 139~142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終南叢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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