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김시습(金時習)
生退席敷袵而陳曰: “世俗當父母死亡七七之日, 若尊若卑, 不顧喪葬之禮, 專以追薦爲務. 富者, 糜費過度, 炫燿人聽; 貧者, 至於賣田貿宅, 貸錢賖穀, 鏤紙爲旛, 剪綵爲花, 招衆𩫼爲福田, 立壞像爲導師, 唱唄諷誦, 鳥鳴鼠喞, 曾無意謂.
爲喪者, 携妻率兒, 援類呼朋, 男女混雜, 矢溺狼籍, 男女混雜, 矢溺狼籍, 而又招所謂十王者, 備饌以祭之, 燒錢以贖之.
爲十王者, 當不顧禮義, 縱貪而濫受之乎? 當考其法度, 循憲而重罰之乎? 此不肖所以憤悱, 而不敢忍言也. 請爲不肖辨之!”
해석
生退席敷袵而陳曰:
박생이 자리에서 물러나 옷자락을 여미고 말하였다.
“世俗當父母死亡七七之日,
“세상에서는 어버이가 돌아가신 지 사십구 일이 되면
若尊若卑,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 가리지 않고
不顧喪葬之禮, 專以追薦爲務.
상장(喪葬)의 예를 돌보지 않으며, 오로지 절에 가서 추천하는 것만 일삼습니다.
富者, 糜費過度, 炫燿人聽;
부자는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면서 남이 듣고 보는 데에서 자랑하고,
貧者, 至於賣田貿宅,
가난한 사람도 논밭과 집을 팔고
貸錢賖穀, 鏤紙爲旛,
돈과 곡식을 빌려서 종이를 아로새겨 깃발을 만들고
剪綵爲花,
비단을 오려 꽃을 만들며,
招衆𩫼爲福田, 立壞像爲導師,
여러 스님들을 불러다 복전(福田)을 닦고 불상을 세우며 도사(導師)로 삼아
唱唄諷誦,
범패(梵唄)를 합니다.
鳥鳴鼠喞, 曾無意謂.
그렇지만 새가 울고 쥐가 찍찍대는 것 같아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爲喪者, 携妻率兒, 援類呼朋,
상주(喪主)는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친척과 벗들까지 불러들이므로
男女混雜, 矢溺狼籍,
남녀가 뒤섞여서 똥오줌이 널려지게 되니,
使淨土變爲穢溷, 寂場變爲鬧市,
정토(淨土)는 더러운 뒷간으로 바뀌고, 적장(寂場)은 시끄러운 시장바닥으로 바뀌게 됩니다.
而又招所謂十王者, 備饌以祭之,
또 이르나 시왕상(十王像)을 모셔 놓고 음식을 갖추어 그들에게 제사지내고,
燒錢以贖之.
지전(紙錢)을 불살라 속죄하게 합니다.
爲十王者, 當不顧禮義, 縱貪而濫受之乎?
시왕이 예의를 돌보지 않고 탐욕스럽게 이를 받아야 하겠습니까?
當考其法度, 循憲而重罰之乎?
아니면 그 법도를 살펴서 법에 따라 이들을 중하게 처벌해야 하겠습니까?
此不肖所以憤悱, 而不敢忍言也.
이것이 제게는 분통 터지는 일이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였습니다.
請爲不肖辨之!”
대왕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인용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5화: 염라의 극진한 대우와 자기소개
7화: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9화: 제사에서 지천을 사르는 것과 간악한 사람도 용서해주냐는 물음에 대한 염라의 대답
10화: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12화: 윤회와 저승, 그리고 염라직 제안
13화: 임금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논의
14화: 왕위 선위를 승낙한 박생
15화: 박생의 최후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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