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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건방진방랑자 2020. 11. 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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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김시습(金時習)

 

 

一日, 於所居室中, 夜挑燈讀, 支枕假寐, 忽到一國, 乃洋海中一島嶼也.

其地無草木沙礫, 所履非銅則鐵也. 晝則烈焰亘天, 大地融冶, 夜則凄風自西, 砭人肌骨, 吒波不勝. 又有鐵崖如城, 緣于海濱, 只有一鐵門, 宏壯, 關鍵甚固. 守門者, 喙牙獰惡, 執戈鎚以防外物. 其中居民, 以鐵爲室, 晝則焦爛, 夜則凍烈. 唯朝暮蠢蠢, 似有笑語之狀, 而亦不甚苦也.

生驚愕逡巡, 守門者喚之. 生遑遽不能違命, 踧踖而進. 守門者, 竪戈而問曰: “子何如人也?” 生慄且答曰: “某國某土某, 一介迂儒, 干冒靈官, 罪當寬宥, 法當矜恕!” 拜伏再三, 且謝搪揬, 守門者曰: “儒者, 當逢威不屈, 何磬折之如是? 吾儕欲見識理君子久矣. 我王亦欲見如君者, 以一語傳白于東方. 少坐! 吾將告子于王.”

言訖, 趨蹌而入, 俄然出語曰: “王欲延子於便殿! 子當以訏言對. 不可以威厲諱. 使我國人民, 得聞大道之要!”

 

 

 

 

 

 

해석

一日, 於所居室中,

하루는 박생이 자기 거실에서

 

夜挑燈讀, 支枕假寐,

등불을 돋우고 주역을 읽다가 베개를 괴고 설잠이 들었는데,

 

忽到一國, 乃洋海中一島嶼也.

홀연히 한 나라에 이르고 보니 바로 바다 속의 한 섬이었다.

 

其地無草木沙礫, 所履非銅則鐵也.

그 땅에는 풀이나 나무나 모래나 자갈도 없어 발에 밟히는 것이라고는 모두 구리가 아니면 쇠였다.

 

晝則烈焰亘天, 大地融冶,

낮에는 사나운 불길이 하늘까지 뻗쳐 땅덩이가 녹아내리는 듯하였고,

 

夜則凄風自西,

밤에는 싸늘한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와

 

砭人肌骨, 吒波不勝.

사람의 살과 뼈를 찌르는 듯하여 잔뜩 추워 견딜 수가 없었다.

 

又有鐵崖如城, 緣于海濱,

또한 철 벼랑이 성처럼 바닷가에 이어져 둘러싸여 있었고,

 

只有一鐵門, 宏壯, 關鍵甚固.

다만 하나의 철문이 크고 웅장하게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守門者, 喙牙獰惡,

수문장은 물어뜯을 것 같은 영악한 자세로

 

執戈鎚以防外物.

창과 쇠몽둥이를 쥐고 외물(外物)을 막고 서 있었다.

 

其中居民, 以鐵爲室,

그 가운데 거주하는 백성들은 쇠로 지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晝則焦爛, 夜則凍烈.

낮에는 불에 데어서 문드러지고 밤에는 얼어 터졌다.

 

唯朝暮蠢蠢, 似有笑語之狀,

오직 아침과 저녁에만 사람들이 꿈틀거리며 웃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지만

 

而亦不甚苦也.

또한 별로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生驚愕逡巡, 守門者喚之.

박생이 깜짝 놀라서 머뭇거리자, 수문장이 그를 불렀다.

 

生遑遽不能違命, 踧踖而進.

박생은 당황하였지만 명을 어길 수 없어, 공손하게 다가갔다.

 

守門者, 竪戈而問曰: “子何如人也?”

수문장이 창을 세우고 박생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이오?”

 

生慄且答曰: “某國某土某,

박생이 두려워 떨면서 대답하였다. “저는 아무 나라에 사는 아무개인데,

 

一介迂儒, 干冒靈官,

일개의 우활(迂闊)한 선비로 감히 영관(靈官)을 모독하였으니

 

罪當寬宥, 法當矜恕!”

죄를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십시오.”

 

拜伏再三, 且謝搪揬,

박생이 엎드려 두세 번 절하며 당돌하게 찾아온 것을 사죄하자,

 

守門者曰: “儒者, 當逢威不屈,

수문장이 말하였다. “‘선비는 위협을 당하여도 굽히지 않는다고 하던데,

 

何磬折之如是?

어찌 이처럼 지나치게 굽히시오?

 

吾儕欲見識理君子久矣.

우리들이 이치를 잘 아는 군자를 만나려 한 지가 오래 되었소.

 

我王亦欲見如君者,

우리 임금께서 그대와 같은 군자를 한번 만나서

 

以一語傳白于東方.

동방 사람들에게 한 말씀을 전하려 하신다오.

 

少坐! 吾將告子于王.”

잠깐만 앉아 계시면, 내가 곧 우리 임금께 아뢰겠소.”

 

言訖, 趨蹌而入,

말을 마치자 수문장은 빠른 걸음으로 성안에 들어갔고

 

俄然出語曰:

얼마 뒤에 그가 나와서 말하였다.

 

王欲延子於便殿!

임금께서 그대를 편전(便殿)에서 만나시겠답니다!

 

子當以訏言對.

그대는 마땅히 정직한 말로 대답하시오.

 

不可以威厲諱.

위엄이 두렵다고 숨기면 안 되오.

 

使我國人民, 得聞大道之要!”

우리나라 백성들이 올바른 길의 요지를 듣게 해 주시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1: 잘 풀리지 않는 현실에서 다양한 의문을 품다

2: 박생이 지은 一理論이란 논문

3: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4: 명부를 지닌 동자, 왕성까지 가는 길

5: 염라의 극진한 대우와 자기소개

6: 주공과 공자, 석가에 대한 염라의 대답

7: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8: 여기와 요매도 귀신이라 할 수 있나?

9: 제사에서 지천을 사르는 것과 간악한 사람도 용서해주냐는 물음에 대한 염라의 대답

10: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11: 49제와 절의 폐단에 대한 염라의 대답

12: 윤회와 저승, 그리고 염라직 제안

13: 임금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논의

14: 왕위 선위를 승낙한 박생

15: 박생의 최후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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