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김시습(金時習)
生又問曰: “鬼神之說, 乃何?”
王曰: “鬼者, 陰之靈, 神者, 陽之靈, 蓋造化之迹, 而二氣之良能也. 生則曰人物, 死則曰鬼神, 而其理則未嘗異也.”
生曰: “世有祭祀鬼神之禮, 且祭祀之鬼神, 與造化之鬼神, 異乎?”
曰: “不異也. 士豈不見乎? 先儒云: ‘鬼神無形無聲,’ 然物之終始, 無非陰陽合散之所爲. 且祭天地, 所以謹陰陽之造化也. 祀山川, 所以報氣化之升降也. 享祖考, 所以報本; 祀六神, 所以免禍. 皆使人致其敬也, 非有形質以妄加禍福於人間. 特人焄蒿悽愴, 洋洋如在耳. 孔子所謂, 敬鬼神而遠之, 正謂此也.”
해석
生又問曰: “鬼神之說, 乃何?”
박생이 또 물었다. “귀신이란 어떤 것입니까?”
王曰: “鬼者, 陰之靈, 神者, 陽之靈,
임금이 말하였다. “‘귀(鬼)’는 음(陰)의 영이고, ‘신(神)’은 양(陽)의 영입니다.
蓋造化之迹, 而二氣之良能也.
귀신은 대개 조화(造化)의 자취이고, 이기(理氣)의 양능(良能)입니다.
生則曰人物, 死則曰鬼神,
살아있을 때에는 ‘인물’이라 하고 죽은 뒤에는 ‘귀신’이라 하지만,
而其理則未嘗異也.”
그 이치는 다르지 않습니다.”
生曰: “世有祭祀鬼神之禮,
박생이 말하였다. “속세에서는 귀신에게 제사 지내는 예법이 있는데,
且祭祀之鬼神, 與造化之鬼神, 異乎?”
제사를 받는 귀신과 조화의 귀신은 다릅니까?”
曰: “不異也. 士豈不見乎?
“다르지 않습니다. 선비는 어찌 그것도 알지 못합니까?
先儒云: ‘鬼神無形無聲,’
옛 선비가 이르기를, ‘귀신은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然物之終始, 無非陰陽合散之所爲.
그러나 물질이 끝나고 시작되는 것은 음양이 어울리고 흩어지는 데 따르는 것이고,
且祭天地, 所以謹陰陽之造化也.
하늘과 땅에 제사 지내는 것은 음양의 조화를 존경하는 것이며,
祀山川, 所以報氣化之升降也.
산천에 제사 지내는 것은 기화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답하려는 것입니다.
享祖考, 所以報本;
조상께 제사 지내는 것은 근본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고,
祀六神, 所以免禍.
육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은 재앙을 면하기 위해서입니다.
皆使人致其敬也,
이러한 제사들은 모두 사람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지냅니다.
非有形質以妄加禍福於人間.
이 귀신들이 형체가 있어서 인간에게 화와 복을 함부로 주는 것은 아닙니다.
特人焄蒿悽愴, 洋洋如在耳.
그렇지만 사람들은 향불을 사르고 슬퍼하면서 마치 귀신이 옆에 있는 것처럼 지냅니다.
孔子所謂, 敬鬼神而遠之,
공자가 ‘귀신은 공경하면서도 멀리하라’고 하신 말씀은
正謂此也.”
바로 이러한 태도를 일러주신 것입니다.”
인용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5화: 염라의 극진한 대우와 자기소개
7화: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9화: 제사에서 지천을 사르는 것과 간악한 사람도 용서해주냐는 물음에 대한 염라의 대답
10화: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12화: 윤회와 저승, 그리고 염라직 제안
13화: 임금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논의
14화: 왕위 선위를 승낙한 박생
15화: 박생의 최후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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