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金時習)
生曰: “世有厲氣妖魅, 害人惑物, 此亦當言鬼神乎?”
王曰: “鬼者, 屈也. 神者, 伸也. 屈而伸者, 造化之神也; 屈而不伸者, 乃鬱結之妖也. 合造化, 故與陰陽終始而無跡, 滯鬱結, 故混人物寃懟而有形.
山之妖曰魈, 水之怪曰魊, 水石之怪曰龍罔象, 木石之怪曰夔魍魎. 害物曰厲, 惱物曰魔, 依物曰妖, 惑物曰魅, 皆鬼也. 陰陽不測之謂神, 卽神也.
神者, 妙用之謂也, 鬼者, 歸根之謂也. 天人一理, 顯微無間, 歸根曰靜, 復命曰常. 終始造化, 而有不可知其造化之跡, 是卽所謂道也. 故曰: ‘鬼神之德, 其盛矣乎!’”
해석
生曰: “世有厲氣妖魅,
박생이 말하였다. “세상에 여기(厲氣)와 요매(妖魅)【요매(妖魅): 요사스러워 사람을 홀림.】들이 나타나서
害人惑物,
사람을 해치고 미혹시키는 일이 있는데,
此亦當言鬼神乎?”
이것도 또한 귀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王曰: “鬼者, 屈也. 神者, 伸也.
임금이 말하였다. “귀(鬼)는 굽힌다는 뜻이고, 신(神)은 편다는 뜻입니다.
屈而伸者, 造化之神也;
굽히되 펼 줄 아는 것은 조화의 신이며,
屈而不伸者, 乃鬱結之妖也.
굽히되 펼 줄 모르는 것은 울결된 요매들입니다.
合造化, 故與陰陽終始而無跡,
조화의 신은 조화와 어울렸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음양과 함께 하며 자취가 없습니다.
滯鬱結, 故混人物寃懟而有形.
그러나 요매들은 울결되었으므로 인물과 혼동되고 사람을 원망하며 형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山之妖曰魈, 水之怪曰魊,
산에 있는 요물을 초라 하고, 물에 있는 요물을 역이라 하며,
水石之怪曰龍罔象, 木石之怪曰夔魍魎.
수석에 있는 요괴는 용망상(龍罔象)이라 하고, 목석에 있는 요괴는 기망량(夔魍魎)이라 합니다.
害物曰厲, 惱物曰魔,
만물을 해치면 여라 하고 만물을 괴롭히면 마(魔)라 하며,
依物曰妖,
만물에 붙어 있으면 요(妖)라 하고
惑物曰魅, 皆鬼也.
만물을 미혹시키면 매(魅)라 하니, 이들이 모두 귀(鬼)들입니다.
陰陽不測之謂神, 卽神也.
음양의 불측(不測)함을 신(神)이라고 하니, 이게 바로 신입니다.
神者, 妙用之謂也, 鬼者, 歸根之謂也.
신이란 묘용(妙用)을 말하는 것이고 귀(鬼)란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天人一理, 顯微無間,
하늘과 사람은 한 이치이고, 드러난 것과 숨겨진 것에 간격이 없으니,
歸根曰靜, 復命曰常.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靜)이라 하고, 천명을 회복하는 것을 상(常)이라 합니다.
終始造化,
처음부터 끝까지 조화와 함께 하면서도
而有不可知其造化之跡, 是卽所謂道也.
그 조화의 자취를 알 수 없는 것이 있느니, 이것을 바로 도(道)라고 합니다.
故曰: ‘鬼神之德, 其盛矣乎!’”
그래서 『중용』에서도 ‘귀신의 덕이 크다’고 한 것입니다.”
인용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5화: 염라의 극진한 대우와 자기소개
7화: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9화: 제사에서 지천을 사르는 것과 간악한 사람도 용서해주냐는 물음에 대한 염라의 대답
10화: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12화: 윤회와 저승, 그리고 염라직 제안
13화: 임금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논의
14화: 왕위 선위를 승낙한 박생
15화: 박생의 최후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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