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金時習)
常著『一理論』, 以自警, 蓋不爲他岐所惑.
其略曰: “常聞天下之理, 一而已矣. 一者何? 無二致也. 理者何? 性而已矣. 性者何? 天之所命也. 天以陰陽五行, 化生萬物, 氣以成形, 理亦賦焉. 所謂理者, 於日用事物上, 各有條理. 語父子則極其親, 語君臣則極其義, 以至夫婦長幼, 莫不各有當行之路. 是則所謂道而理之具於吾心者也. 循其理, 則無適而不安; 逆其理而拂性, 則菑逮. 窮理盡性, 究此者也; 格物致知, 格此者也.
蓋人之生, 莫不有是心, 亦莫不具是性. 而天下之物, 亦莫不有是理. 以心之虛靈, 循性之固然, 卽物而窮理, 因事而推源, 以求至乎其極, 則天下之理, 無不著現明顯, 而理之至極者, 莫不森於方寸之內矣. 以是而推之, 天下國家, 無不包括, 無不該合, 參諸天地而不悖. 質諸鬼神而不惑, 歷之古今而不墜. 儒者之事, 止於此而已矣. 天下豈有二理哉? 彼異端之說, 吾不足信也.”
해석
常著『一理論』, 以自警,
박생은 일찍이 『일리론(一理論)』이란 논문을 지어서 자신을 깨우쳤는데,
蓋不爲他岐所惑.
이는 불교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其略曰:
그 대략은 이렇다.
“常聞天下之理, 一而已矣.
“내가 일찍이 옛 사람의 말을 들으니, ‘천하의 이치는 한 가지가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一者何? 無二致也.
‘한 가지’란 무엇인가? 두 가지의 극치가 없다는 뜻이다.
理者何? 性而已矣.
‘이치’란 무엇인가? ‘천성’을 말한다.
性者何? 天之所命也.
‘천성’이란 무엇인가?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天以陰陽五行, 化生萬物,
하늘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써 만물을 만들 때에
氣以成形, 理亦賦焉.
기(氣)로써 형체를 이루었는데, 리(理)도 또한 타고나게 되었다.
所謂理者, 於日用事物上, 各有條理.
이치라고 하는 것은 일용 사물에 있어서 각각 조리를 가지는 것이다.
語父子則極其親, 語君臣則極其義,
예를 들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사랑을 다하여야 하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를 다하여야 하며,
以至夫婦長幼, 莫不各有當行之路.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이 사이에도 각기 당연히 행하여야 할 길이 있음을 말하였다.
是則所謂道而理之具於吾心者也.
이것이 바로 ‘도(道)’로 이 이치가 우리 마음속에 구비되어 있는 것이다.
循其理, 則無適而不安;
이 이치를 따르면 어디를 가더라도 불안하지 않지만,
逆其理而拂性, 則菑逮.
이 이치를 거슬러서 천성을 어긴다면 재앙이 미치게 될 것이다.
窮理盡性, 究此者也;
‘궁리진성(窮理盡性)’은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고,
格物致知, 格此者也.
‘격물치지(格物致知)’도 이 이치를 연구하는 일이다.
蓋人之生, 莫不有是心,
사람은 날 때부터 모두 이 마음을 소유하지 않음이 없고,
亦莫不具是性.
또한 이 천성을 구비하지 않음이 없다.
而天下之物, 亦莫不有是理.
천하의 사물에도 또한 이 이치가 모두 있다.
以心之虛靈, 循性之固然,
허령(虛靈)한 마음으로써 천성의 자연을 따라
卽物而窮理,
만물에 나아가 이치를 연구하고,
因事而推源, 以求至乎其極,
일마다 근원을 추구하여 그 극치에 이르게 된다면,
則天下之理, 無不著現明顯,
천하의 이치가 모두 나타나 분명해질 것이며,
而理之至極者, 莫不森於方寸之內矣.
이치의 지극함이 마음속에 빽빽해지지 않음이 없으리라.
以是而推之, 天下國家,
이러한 방법으로 추구하여 본다면 천하와 국가에서
無不包括, 無不該合,
모두 여기에 포괄되고 해당될 것이니,
參諸天地而不悖.
천지 사이에 참여하더라도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質諸鬼神而不惑,
또 귀신에게 질문하더라도 미혹되지 않을 것이며,
歷之古今而不墜.
오랜 세월을 지나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儒者之事, 止於此而已矣.
유학자가 할 일은 여기에 그칠 뿐이다.
天下豈有二理哉?
천하에 어찌 두 가지의 이치가 있겠는가?
彼異端之說, 吾不足信也.”
저 이단의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인용
3화: 꿈속에서 지옥에 간 박생
5화: 염라의 극진한 대우와 자기소개
7화: 귀신에 대한 염라의 대답
9화: 제사에서 지천을 사르는 것과 간악한 사람도 용서해주냐는 물음에 대한 염라의 대답
10화: 49제와 절의 폐단을 물은 박생
12화: 윤회와 저승, 그리고 염라직 제안
13화: 임금의 도리와 역할에 대한 논의
14화: 왕위 선위를 승낙한 박생
15화: 박생의 최후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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