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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조 - 두강서(豆江鼠)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정범조 - 두강서(豆江鼠)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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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를 피폐하게 만든 쥐떼를 보며 관리들은 분발하라

두강서(豆江鼠)

 

정범조(丁範祖)

 

豆江雖不大 自昔限虜域 두만강이 비록 넓진 않지만 예로부터 오랑캐 지역에 경계지어졌네.
如帶繞咸鏡 洶若重溟隔 마치 함경도를 띠처럼 에워싸 세찬 것이 바다[각주:1]처럼 가로 막았네.
胡騎何撇挒 馳驟只在北 오랑캐가 말타고 아무리 재빠르더라도 말 달리는 건 다만 북쪽에서만 이라네.
鼠者物之微 蠢蠢循咫尺 쥐는 생물 중 작은 것으로 어지러이 설쳐봐야 지척을 돌 뿐인데
胡爲千百羣 蔽江來我國 어찌 천 백의 무리가 되어 강을 덮어 싸고 우리 나라에 왔는가?
陰氣隨慘惔 倐疾不可敵 음기가 참혹하고 속이 타는 것을 따라 빠르기에 대적할 수 없었네.
合如黑雲屯 散如驚電劃 모이면 먹구름이 뭉친 듯했고 흩어지면 놀란 우레가 쪼개지는 듯했네.
頃刻遍四野 狼籍嚙稼穡 잠깐 사이에 사방 벌판에 퍼져 낭자하게 농작물을 먹어 치우네.
𤱶畒莽蕭颯 秋成無粒糓 밭마다 풀만 우거져 스산한데 추수에 낱알의 곡식조차 없구나.
此地累歲飢 同胞相屠食 이 땅에서 여러 해 굶주려 동포들이 서로 잡아 먹는다네.
至尊憂宵旰 臨軒勑方伯 지존께서 근심하여 최선을 다하셔서[각주:2] 조정에 임하셔 수령에게 조서를 내리셨네.
玉膳爲無味 萬一濟溝壑 옥 같은 반찬도 맛이 없다 여기시고 만분의 일이라도 도랑과 골짜기에 굴러다니는 시체 구제하려 했다네.
今春如金種 落土冀有穫 올봄에 금처럼 귀한 종자를 땅에 뿌려 수확이 있길 바랐지만
怪物自異境 乘時肆殘虐 괴물 같은 쥐들 다른 땅으로부터 때를 틈타 멋대로 잔학한 짓하고
糓盡入里閭 昏黑鑿人目 곡식이 소진되자 마을로 들어가 어두울 땐 사람의 눈을 파먹는다네.
嘗觀灾異記 百變固難測 일찍이 재해에 대한 기록을 보았는데 백 가지 변화는 진실로 헤아리기 어렵네.
天或降霜雹 地有生蟊賊 하늘에선 혹 서리와 우박 내리고 땅에선 혹 해충과 도적 생기기도 하지만
未知千古前 此菑在典籍 아주 먼 옛날에도 이런 재앙이 책에 실려 있는지 모르겠네.
曲見昧大體 勞民事捕捉 좁은 식견으로 대체(大體)엔 어두워 백성을 수고롭게 하여 쥐 잡음을 일삼게 한다네.
默揣蒼穹意 中夜窃仰屋 잠자코 하늘의 뜻을 헤아리며 한밤중에 몰래 집을 우러러 보네.
公家常乏用 賦斂日煩督 관아는 항상 부족한 쓰임으로 조세 거둠에 날마다 번거로이 독촉하니
字牧或匪人 赤子被椎剝 사또[각주:3]가 혹 적임자가 아니라면 백성들은 몽둥이질 당하네.
邦運未宜絶 警戒自天赫 나라의 운세가 마땅히 끊어지지 않으리니 경계함이 하늘로부터 밝도다.
聖祖龍興基 巍蕩有王跡 함경도는 성스런 임금께서 용처럼 흥기한 곳으로 높고도 넓은 임금의 자취 있지만
降謫先重地 有國易省惕 벌 내림이 중한 땅에서 먼저 했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이들은 쉬이 반성하고 두려워하라.
私作碩鼠詩 何由達天矚 개인적으로 석서시(碩鼠詩)를 지으니 어찌 하늘(임금)의 보심에 도달하게 할꼬? 海左先生文集卷之二

 

 

 

인용

목차

해설

 

 

  1. 중명(重溟): 바다 [본문으로]
  2. 소한(宵旰): 임금이 정치에 부지런하여 밤중에 일어나 옷을 입고 때가 늦어서야 조반을 먹는다는[宵衣旰食] 말이다. '임금이 정사에 최선을 다함'을 뜻한다. [본문으로]
  3. 자목(字牧): 고을 백성을 사랑으로 다스리는 것을 말하며, 자목지임(字牧之任)은 목사 이하 군수, 현감, 현령 등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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