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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호 - 수졸원(戍卒怨)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홍양호 - 수졸원(戍卒怨)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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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내내 추위에 노출된 채 수자리 서야 하는 병졸의 원망

수졸원(戍卒怨)

 

홍양호(洪良浩)

 

邊城百事非樂土 변방 성엔 많은 일 있어 낙토 아니니
孰如江邊把守苦 무엇이 강가 파수의 괴로움만 할까?
每歲九月氷已合 매년 9월이면 얼음이 얼어
裹粮列寨江之滸 휴대식량은 성채 강가에 늘어놓으니
刈薪汲水手自炊 섶을 배고 물 길어 손으로 직접 밥불 땐다네.
糜粥那能充腸肚 죽으로 어찌 창자 채울 수 있겠는가?
晝夜瞭望不得休 밤낮으로 아득히 바라보고 보초 서느라 쉴 수조차 없네.
敢避虐雪與冷雨 감히 잔인한 눈과 싸늘한 비 피하리오?
皮衣風撲凍欲裂 가죽옷을 바람이 쳐대니 얼어버려 찢어지려 하니
足皸口箝向誰訴 발은 트고 입은 앙다물어 있는데 누굴 향해 하소연 하리오?
獵騎飛來如飄風 사냥하러 말달려 날아 오는 것이 회오리바람인 것 같으니
登時火急報官府 말에 오를 때면 불처럼 급하게 관아에 보고해야 하고
巡點將校不時來 순수하며 점검하는 장군이 불시에 오면
跬步暫離逢瞋怒 반 걸음만 잠시 떠나 있어도 성냄을 만난다네.
隔水往往猛虎蹲 강 건너엔 이따금 맹수 범이 웅크리고서
電視雷吼吁可怖 반짝이며 보며 우레 같이 울어대니 아! 공포스럽구나.
日日苦待氷解時 날마다 괴롭게 얼음 풀어질 때 기다리지만
三春已暮寒猶沍 춘삼월 이미 지무는데도 추위는 오히려 서늘하구나.
莫云五日許踐更 5일이면 천경[각주:1]을 허락한다고 말하지 마소.
一番經過病已痼 한 번 수자리 겪고보면 병이 이미 고질병이 되니.
嗚呼 !
安得拓地盡瑟海 어찌 땅을 개척해 슬해[각주:2]까지 다하여
豆江一帶罷防戍 두만강 일대에 수자리 없앨 수 있으려나?耳溪集卷五

 

 

 

 

인용

목차

해설

 
  1. 천경(踐更): 한대(漢代) 경부(更賦)의 한 가지. 병졸로 징집된 자가 금품으로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보내던 일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슬해(瑟海): 우리나라 함경북도와 러시아 국경 부근의 동해를 가리킨다. 『숙종실록(肅宗實錄)』 41년(1715) 7월 1일 조에 "이른바 슬해는 경흥부(慶興府)에서 동쪽으로 사오십 리쯤 떨어져 있는 바닷가라고 합니다. 들이 넓고 땅이 비옥하여 옛날에는 번호(藩胡)가 많이 살아서 어떤 때는 육로를 따라 강을 건너 침범해 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배를 타고 바닷길을 경유해 와서 서수라(西水羅), 조산(造山) 등의 진보(鎭堡)를 약탈했으므로, 번번이 그 피해를 받았습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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