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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수자리 병사의 고달픔을 통해 진취적 기상을 담아내다
이 시는 두만강 변경에서 수자리 사는 병사들의 고통을, 병사 자신이 진술하는 방식으로 쓴 것이다.
두만강가에 초소(哨所)를 설치하고 경계를 하는 것은 특히 강물이 얼어붙은 기간이었다. 거기는 추운 땅이라, 음력으로 9월이면 벌써 얼고 봄이 다 가도록 얼음이 풀리질 않는다. 악천후에 초소 근무를 하는 어려움이 여러 체험한 경우를 통하여 제시되고 있다. “사냥마 내달아서 회오리바람처럼 지나가면[獵騎飛來如飄風]”은 건너편의 다른 족속이 우리 지역을 침범한 것이겠으며, “닷새면 교대해준다 말이나 하지 마오[莫云五日許踐更].”라고 한 대목은 5일 단위로 근무 교대를 시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때문이다.
수자리를 선 병사들은 몸이 골병들 지경이라 한다. 그네들은 수자리의 고역으로부터 면제될 날을 손꼽는 것이 물론이다. 시인은 시를 끝맺는 대목에서 “어찌 슬해 밖까지 개척해 / 두만강 일대의 수자리 파하게 될 수 있을까[安得拓地盡瑟海 豆江一帶罷防戍]”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는다. 시인 자신 두만강 건너의 땅이 바로 우리 발해의 옛땅이라는 인식에서 이런 시상이 나온 것이다. 시인의 민족의식이 한 병졸의 입을 통해 표출된 것인데, 애국적ㆍ진취적 기품을 느끼게 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1권, 창비, 2020년,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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