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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선비의 밥상, 거기에 모인 거지들
청맥행(靑麥行)
위백규(魏伯珪)
| 家人碎靑麥 作糜供朝夕 | 집안사람들이 푸른 보리 갈아 죽을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공급하네. |
| 蘘荷萵苣助其味 | 양하1와 상추로 입맛 도우니 |
| 三物凝成靑碧綠 | 세 반찬이 썩이며 푸르디 푸르며 푸름을 이루네. |
| 忽疑猫睛寶玉盌 | 문득 고양이 눈 모양의 묘정의 보배로운 옥으로 만든 주발에 |
| 磨出大食國(火) | 아라비아에서 갈아서 나온 것인지 의심스럽네. |
| 復疑葡萄酒新熟 | 다시 포도주 처음 발효됨에 |
| 醱醅鴨頭色 | 익어 오리의 머리색인지 의심스럽네. |
| 措大家中安有此 | 안채 속에 둔 것 중에 어찌 이런 게 있는가? |
| 先聞香臭雙臭觸 | 먼저 향기로운 냄새 맡으니 두 코에 맡아지는 구나. |
| 一匙二匙甘如蜜 | 한 숟가락과 두 숟가락 뜨니 달기가 꿀 같고 |
| 盡盂便欲旋手脚 | 사발 다 먹자 곧 손과 발에 취기 돌려하는 구나. |
| 隣翁賀免窘 稚子求飽喫 | 이웃 노인이 궁색함 면했다 축하해주고 어린 아이들 배불리 먹길 구하는 구나. |
| 一室始吐氣 喧笑溢房屋 | 한 집이 비로소 숨 뱉어내며 떠들썩한 웃음이 방안에 넘치네. |
| 門外乞兒來 | 문 밖의 거지 아이가 오니 |
| 先來僅得沾一勺 | 먼저 온 놈이 겨우 한 작의 적심을 얻었고 |
| 後至頓足疾聲請活我 | 뒤에 온 놈은 이르러 발을 동동 구르며2 빠른 소리로 ‘나 살려’ 청하지만 |
| 其奈無餘瀝 | 남은 국물 없는데 어이할꼬? |
| 臨門語乞兒 何不呼朋挈儔 | 문에 다다른 거지 아이에게 말했네. “어찌 벗을 부르고 무리 이끌어 |
| 向紫陌朱門乞 | 도읍 큰 거리3의 고관대작4을 향해서 빌어먹지 않니? |
| 犬彘厭粱肉 豈無活爾術 | 큰 돼지도 좋은 양식5에 배부른다니 어찌 너희 살릴 방법 없을까?” |
인용
- 양하(蘘荷): 생강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본문으로]
- 돈족(頓足): 발을 동동 구른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 자맥(紫陌): ① (「陌」는 길이라는 뜻) 자맥 ② 도읍의 도로 ③ 도읍의 거리 [본문으로]
- 주문(朱門): 왕공(王公) 귀족의 대문으로, 고관 대작의 집을 말한다. 상고 때에 왕공 귀족은 그 존귀함을 표시하기 위해 대문을 붉게 칠하였다 한다. 영번로(演繁露)에 "후세의 후왕(侯王)과 달관(達官)들이 사는 집은 다 붉게 꾸몄으므로 주문 또는 주저(朱邸)라고 한다." 했다. [본문으로]
- 양육(粱肉): ① 좋은 양식과 고기 ② 훌륭한 음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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