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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 - 여황보약수서(與皇甫若水書)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임춘 - 여황보약수서(與皇甫若水書)

건방진방랑자 2020. 7. 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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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렀으니, 그대는 성률에 얽매인 공부만 하지 말고 서한의 문장을 일으키시라

여황보약수서(與皇甫若水書)

 

임춘(林椿)

 

 

과거에 합격했지만 과거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 그대

. 近有京師人至, 言試圍當罷,而首以足下爲稱, 若果爾, 誠所賀也, 僕豈不素料之耶? 但喜與平昔之望偕焉耳. 近世取士, 拘於聲律, 往往小兒輩咸能取甲乙, 而宏博之士多見擯抑. 故朝野嗟冤. 吾恐玆弊已久, 不可一旦矯之, 今乃僅而獲足下, 僕在遠地, 不能盡識其餘, 亦得人之盛也.

 

나날이 나아지는 그대와 나날이 비루해지는 나

足下以名父之子, 大振家聲, 學精業茂, 年又甚少, 其濯髮雲漢, 垂光虹霓, 踐文昌登禁掖者, 不旦卽夕也. 譬如趫者之升梯, 擧足愈多而身愈高人愈仰耳. 苟非奕世文章之胄, 能如是耶?

僕廢錮淪陷, 爲世所笑, 屛居僻邑, 坐增孤陋, 學不益加, 道不益進, 遂爲庸人矣

 

벼슬에 욕심을 버리고 은둔하며 자족하는 삶을 살다

凡作文, 以氣爲主, 而累經憂患, 神志荒敗, 眊眊焉眞一老農也. 其時時讀書, 唯欲不忘吾聖人之道耳. 假令萬一復得應科擧登朝廷, 吾已老矣, 無能爲也. 所念者, 吾家俱以文章, 名於當代, 僕若棄遐荒, 莫承遺緖, 則亦終身之恥也. 然至此豈非命歟?

是以, 放情丘壑, 無處世意, 常與獵夫漁者, 上下水陸, 游蕩相狎, 略無拘檢, 如此足以無恨矣

 

당시 사대부와는 달리 서한의 문장을 일으키도록 노력하십시오

自頃年已來, 一時交遊者零落殆盡, 使人悲傷. 僕完支體, 以至今日, 苟卒以樂死, 是亦幸矣. 是非榮辱, 又何足道耶?

況僕以疏狂, 獲罪於世, 吠者成群, 非困辱如此, 何以悅其仇嫉者之心耶. 此尤所以甘如飴者.

僕略觀當世士大夫, 志於遠且大者甚少, 但以科第爲富貴之資而已. 其遒然霈然, 橫行闊視於綴述之場, 可以興西漢之文章者, 捨足下誰耶. 勉之勉之.

所寄去二篇, 亦欲觀吾志之所存者. 不具, 謹啓. 西河先生集卷第四

 

 

 

 

 

 

해석

 

과거에 합격했지만 과거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 그대

 

. 近有京師人至,

사룁니다. 최근에 개성사람이 와서

 

言試圍當罷,

과거시험시위(試圍): ‘과거시험을 보는 장소를 일컫는다.은 마땅히 그만해야 합니다.”라고 말했고

 

而首以足下爲稱,

그 말의 시작은 족하께서 말한 것이라 하니,

 

若果爾, 誠所賀也,

과연 그러하다면 진실로 축하할 만한 것이니,

 

僕豈不素料之耶?

제가 어찌 평소에 그걸 헤아리지 않았겠습니까?

 

但喜與平昔之望偕焉耳.

다만 평소의 바람과 같기 때문에 기뻐할 뿐입니다.

 

近世取士, 拘於聲律,

최근에 선비를 등용함에 성률에 구애되어

 

往往小兒輩咸能取甲乙,

이따금 어린 아이들이 많이 갑과와 을과갑을(甲乙): 과거시험의 갑과(甲科)와 을과(乙科)를 말한다. 가ㅗ거에서 성적을 나눌 때 갑()ㆍ을()ㆍ병()의 세 과로 나누었는데, 갑과(甲科)는 수석이 장원랑(壯元郎), 차석이 방안랑(榜眼郞), 삼등이 탐화랑(探花郎)이 차지했고, 을과(乙科)4~7등까지 차지했으며, 병과(丙科)11~33명까지가 차지했다.에 선발될 수 있었지만

 

而宏博之士多見擯抑.

굉장하고 폭넓은 선비들은 많이들 낙방하고 억눌림을 당해야 했기 때문에

 

故朝野嗟冤.

조정이든 민간이든 탄식하며 원통해했던 것입니다.

 

吾恐玆弊已久, 不可一旦矯之,

저는 이런 폐단이 이미 오래되어 하루 아침에 그걸 교정할 수 없을까 걱정했는데

 

今乃僅而獲足下, 僕在遠地,

이제 곧 겨우 족하를 얻었지만 저는 먼 곳에 있어

 

不能盡識其餘, 亦得人之盛也.

그 나머지는 다 알 수가 없지만 또한 조정에서 알맞은 사람을 얻은 성대함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나날이 나아지는 그대와 나날이 비루해지는 나

 

足下以名父之子, 大振家聲,

족하께서는 이름 난 아버지의 자식으로 크게 집안의 명성을 떨쳤고

 

學精業茂, 年又甚少,

배움이 정밀하고 업적이 무성하며 나이 또한 매우 젊음에도

 

其濯髮雲漢, 垂光虹霓,

은하수에 머리를 감고 무지개에 빛을 드리웠으니

 

踐文昌登禁掖者, 不旦卽夕也.

문창성문창(文昌): 문창성(文昌星)은 문북두칠성에서 괴성(魁星)을 제외한 여섯 별의 총칭이다. 천상에 문성(文星)이 있는데, 인간의 문장(文章)을 맡았다. 인간에서 가장 문장을 잘하는 이는 천상의 문성(文星)과 서로 응()한다.을 밟고 궁궐에 오르는 것은 아침이 아니면 곧 저녁일 정도로 쉬운 일이었습니다.

 

譬如趫者之升梯,

비유하자면 발 빠른 사람이 사다리를 오르는데,

 

擧足愈多而身愈高人愈仰耳.

발을 듦이 더욱 많을수록 몸은 더욱 높아져 사람들이 더욱 우러러보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苟非奕世文章之胄, 能如是耶?

진실로 여러 세대혁세(奕世): 여러 세대(世代) 누대(累代)를 거친 문장의 혈통이 아니라면 이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僕廢錮淪陷, 爲世所笑,

저는 벼슬자리가 막히고폐고(廢錮): 일생동안 벼슬을 못하도록 막는 것을 말한다. 모함에 빠져 세상에 웃음거리가 되어

 

屛居僻邑, 坐增孤陋,

궁벽한 마을에 은둔하여 살며병거(屛居): 관직에 있던 사람이 세상에서 물러나 집에만 있는 것을 말한다. 앉아선 고루함만을 더하고

 

學不益加, 道不益進, 遂爲庸人矣

학문은 더해지질 않으며 도는 더 나가지질 않아 마침내 평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벼슬에 욕심을 버리고 은둔하며 자족하는 삶을 살다

 

凡作文, 以氣爲主,

대체로 문장을 짓는 것은 기를 위주로 하는데

 

而累經憂患, 神志荒敗,

여러 번 우환을 경험하여 신이한 뜻이 거칠어지고 저버리게 되었기에

 

眊眊焉眞一老農也.

아둔하기 만한모모언(眊眊焉): 흐린 모양을 말한다. 진짜 한 명의 늙은 농부가 되었습니다.

 

其時時讀書, 唯欲不忘吾聖人之道耳.

그러나 이따금 책을 읽는 것은 오직 우리 성인의 도를 잊지 않으려 해서일 뿐입니다.

 

假令萬一復得應科擧登朝廷,

가령 만분의 일이라도 다시 과거에 응시하여 조정에 오를 수 있다 하더라도

 

吾已老矣, 無能爲也.

나는 이미 늙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所念者, 吾家俱以文章, 名於當代,

생각나는 것은 우리 집안이 모두 문장으로 당대에 이름이 났으니

 

僕若棄遐荒, 莫承遺緖,

제가 만약 멀고 황폐한 곳에 버려져 가업유서(遺緖):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일을 말한다. / 유의어: 유업(遺業)을 잇질 못한다면

 

則亦終身之恥也.

또한 종신토록 부끄러울 거라는 것입니다.

 

然至此豈非命歟?

그러나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是以, 放情丘壑, 無處世意,

이런 까닭으로 골짜기에 정을 내놓았고 세상에 처할 뜻을 없애

 

常與獵夫漁者, 上下水陸,

항상 사냥꾼과 어부와 물과 뭍을 오르내리며

 

游蕩相狎, 略無拘檢,

방탕하게 놀면서 서로 친압한 채 대강 구속되고 검속됨이 없었으니

 

如此足以無恨矣

이와 같은 것엔 한이 없을 만합니다.

 

 

 

당시 사대부와는 달리 서한의 문장을 일으키도록 노력하십시오

 

自頃年已來, 一時交遊者零落殆盡,

작년부터 이래로 일시에 교유하던 사람들이 영락한 체 거의 죽어

 

使人悲傷.

사람을 슬프고 심상하게 합니다.

 

僕完支體, 以至今日,

저는 몸을 완전하게 유지했기에 오늘에 이르렀지만

 

苟卒以樂死, 是亦幸矣.

만약 마침내 즐겁게 죽게 된다면 이 또한 다행입니다.

 

是非榮辱, 又何足道耶?

시비와 영욕은 또한 무에 말할 게 있겠습니까?

 

況僕以疏狂, 獲罪於世, 吠者成群,

더군다나 저는 거칠고 미쳐 세상에 죄를 얻었기에 짖어대는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었으니

 

非困辱如此, 何以悅其仇嫉者之心耶.

곤궁하고 욕됨이 이와 같지 않다면 어떻게 원수나 시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겠습니까.

 

此尤所以甘如飴者.

이것은 더욱 달기가 엿과 같은 까닭입니다.

 

僕略觀當世士大夫, 志於遠且大者甚少,

제가 대강 당시의 사대부를 보니 멀고도 위대한 것에 뜻을 둔 사람은 매우 적고

 

但以科第爲富貴之資而已.

다만 과거시험으로 부귀하려는 재료로 삼을 뿐입니다.

 

其遒然霈然, 橫行闊視於綴述之場,

굳세고 콸콸 흐르듯 저술의 마당을 멋대로 다니며 넓게 보며

 

可以興西漢之文章者, 捨足下誰耶.

서한의 문장을 흥기시킬 수 있는 사람이 족하를 뺀다면 누구이겠습니까?

 

勉之勉之.

애쓰고 애쓰십시오.

 

所寄去二篇, 亦欲觀吾志之所存者.

붙여서 보내준 두 통은 또한 저의 뜻이 보존된 것을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不具, 謹啓. 西河先生集卷第四

모두 갖추지 못하고 삼가 사룁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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