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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목 - 답박덕일논문학사서(答朴德一論文學事書)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허목 - 답박덕일논문학사서(答朴德一論文學事書)

건방진방랑자 2020. 7. 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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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에서 나오는 문장이라면 값어치가 있다

답박덕일논문학사서(答朴德一論文學事書)

 

허목(許穆)

 

 

성인의 글에 힘쓴 40년의 세월

子之愛我深, 責我厚, 勉之以古聖人賢人之事.

淺敝, 何可當也? 初不學爲文章, 嘐嘐然誦說古人. 日讀古人書, 竊自嘆世降俗下, 古道旣不復見於今. 而唯可以行之於身, 而樂之於心者在書, 屛絶人事, 不與世俗相交攝. 獨恣其所好, 伏羲以來, 群聖人之書, 口誦心思, 自朝至暮, 或夜而繼日, 孜孜矻矻.

至今餘四十年而不怠, 篤好猶初, 凡聖經賢傳之旨, 庶幾窺及其大段, 求之於心.

愚不自量, 若有餘裕, 其發於言詞者, 亦不無幾乎古人者.

 

맹자 이후부턴 성인의 도가 사라졌다

竊復思之, 文章之作, 本非異道, 如此而求之, 如此而得之, 如此而發之.

故曰: “蘊之爲德行, 施之爲事業, 發之爲文章.” 之奇, 之葩, 春秋之義, 虞夏之書, 皥皥咢咢, 殷盤周誥之佶屈敖牙, 皆不出於聖人賢人之手乎.

子思孟子之後, 聖人之道不傳, 之虛無, 楊朱之爲我, 墨子之兼愛, 之從橫, 之慘礉, 之利, 之變, 鄒子之怪, 各自爲道, 爭高競長. 於是文學散亂, 遊學之徒, 迭蕩泛濫於侈言逸詞, 其能者, 莫不偃騫驕溢, 自謂得聖人之精微, 而求其心則未也.

其後如司馬遷相如楊雄劉向韓愈之倫, 皆可謂文章之尤著者也, 皆未得聖人之心. 自此道德之與文章, 相去不啻萬里.

 

고문과 주석서를 함께 보며 공부하다

宋時氏之學, 闡明六經之奧纖悉, 委曲明白, 懇懇複繹, 不病於煩蔓, 此註家文體. 自與古文不同, 其敷陳開發, 使學者了然無所疑晦. 不然, 聖人敎人之道, 竟泯泯無傳, 雖甚勤學, 亦何所從而得古文之旨哉?

後來論文學者, 苟不學氏而爲之, 以爲非儒者理勝之文, 六經古文, 徒爲稀闊之陳言.

謂儒者之所宗, 莫如堯舜孔子, 其言之理勝, 亦莫如春秋, 而猶且云爾者, 古文莫可幾及, 而註家開釋易曉也. 非捨彼而取此, 主此而汚彼. 惟平生篤好古文, 專精積久, 至於白首, 而其所得如此.

行事愨直, 不趨世俗蹊徑, 文詞逼古. 又不喜蹈襲後世翰墨工程, 詆誹異端, 抑絶浮誇, 尋追古人遺緖. 兀兀忘飢寒, 迨老死而不悔者, 將擧一世而稱我爲一人, 不必多讓.

 

도덕에서 나와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괜찮다

來書所譏, 似若近矣.

然傳不云乎? 孔子之門, 亦稱文學子游子夏, 孟子傳堯舜孔子之道, 孟子稱雄辯, 此何可易言也?

其言語其文章, 一出於道德而不悖, 足以繼古而傳後, 則古聖人賢人之敎人勉人者此也. 窮思畢精竭力, 願欲企及而不能者, 亦此也. 又何辭也?

顧不敢當也, 惟吾子復之. 記言卷之五

 

 

 

 

 

 

해석

 

성인의 글에 힘쓴 40년의 세월

 

子之愛我深, 責我厚,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깊고 나를 꾸짖는 것이 두터워

 

勉之以古聖人賢人之事.

옛 성인과 현인의 일로 권면하였습니다.

 

淺敝, 何可當也?

저는 지식이 얕고 꽉 막혀 있으니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初不學爲文章, 嘐嘐然誦說古人.

저는 처음에 문장 짓는 걸 배우지 못하고 다만 뜻만 큰 채 옛 사람의 글을 외고 말하였습니다.

 

日讀古人書, 竊自嘆世降俗下,

날마다 옛 사람의 책을 읽고선 스스로 세도가 떨어지고 풍속이 비천해짐으로부터

 

古道旣不復見於今.

옛 도가 이미 다시 지금엔 볼 수가 없게 됐다.’고 탄식했습니다.

 

而唯可以行之於身, 而樂之於心者在書,

오직 그것을 몸으로 실천할 수 있고 그것을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책에 있으니

 

屛絶人事, 不與世俗相交攝.

사람 간의 일을 물리쳐 끊고 세속과 서로 교섭하지 않았습니다.

 

獨恣其所好, 伏羲以來,

홀로 좋아하는 것을 멋대로 하였으니 복희씨 이후로

 

群聖人之書, 口誦心思,

여러 성인들의 책을 입으로 외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自朝至暮, 或夜而繼日, 孜孜矻矻.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밤부터 해가 뜰 때까지 힘쓰고 힘썼으며 애쓰고 애썼습니다.

 

至今餘四十年而不怠, 篤好猶初,

이제 40여년에 이르기까지 게을리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에 독실하길 처음처럼 했으니,

 

凡聖經賢傳之旨, 庶幾窺及其大段,

무릇 성인의 경과 현인의 전의 뜻을 엿봄으로 크나큰 줄기에 이르러

 

求之於心.

마음으로 구하길 바랐습니다.

 

愚不自量, 若有餘裕,

제가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나 만약 여유가 있다면

 

其發於言詞者, 亦不無幾乎古人者.

말로 발설한 것이 또한 고인에 가깝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맹자 이후부턴 성인의 도가 사라졌다

 

竊復思之, 文章之作, 本非異道,

몰래 다시 생각해보니 문장의 지음은 본래 다른 방법이 없이

 

如此而求之, 如此而得之, 如此而發之.

이와 같이 구하고 이와 같이 얻으며 이와 같이 발설하는 것입니다.

 

故曰: “蘊之爲德行,

그러므로 말하겠습니다. “온축하면 덕행이 되고

 

施之爲事業, 發之爲文章.”

그걸 베풀면 사업이 되며 그것을 발하면 문장이 됩니다.”

 

之奇, 之葩, 春秋之義,

예를 들면 주역의 기이함과 시경의 아름다움과 춘추의 의리 있음과

 

虞夏之書, 皥皥咢咢,

우서와 하서의 자득하고 위엄이 있는 것과

 

殷盤周誥之佶屈敖牙,

은반주고의 문구가 난삽하여 이해하기 어려움은

 

皆不出於聖人賢人之手乎.

모두 성인과 현인의 손에서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子思孟子之後, 聖人之道不傳,

자사와 맹자로부터 이후엔 성인의 도가 전해지지 않았으니

 

之虛無, 楊朱之爲我, 墨子之兼愛,

노자와 장자의 허무사상과 양주의 위아사상과 묵자의 겸애사상과

 

之從橫, 之慘礉,

장의와 소진의 종횡사상과 신불해와 한비자의 참담하며 단단한 것과

 

之利, 之變,

관중과 상앙의 이익과 손빈(孫臏)과 오기(吳起)의 변통과

 

鄒子之怪, 各自爲道,

추연(鄒衍)의 기괴함이 각각 스스로 도가 되어

 

爭高競長.

높다고 다투고 낫다고 다투었습니다.

 

於是文學散亂, 遊學之徒,

이에 문학이 흩어져 어지러워졌고 유학하는 무리들이

 

迭蕩泛濫於侈言逸詞,

사치스런 말과 멋대로 하는 말에서 방탕하고 범람하게 되었으며

 

其能者, 莫不偃騫驕溢,

그런 것을 잘하는 사람들은 쓰러지고 이지러지며 교만하고 넘치지 않음이 없어

 

自謂得聖人之精微, 而求其心則未也.

스스로 성인의 정미함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마음을 구한다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其後如司馬遷相如楊雄劉向韓愈之倫,

후에 사마천ㆍ사마상여ㆍ양웅ㆍ유향ㆍ한유의 무리와 같은 이들은

 

皆可謂文章之尤著者也,

모두 문장으로 더욱 드러낸 사람이라 할 수는 있지만

 

皆未得聖人之心.

모두 성인의 마음을 얻었다곤 할 수 없습니다.

 

自此道德之與文章, 相去不啻萬里.

이로부터 도덕과 문장과의 서로의 거리가 만 리일 뿐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고문과 주석서를 함께 보며 공부하다

 

宋時氏之學, 闡明六經之奧纖悉,

송나라 때의 정자와 주자의 학문이 육경의 심오하고 첨예한 실체를 쳔명하여

 

委曲明白, 懇懇複繹,

자세하고 명백하여 간절하게 다시 풀어내되

 

不病於煩蔓, 此註家文體.

번잡함을 병폐로 여기지 않았으니 이것이 주석을 다는 이들의 문체입니다.

 

自與古文不同, 其敷陳開發,

고문과 같지 않지만 펼쳐내고 진술하며 열고 발설하여

 

使學者了然無所疑晦.

배우는 사람에 확연하게 의심나지 않게 했습니다.

 

不然, 聖人敎人之道, 竟泯泯無傳,

그렇지 않았더라면 성인이 사람을 가르친 도가 마침내 어두워져 전하지 않았을 것이니,

 

雖甚勤學,

제가 비록 매우 부지런히 배웠더라도

 

亦何所從而得古文之旨哉?

또한 무엇을 따라 고문의 뜻을 얻었겠습니까?

 

後來論文學者, 苟不學氏而爲之,

후대에 문학을 논하는 사람들이 진실로 정주학을 배우지 않고 한다면

 

以爲非儒者理勝之文,

유학자의 리()가 승한 문장이 아닐 것이며

 

六經古文, 徒爲稀闊之陳言.

육경고문은 다만 희미하여 진부한 말이 될 것입니다.

 

謂儒者之所宗, 莫如堯舜孔子,

제가 생각하기론 유학의 기본은 요순과 공자만한 게 없고

 

其言之理勝, 亦莫如春秋,

말의 리()가 승한 것은 또한 주역춘추시경서경만한 게 없으니,

 

而猶且云爾者, 古文莫可幾及,

그러니 오히려 또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마도 고문이 거의 미칠 수 없고

 

而註家開釋易曉也.

주석가가 열어놓은 해석이 쉽게 깨우치기 때문인가.

 

非捨彼而取此, 主此而汚彼.

저는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며 이것을 주장하고 저것을 더럽다 하는 게 아닙니다.

 

惟平生篤好古文, 專精積久,

오직 평소에 고문을 독실히 좋아하여 정신을 전일하게 하고 쌓길 오래도록 하여

 

至於白首, 而其所得如此.

머리가 세어서야 얻은 것이 이와 같습니다.

 

行事愨直, 不趨世俗蹊徑,

저는 일을 행함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여 세속의 지름길을 쫓질 않았으며

 

文詞逼古.

문장은 예스럽습니다.

 

又不喜蹈襲後世翰墨工程,

또한 후대의 문장 짓는 법을 답습하길 좋아하지 않았고

 

詆誹異端, 抑絶浮誇,

이단을 배척하고 뜬금없고 과장된 걸 억누르고 끊어

 

尋追古人遺緖.

고인의 남겨진 실마리를 찾아 뒤쫓았습니다.

 

兀兀忘飢寒, 迨老死而不悔者,

꼿꼿하게 주림과 추위도 잊은 채 늙어 죽음에 이르러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니,

 

將擧一世而稱我爲一人,

장차 한 세상을 들어 나를 칭송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 된다면

 

不必多讓.

저는 반드시 많이 사양치는 않겠습니다.

 

 

도덕에서 나와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괜찮다

 

來書所譏, 似若近矣.

보내주신 편지에서 비판한 것은 옳음에 가까울 듯합니다.

 

然傳不云乎?

그러나 경전에서 말하지 않았습니까.

 

孔子之門, 亦稱文學子游子夏,

공자의 문하에서 또한 문학으로 자유와 자하를 일컬었고

 

孟子傳堯舜孔子之道, 孟子稱雄辯,

맹자가 요순과 공자의 도를 전하는데 맹자는 웅혼한 논변자라 일컬었으니,

 

此何可易言也?

이것이 어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其言語其文章, 一出於道德而不悖,

언어와 문장이 한 번 도덕에서 나와 어그러지지 않아

 

足以繼古而傳後,

옛 것을 이어 후세에 전하질 수 있을 것이니

 

則古聖人賢人之敎人勉人者此也.

옛 성인과 현인이 사람을 가르치고 사람을 권면한 것이 이것입니다.

 

窮思畢精竭力,

제가 생각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願欲企及而不能者, 亦此也.

미칠 수 있길 원하지만 할 수 없는 것도 또한 이것입니다.

 

又何辭也?

또 무얼 말하겠습니까?

 

顧不敢當也, 惟吾子復之. 記言卷之五

다만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니 오직 그대는 그것을 반복하십시오.

 

 

인용

문학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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