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에 만들어진 문공 한유의 사당에 쓴 명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
소식(蘇軾)
3. 한유의 사당에 지은 시
한유는 죽어서도 어디에나 있다
或曰: “公去國萬里而謫于潮, 不能一歲而歸, 沒而有知, 其不眷戀于潮也審矣.”
軾曰: “不然. 公之神在天下者, 如水之在地中, 無所往而不在也, 而潮人獨信之深思之至, 焄蒿悽愴, 若或見之, 譬如鑿井得泉而曰, ‘水專在是.’ 豈理也哉.”
元豊元年, 詔封公昌黎伯. 故榜曰: ‘昌黎伯韓文公之廟.’ 潮人請書其事于石, 因爲作詩以遺之, 使歌以祀公.
한유의 사당에 소식이 지은 시
其辭曰: “公昔騎龍白雲鄕, 手抉雲漢分天章, 天孫爲織雲錦裳. 飄然乘風來帝旁, 下與濁世掃粃糠. 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追逐李杜參翶翔, 汗流籍湜走且僵, 滅沒倒景不得望. 作書詆佛譏君王, 要觀南海窺衡湘, 歷舜九疑弔英皇. 祝融先驅海若藏, 約束鮫鰐如驅羊. 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遺巫陽. 犦牲鷄卜羞我觴, 於粲荔丹與蕉黃. 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해석
한유는 죽어서도 어디에나 있다
或曰: “公去國萬里而謫于潮,
어떤 이가 말했다. “공이 도성을 떠난 지 만리에 조주에 귀향 와서
不能一歲而歸, 沒而有知,
1년에 되도록 돌아갈 수 없었으니 죽어서도 앎이 있다면
其不眷戀于潮也審矣.”
조주를 돌아보며 애틋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軾曰: “不然.
내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公之神在天下者, 如水之在地中,
공의 정신이 천하에 있음은 물이 땅 속에 있는 것 같아
無所往而不在也,
가는 곳마다 있지 않은 곳이 없지만
而潮人獨信之深思之至, 焄蒿悽愴,
조주 사람들이 홀로 믿기를 깊이 하고 생각하기 지극히 하여 쑥을 태워 연기가 나듯 구슬프게
若或見之, 譬如鑿井得泉而曰,
만약 혹시 본 듯이 한다면 비유하면 우물을 파고 샘을 얻고서
‘水專在是.’
‘물은 오로지 여기에만 있다’고 말하는 것 같으니
豈理也哉.”
어떤 이치이겠는가?”
元豊元年, 詔封公昌黎伯.
원풍 원년에 조서를 내려 공을 창여백으로 봉하였다.
故榜曰: ‘昌黎伯韓文公之廟.’
그러므로 ‘창려백 한문공의 사당’이라 방을 붙였다.
潮人請書其事于石, 因爲作詩以遺之,
조주 사람이 그 일을 바위에 쓰길 청하였기에 시를 지어 보내어서
使歌以祀公.
노래하면서 공을 기리도록 하였다.
한유의 사당에 소식이 지은 시
其辭曰: “公昔騎龍白雲鄕, 手抉雲漢分天章, 天孫爲織雲錦裳. 飄然乘風來帝旁, 下與濁世掃粃糠. 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追逐李杜參翶翔, 汗流籍湜走且僵, 滅沒倒景不得望. 作書詆佛譏君王, 要觀南海窺衡湘, 歷舜九疑弔英皇. 祝融先驅海若藏, 約束鮫鰐如驅羊. 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遺巫陽. 犦牲鷄卜羞我觴, 於粲荔丹與蕉黃. 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시를 다음과 썼다.
公昔騎龍白雲鄕 | 공이 옛날에 백운향에서 용을 타고 |
手抉雲漢分天章 | 손으로 은하수 열어 하늘의 문장을 나누니 |
天孫爲織雲錦裳 | 천손이 구름 비단의 치마 짜주었네. |
飄然乘風來帝旁 | 나부끼듯 바람타고 상제의 곁에 오니 |
下與濁世掃粃糠 | 아래로 흐린 세상을 주어 쭉정이와 겨를 쓸도록 했네. |
西游咸池略扶桑 | 서쪽으로 함지에서 놀고 부상을 다스리니 |
草木衣被昭回光 | 풀과 나무도 밝게 되돌아온 빛을 입었다네. |
追逐李杜參翶翔 | 이백과 두보를 따라서 셋이서 비상하고 |
汗流籍湜走且僵 | 땀 흘리며 장적(張籍)과 황보식(皇甫湜)은 달리다가 또 넘어지니 |
滅沒倒景不得望 | 사라져가는 저문 햇볕처럼 바라볼 수 없었네. |
作書詆佛譏君王 | 글을 지어 부처를 헐뜯고 군주를 비방했지만 |
要觀南海窺衡湘 | 요컨대 남해를 보고 형산과 상수를 엿보며 |
歷舜九疑弔英皇 | 순임금의 구의산을 지나 여영과 아황을 조문한 것이지. |
祝融先驅海若藏 | 축융은 앞서 몰고 해약은 숨었으며 |
約束鮫鰐如驅羊 | 악어에 약속하여 양을 몰 듯했네. |
鈞天無人帝悲傷 | 균천에 사람이 없자 상제는 슬퍼하고 속상해하여 |
謳吟下招遺巫陽 | 노래 부르는 무양【무양(巫陽): 상고 시대 신무(神巫)의 이름이다. 그는 점을 쳐서 사람의 생사존망과 화복수요를 사전에 귀신같이 알아맞혔다고 한다. 여무(女巫)로 상제의 명을 받고 혼백을 주관하는 일종의 저승사자이다. 『초사(楚辭)』 「초혼(招魂)」에 “상제가 무양에게 이르기를 ‘하토(下土)에 있는 사람을 불러다 나를 보좌하게 할 테니 그대는 이산(離散)된 그의 혼백(魂魄)을 찾아 나에게 데려오도록 하라.’라 하였다.”라고 하였다. 소식(蘇軾)의 시 ‘징매역통조각(澄邁驛通潮閣)’에 “餘生欲老海南村 帝遣巫陽招我魂”이라는 구절이 있다.】을 내려 보냈네. |
犦牲鷄卜羞我觴 | 희생을 올리고 닭으로 점치며 우리의 술잔을 드리니 |
於粲荔丹與蕉黃 | 아! 찬란히 여지는 붉고 파초는 누렇다오. |
公不少留我涕滂 | 공이 조금도 머물지 않기에 나는 눈물이 나서 |
翩然被髮下大荒 | 재빨리 머리 풀어 해치고 대황【대황(大荒): 중국에서 아주 먼 지역으로, 해와 달이 뜨는 곳을 말한다. 『산해경(山海經)』 대황동경(大荒東經)에, “동해의 밖, 대황의 안에 대언(大言)이란 산이 있는데, 해와 달이 나오는 곳이다.” 하였다.】에 내려오네.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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