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史官)이 된 한유에게 보낸 편지
여한유논사서(與韓愈論史書)
유종원(柳宗元)
2. 핑계대고 사관의 일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나 한 사람이란 핑계로 도망갈 수 없다
凡言二百年文武士多, 有誠如此者, 今退之曰: “我一人也何能明?” 則同職者又所云若是, 後來繼今者又所云若是, 人人皆曰: “我一人.” 則卒誰能紀傳之邪?
如退之但以所聞知, 孜孜不敢怠, 同職者, 後來繼今者亦各以所聞知, 孜孜不敢怠, 則庶幾不墜, 使卒有明也.
不然, 徒信人口語, 每每異辭, 日以滋久, 則所云磊磊軒天地者, 決(未)必不沈沒, 且亂雜無可考, 非有志者所忍恣也,
果有志, 豈當待人督責迫蹙然後, 爲官守邪?
사관의 일을 하려면 하고 아니면 떠나십쇼
又凡鬼神事, 眇茫荒惑, 無可準, 明者所不道. 退之之智, 而猶懼於此, 今學如退之, 辭如退之, 好言論, 如退之, 慷慨自謂正直行行焉, 如退之, 猶所云, 若是則唐之史述, 其卒無可託乎? 明天子賢宰相, 得史才如此, 而又不果, 甚可痛哉.
退之宜更思, 可爲速爲, 果卒以爲恐懼不敢, 則一日可引去, 又何以云行且謀也. 今當爲而不爲, 又誘館中他人及後生者, 此大惑已.
不勉己而欲勉人, 難矣哉.
해석
나 한 사람이란 핑계로 도망갈 수 없다
凡言二百年文武士多,
대체로 200년 동안 문무(文武)의 선비들이 많았다고 말한 것은
有誠如此者,
진실로 이와 같은데
今退之曰: “我一人也何能明?”
이제 당신께서 “나 한 사람이 어찌 밝힐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한다면
則同職者又所云若是,
같은 직분에 있는 사람이 또한 이와 같이 말하고
後來繼今者又所云若是,
후대에 지금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또한 이와 같이 말하여
人人皆曰: “我一人.”
사람들이 모두 “나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則卒誰能紀傳之邪?
끝내 누가 기록하여 전하겠습니까?
如退之但以所聞知, 孜孜不敢怠,
만약 당신이 다만 듣고 아는 것으로 부지런하고 감히 게을리 않으며
同職者, 後來繼今者亦各以所聞知,
같은 직분에 있는 사람과 후대에 지금을 계승하는 사람이 또한 각각 듣고 아는 것으로
孜孜不敢怠,
부지런하고 감히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則庶幾不墜, 使卒有明也.
거의 실추되지 않아 마침내 밝혀질 수 있을 것입니다.
不然, 徒信人口語,
그렇지 않고 다만 남의 말만을 믿고
每每異辭, 日以滋久,
매번 달리 말해 날마다 불어나 오래된다면
則所云磊磊軒天地者, 決(未)必不沈沒,
‘모두 불쑥 천지에 솟았습니다【夫盛唐鉅跡, 及賢士大夫事, 皆磊磊軒天地】’고 말한 것이 결단코 반드시 침몰하지 않을 수 없고
且亂雜無可考,
또한 난잡해져 상고할 수 없으니
非有志者所忍恣也,
뜻이 있는 사람은 차마 방자하도록 해선 안 됩니다.
果有志, 豈當待人督責迫蹙然後,
과연 이런 뜻이 있다면 어찌 마땅히 남의 독촉과 재촉하길 기다린 후에
爲官守邪?
관리의 직책을 수행하겠습니까?
사관의 일을 하려면 하고 아니면 떠나십쇼
又凡鬼神事, 眇茫荒惑,
또한 모든 귀신의 일은 아득하고 황량하며 미혹되어
無可準, 明者所不道.
기준할 수 없으니 현명한 사람은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退之之智, 而猶懼於此,
당신의 지혜로도 오히려 이것을 두려워하는데
今學如退之, 辭如退之,
이제 학문이 당신과 같고 말이 당신과 같으며
好言論, 如退之,
의론을 좋아함이 당신과 같고
慷慨自謂正直行行焉, 如退之,
강개하여 스스로 정직하고 굳셈이 당신과 같지만
猶所云, 若是則唐之史述,
오히려 말하는 것이 이와 같다면 당나라의 역사적 기술은
其卒無可託乎?
마침내 의탁할 수 없단 것입니까?
明天子賢宰相, 得史才如此,
현명한 천자와 어진 재상이 사관의 재주를 얻음이 이와 같은데도
而又不果, 甚可痛哉.
또한 과감히 못하니 매우 애통할 만합니다.
退之宜更思, 可爲速爲,
당신은 마땅히 다시 생각하셔서 할 만하면 빠르게 하시고
果卒以爲恐懼不敢,
과연 마침내 두려워 감히 할 수 없다면
則一日可引去,
하루라도 이끌어 떠나야 하니
又何以云行且謀也.
또한 어찌 일을 하여 가면서 알맞은 수단을 쓰겠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今當爲而不爲,
이제 마땅히 해야 하는데 하지 않으시고
又誘館中他人及後生者,
또한 관중의 다른 사람과 후배들을 속이니
此大惑已.
이것이 크게 미혹될 뿐입니다.
不勉己而欲勉人, 難矣哉.
자기가 힘쓰지 않고 남만 권면하려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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