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40. 두 통의 전화에 실린 에너지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40. 두 통의 전화에 실린 에너지

건방진방랑자 2021. 2. 5. 16:19
728x90
반응형

두 통의 전화에 실린 에너지

 

 

오늘은 이상하게도 격려 전화가 두 통이나 걸려 왔다.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그런 전화를 받으니 생기가 샘솟더라. 아무리 혼자 다니는 게 좋다 해도 많이 외롭고 많이 쓸쓸했었나보다. 그 전화에 마음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고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울컥했으니 말이다.

 

 

▲ 쾌창한 날씨. 봄이 파릇파릇 솟아나고 있다.

 

 

 

뜻밖의 전화: 궁금할 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

 

혼자 있어 보니 같이 있는 것의 의미도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건 다른 게 아니었다. 그저 내 옆에 그렇게 있다는 존재감이 아니었을까? 단지 같이 있다는 느낌.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말을 쌈빡하고 유머있게 하지 않아도 좋은 그런 것 말이다.

처음으로 온 전화는 동아리 후배에게 온 것이다. 함열에서 교회에서 잘 수 있도록 주선해준 후배가 동아리 게시판에 내 이야기를 올렸나 보더라. 그걸 본 한 후배가 연락을 해온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이야기를 하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각자의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이렇게 생각날 때, 궁금할 때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 삶은 얼마나 멋진 삶인가.

그러고 보면 좋은 선물이란 게 값진 선물을 말하는 건 아닌 거 같다. 그저 그 사람이 생각나면 이렇게 전화해서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것,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 크로스선교합창단 19기 아이들이다. 보람이 결혼식으로 뭉쳤다. 이 중에 이때 전화해준 후배가 있다.

 

 

뜻밖의 전화: 전화는 감정을 나누는 것

 

두 번째로 걸려온 전화는 정말 특별한 전화였다. 한참 걷고 있는데 이번에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 것이다. 한참 전주에선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진행되고 있어서 후보자를 PR하기 위한 전화이려니 하며 받았었다.

그런데 막상 받아 보니 그게 아니었다. 대뜸 선배님!”이라고 외치는 것이다. 요즘 나에게 선배님이라 부르며 전화할 사람은 없었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소개도 없이 다짜고짜 힘내라고 격려해주는 게 아닌가? 너무나 황당해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윤양준 교수님이 강의시간에 내가 국토종단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에 감명 받아 나에게 넉살 좋게 전화를 했다는 거였다. 그런 자초지종이 있음에도 다 빼놓고 대뜸 선배님이라 부른 후 힘내세요라고 외쳤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도 감사하다고 말을 건네며 마음을 전달했다.

말을 나눈다. 하지만 그 말이란 게 단순히 에너지의 파동에 그치지 않는다. 파동은 에너지이기에 곧 사라지지만, 사람의 귀로 들어온 파동은 하나의 정감으로 머릿속에 자리 잡기 때문이다. 정감은 가슴 속에 남아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 발산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감정과 감정의 어우러짐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이 되는 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린 그냥 단순한 전화 통화를 한 것이지만, 그 전화로 난 힘을 얻었고 더 재밌게 여행을 해보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두 통이나 걸려온 뜻밖의 전화는 긍정의 기운을 한껏 실어 나에게 전달됐다. 선순환은 선순환을 낳고, 긍정적인 기운은 긍정의 기운을 더욱 팽창시킨다. 그렇게 전해주고 전달받으며 우린 함께 이 길을 걸어간다.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다.

 

▲ 대학생 때 많은 영향을 주고, 도보여행 중에도 가장 많은 응원을 해준 교수님이다. 이 교수님이 나를 소개해준 것이다.

 

인용

목차

사진

여행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