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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람여행 - 98. 즐거운 도보여행을 하려면 옛 도로로 가자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98. 즐거운 도보여행을 하려면 옛 도로로 가자

건방진방랑자 2021. 2. 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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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도보여행을 하려면 옛 도로로 가자

 

 

찜질방에서 6시에 일어났다. 몸이 조금 무겁긴 해도 마음만은 상쾌하다. 오늘은 어제 못 걸은 것까지 실컷 걸어야지. 짐도 재정비하고 옷매무새도 가다듬고 7시쯤 찜질방을 나섰다.

 

 

▲ 비가 그치고 해가 떴다.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나도 절로 장난끼가 묻어난다.

 

 

 

지도 과신 말고 사람 홀대 말자!

 

막상 찜질방에서 나오고 보니 위치 파악이 안 되더라. 어제 부랴부랴 사람들에게 위치를 물어보면서 찾아온 터라, 더욱 헷갈렸다. 어쩔 수 없이 걸어온 길을 역추적하며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봤다. 찜질방에서 출발하기 전에 지도를 살펴보니, 서산으로 가는 길은 4차선 국도 밖에 없어 고된 여행길이 될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알려준 길은 2차선의 전혀 생소한 길이었다.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니, 도로명도 없는 길이더라. 아마도 서산으로 향하는 구도로인가 보다. 저번에 괴산에서 증평으로 향할 때도 괴산교회 이신웅 목사님이 구도로를 알려줘서 신나고 편하게 갔었는데 그때와 상황이 똑같다. 지도가 아무리 잘 나와 있어도 역시 사람에게 물어보면 걷기에 더 좋은 길로 안내해주기도 한다. 고로, 여행의 기본은 자료 과신 말고, 사람 홀대 말자!’.

모처럼 만에 자유를 만끽하며 걷는다. 팔을 최대한 앞뒤로 흔들고 보폭은 최대한 넓게 걷는다. 선선한 바람이 여행에 활기를 더해 주고 비 그친 다음 날의 청명한 하늘은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게 바로 도보여행을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걷는 즐거움, 그리고 선명한 자연을 보는 행복, 봄내음을 맡는 기쁨까지.

 

 

▲ 한적한 길을 걷는 기분 상쾌도 하다.

 

 

 

신도로와 구도로

 

바로 옆에 쭉쭉 뻗은 4차선 도로가 보이고 나는 그 옆에 난 2차선 도로를 걷는다. 이렇게 신도로와 구도로를 같이 보면서 걸으니, 구도로의 장점을 알겠더라.

보통 새로 닦인 4차선 국도는 직선화되어 있고 구도로는 지형에 따라 빙글빙글 돌아가게 되어 있다. 누가 생각해봐도 구도로보단 신도로를 선호할 게 명확하다. 조금이라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긴 나도 여태껏 그런 이유로 신도로로 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 구도로를 걸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분명 직선 도로를 걸으면 훨씬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지만, 막상 걸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차가 오는 것을 신경 쓰며 가느라 제 속도를 못 내는 탓이다. 더욱이 다른 길과 합쳐지는 지점에 이르면 갑자기 차가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걸음을 멈추고 살피며 가야 한다. 그러니 시간은 더욱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맘껏 전속력으로 걸을 수 있는 구도로로 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맘껏 신나게 걸으며, 주위의 풍경까지 감상하며 가면 된다. 보통 1시간에 4를 걷게 되는데, 이땐 5이상 걷는 것도 가능할 정도였다. 단순 비교는 금물이지만, 아무리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 빠르다 해도 도보여행자는 한적한 구도로로 걸어가는 센스가 필요하다. 좀 늦어도 상관없다. 즐겁게 도보여행을 할 수만 있다면.

 

 

▲ 조금 돌아가는 길일지라도 구도로가 걷기에 훨씬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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