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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람여행 - 95. 재림교회에서 최초로 거부 당한 사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95. 재림교회에서 최초로 거부 당한 사연

건방진방랑자 2021. 2.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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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교회에서 최초로 거부 당한 사연

 

 

재림교회에서는 한 번도 거부당한 적이 없다. 다들 친한 사람을 맞이하듯 성심성의껏 대해주셨다. 그런 대우는 나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재림교회 특유의 분위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열린 마음으로 맞이해주는 재림교회 특유의 분위기.

 

 

▲ 열심히 빗길을 걸어 당진에 왔고 재림교회를 찾아간다.

 

 

 

여지가 아예 없던 거절법

 

그런 기대감 때문에 당진에 와서도 다른 교회를 찾기보다 재림교회부터 찾은 것이다. 어려운 길을 가기보다 쉽고 편한 길을 가기로 맘 먹은 때문일까.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일거에 거절당하고 말았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열심히 걸어서 교회에 찾아가 사택 앞에서 목사님을 계속 불렀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 분명히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지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이런 상황이라 해도 문을 두드릴 순 없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게 불청객의 원칙이니 말이다. 10번 가까이 불렀나 보다 그제야 사모님이 퉁명스런 말투로 무슨 일이세요?”라고 하신다. 문을 열지도 않고 물어보시는 것이 좀 황당했다. 지금껏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불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어떻게 사람을 보지도 않고 이런 식으로 홀대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나는 최대한 정중한 투로 목사님 좀 뵈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몇 초가 흘렀을까, 그제야 문이 열리며 목사님이 나오셨다.

얼굴엔 강압적인 표정이 역력하다. 그 표정을 보고서 주눅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산전수전 겪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쯤에서 물러설 내가 아니다. 또박또박 사정을 이야기하며 맞섰다. 그러자 대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어떻게 알고 우리 교회를 찾아 왔죠?”라고 물으신다. 단도직입적인 화법에 오히려 말문이 막힌 건 나였다. 범인을 취조하는 듯한 말투에 기분은 정말 더러웠다’. 이럴수록 정공법을 택해야 했다. 그간 지나왔던 재림교회 이야기를 하며 재림교회에 대한 우호적인 마음을 드러냈고 금요예배를 드리고 싶어 찾아왔노라고 설명했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경계심을 풀고 다정하게 이야기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목사님은 더욱 강압적인 목소리로 서울에서 대학생들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며 교회에는 잘 곳이 없다며 거절하시더라. 예측을 완전히 빗나간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거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해하려 했다.

 

 

▲ 여지가 전혀 없던 완전한 거절이다. 더욱이 의심스런 눈초리라니.

 

 

 

의심의 눈초리를 받다

 

하지만 그 말 뒤에 덧붙인 이야기를 듣고선 전의(戰意)’를 완전히 상실하고야 말았다. 쐐기를 박는 듯한 말투로 우리 교회만 찾아다니시네요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말의 뉘앙스로 보건데, 생략된 말이 무엇인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아마 우리 교회만 찾아다니시네요. 매우 수상해요쯤 되지 않을까. 내가 재림교회에 억지로 찾아와 부탁한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인지 모르겠을 뿐더러, 이렇게 큰 교회에 잘 곳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꼭 내가 해서는 안 되는 부탁을 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확인사살이라도 하듯이, 목사님과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사모님이 종지부를 찍으신다. “오늘은 예배드리는 날이예요.” 예배드리는 날이니 외부인을 들일 순 없다는 이야기다. 난 분명히 예배드리는 날이기에 같이 예배드리고 싶다고 얘기했건만, 이런 식으로 외지인을 받을 순 없다고 장벽을 치시는 거였다. 비에 흠뻑 젖어 볼품없는 몰골만큼이나 그분들의 반응과 태도는 나를 더욱 처참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분명해진 건 재림교회도 목사님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당진교회의 강압적인 태도, 멸시하는 말투를 대하고 나니 기운이 쫙 빠지더라. 그러면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관심 가져주고 이것저것 성심껏 챙겨주신 봉화교회 김윤상 목사님, 괴산교회 이신웅 목사님, 온양교회 염시열 목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게 되었다. 당신들이야말로 수고하고 짐진 자들의 벗이십니다.

 

 

 

전의를 상실하고 찜찔방으로 피신하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지만 도저히 걷고 싶지 않았다. 사람에게 거부당하는 건 확실히 몸과 맘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날씨가 흐리기 때문인지, 믿었던 재림교회에서 의심과 오해를 받았기 때문인지 이래저래 힘은 빠질 대로 빠졌다. 이럴 땐 찜질방에 가서 따뜻한 물에 온몸을 담그고 있는 게 제격이다. 다행히도 여긴 군인데도 찜질방이 있다. 오늘 일은 그만 생각하고 내일부터 다시 신나는 여행을 해보련다.

 

 

▲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며 거절 당하자 전의를 상실했다. 당진으로 다시 들어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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