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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조선후기 한시 쇄신의 방향과 주자학 - 8. 시(詩)의 실상: 情의 울림① 본문

연재/배움과 삶

조선후기 한시 쇄신의 방향과 주자학 - 8. 시(詩)의 실상: 情의 울림①

건방진방랑자 2021. 12. 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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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의 실상: 의 울림

 

 

홍세태(洪世泰) 유하집(柳下集)2 술애(述哀)

 

1

自我罹窮阨 生趣若枯木 나는 궁액(窮阨)에 빠진 뒤로 생의 흥취는 말라 죽은 나무 같았지만
賴爾得開口 聊以慰心曲 그래도 네가 있어 입을 열었고 늘 서글픈 마음을 위로 받았다.
嗟汝今已矣 令我日幽獨 ! 네가 떠나간 지금 나의 하루하루는 더욱 고독해져
入室如有聞 出門如有矚 집에 들면 어디선가 네 목소리 들리는 듯 문 나서면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너를 찾게 된다.
觸物每抽思,如繭絲在腹 무엇을 마주해도 늘 뽑혀 나오는 네 생각 마치 뱃속 가득 채워진 고치실 같은데
哀彼一抔士 魂骨寄山足 서글퍼라! 저 한 줌의 흙으로 네 넋과 뼈를 산발치에 묻었구나.
平生不我遠 今夜與誰宿 평생에 나를 멀리 떠난 적 없었는데 오늘 밤은 누구랑 함께 자느냐?
空留絕筆書 婉孌當面目 부질없이 절필(絶筆)의 글 남겼는데 예쁜 네 얼굴이며 눈동자가 아른거리네.
開箱不忍視 但有淚相續 상자를 열어도 차마 볼 수 가 없어 다만 눈물만 줄줄 흘릴 뿐이지만
冥漠九原下 爾豈間我哭 까마득한 저 구원(九原)의 아래에서 네 어찌 내 곡소리 들을 수 있으랴!

 

 

홍세태(洪世泰) 유하집(柳下集)2 유감(有感)

昔與隣兒戲 隣兒今獨來 얼마 전엔 이웃 아이와 함께 놀았는데 오늘은 이웃 아이만 홀로 왔구나.
東風芳草色 忽復滿池臺 봄바람이 곱디고운 풀빛으로 어느새 못가 누대 뒤덮었는데.

 

 

홍중성(洪重聖) 운와집(芸窩集)2 곡묵아(哭墨兒)

作人如汝者 今世鮮其匹 사람이 되어 너 같은 이 금세엔 짝할 이 드물었단다.
眉眸細如畫 肌肉瑩勝雪 얼굴은 그린 듯이 예쁘고 피부는 눈보다 더 뽀얬는데
學語又學步 婉孌戲我膝 말을 배우고 걸음을 배워서는 내 무릎에 앉아 얌전히 노니
見者無不愛 如睹瑞世物 보는 이마다 다들 사랑스럽다면서 이 세상 보물처럼 보았단다.
珊珊步出來 手弄床頭筆 아장아장 걸어 나와 책상 위 분들을 만지작거리다
時復散棊子 或又亂書帙 때로는 또 바둑돌을 흩어버리고 이따금 또 책들을 어지럽혀도
愛極任爾爲 不忍少嗔喝 얼마나 예쁘던지 네 하는 대로 둘 뿐 차마 성내며 꾸짖을 수 없었단다.
今焉那復得 如寶手中失 이제 어찌하면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마치 손에 있던 보물을 잃은 것만 같아
勿使眼中物 依舊置我室 눈앞의 물건들마저 전처럼 두지 못하겠구나.

 

 

권섭(權燮) 옥소고(玉所稿)』 「() 13

병자년 1227, 어린 손자 신응(信應)의 아들 구동(九同)이 병도 없이 죽었으니 참담하고 애통한지고, 아이가 태어남에 풍모(豊貌)는 준위(雋偉)하고 영재(英才)는 경절(警絶)하여 말도 하기 전에 글자를 알았고, 다박머리 늘어져선 독서를 좋아하여 손에서는 붓을 멈추지 않았으며 입으로는 송독을 그치지 않았다. 엉엉 울다가도 부르면 곧 순응하고 밥상을 차릴 때면 물러나 앉아내려주길 기다렸으며 이따금 시좌(侍坐)하는 곁으로 와서는 명이 없으면 물러가지 않았다. 나의 각별한 사랑이 여타 자손과는 달랐건만, 지금 그 아이가 죽었도다. ! 나약한 뭇 손들로는 한 구석도 채울 수 없구나. 유독 네 명의 손이 있어 기대가 적지 않았는데 임신년에 시응(時應)이가 스물두 살로 죽었고 계유년엔 을경(乙慶)이가 열아홉 살로, 현남(玄男)이가 아홉 살로 죽었으며 지금 구동(九同)이가 다섯 살로 죽었다. 이 모두가 나의 액운이 아손(兒孫)들에 미쳐 이리 된 것 아니겠는가! 다만 이 몸뚱이 진즉 죽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원통함을 멈출 수 없어 이에 시 한 수를 쓴다.

丙子臘月卄七日, 小孫信應之子九同不病而死, 慘矣痛惜. 兒之生, 豊貌雋偉, 英才警絶, 未語而知書字, 垂髫而喜讀書, 手不停筆, 口不離誦, 啼哭時, 呼之則卽應; 設飯時, 退坐而待賜. 時時出來侍坐傍側, 不命則不退, 我甚愛憐異於他孫, 今其死矣. 嗚呼! 衆孱不足以滿隅. 獨有四孫, 期待不少, 壬申時應二十二而死, 癸酉乙慶十九而死, 玄男初九而死, 今又九同初五而死, 此皆我厄運移及於兒孫如此耶! 只怨此身之未卽死, 寃呼不已, 題此一詩.

 

是老終何命 奇孫箇箇埋 이 늙은이 끝내 무슨 운명인가? 기특한 자손들을 하나하나 묻었으니
寒風未死淚 揮洒夕陽階 찬바람 맞으며 죽지 못한 이 눈물을 노을 지는 섬돌에서 흩뿌린다네.

 

 

김시민(金時敏) 동포집(東圃集)4 만손자행주래용전운(晩孫自幸州來用前韻)

此老從今至樂存 이 늙은이 이제부턴 지극한 즐거움만 남았구려.”
回頭爲向室人言 고개 돌려 아내에게 말을 건넸네.
家無甔石休愁歎 집안에 양식 없어도 시름겨운 한숨소리 그치게 된 건
膝右男孫左女孫 오른 무릎에 손자가, 왼 무릎에 손녀가 있어서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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