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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한시 쇄신의 방향과 주자학 - 6. 시(詩)의 실상: 민생의 핍진한 사생 본문

연재/배움과 삶

조선후기 한시 쇄신의 방향과 주자학 - 6. 시(詩)의 실상: 민생의 핍진한 사생

건방진방랑자 2021. 12. 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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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의 실상: 민생의 핍진한 사생

 

 

김창흡(金昌翕) 삼연집(三淵集)8작천무량(鵲川無梁)

我過淸州境 觀風一喟然 내가 청주의 경계를 지나며 풍속을 살펴보니 탄식만 나오네.
誰爲懶明府 民病涉寒川 누가 관가의 부름에 늑장피우랴? 백성은 병든 채로 찬 냇물을 건너네.
斫脛傷仁酷 乘輿用惠偏 정강이 깨졌으니 인을 해침이 가혹하고 수레를 타는 일도 그 혜택이 치우쳤구나.
行人能殿最 可畏豈非天 행인들도 행적을 평가할 줄 아니 어찌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권섭(權燮) 옥소고(玉所稿)』 「() 1동면민가(東面民歌)

(前略) (전략)
松脂杻骨杻皮令 송진 싸릿대 싸리껍질 채취 명령
白蠟五味山葡賦 밀랍 오미자 산포도 채취 부역
生鮮日次白土掘 하루걸러 생선 잡고 백토도 파야하는데
種種難酬別分付 들어주기 어려운 가지가지 다른 분부
輪差里正日奔走 돌아가며 맡은 이장 날마다 분주하고
五貫靑銅三朔斁 다섯 관 청동을 석 달 만에 마쳤다네.
(中略) (중략)
書員監官踏驗苛 서원(書員), 감관(監官) 답험(踏驗)은 지독하고
及唱使命別差屢 급창(及唱), 사령(使令) 별도 차출은 빈번하구나.
軍官何事劇咆哮 군관은 무슨 일로 저리 씩씩 화를 내나?
約正風憲亦可怖 약정(約正)과 풍헌(風憲)도 협박하긴 매한가지.
家家酒饌恣醉飽 집집마다 술과 음식 제멋대로 다 처먹고
剪髮何敢言貧窶 머리 잘라 사는 마당에 어찌 가난 말하리오?
纔去卽來彼主人 가자마자 즉시 오는 저들의 주인은
以村爲家勸農互 권농과 작당하여 촌락을 제 집으로 삼네.
殫心供接少佛意 대접하기 꺼려하여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誣揑終爲獄中庾 무고하게 엮어서 끝내 옥에 처넣네.
哀哀東面民何生 애달파라! 동면 백성 어찌하면 살 것인가?
疾痛呼天又呼父 괴롭고 아파 하늘에 호소하고 부모에게 호소하네..
我來凌江洞裏行 내가 능강에 와 마을 안을 다니면서
耳聆愁悶慘目睹 귀로는 근심 듣고 눈으로는 참상 보고
鳴鳴一鳴作歌詩 구슬픈 원망 노래 한번 지어서
願誦淸風深邃府 읊조려 저 깊숙한 청풍부에 알리려 하네.

 

 

이병연(李秉淵)사천시선비(桂川詩選批)권하(卷下) 우계(羽溪)

父老相逢說 今年良苦哉 노인들과 만나서 말을 나누니 올해는 참 죽을 맛입죠.
藩籬多帍患 畎畝半虫災 울타리에는 호환(虎患)이 잦았고요, 논밭은 벌레가 반이나 먹었습죠.”
官遠何能達 民艱實可哀 관청이 머니 어찌 능히 알리랴? 백성들의 고달픔 참으로 슬프구나!
秋來又奔走 嶺上別星廻 가을 와서 또 다시 분주하건만 고개 마루 위에는 관리의 행차.

 

 

이병연(李秉淵)사천시초(桂川詩抄)권상(卷上) 조발(早發)

一鷄二鷄鳴 小星大星落 첫닭 울고 둘째 닭 울더니 작은 별, 큰 별 떨어진다.
出門復入門 稍稍行人作 문을 들락거리며 조금씩 행인은 채비를 하네.

 

客子乘曉行 主人不能遣 나그네 새벽 틈타 떠나려고 했더니 주인은 그냥 보내질 않네.
持鞭謝主人 多愧煩鷄犬 채찍 쥐고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니 닭과 개만 괜스레 번거롭게 했구나!

 

 

신정하(申靖夏) 서암집(恕菴集)2제두월정구허신개주가벽(題斗月亭舊墟新開酒家壁)

秋田稻熟蟹如流 가을 들녘 벼가 익고 게들도 쏟아지니
生事江鄕百不憂 강가 마을 먹고 살 일 무엇 하나 걱정이 없네.
上水女商爭操筏 물가의 아낙들은 다투어 뗏목 젓고
近湖童穉盡能游 강가의 아이들은 모두가 수영 선수.

 

 

권섭(權燮) 옥소고(玉所稿)』 「()9아배용경운영기(兒輩用驚韻咏碁) 노부역희제잉제잡기사시(老夫亦戱題仍題雜技四詩)

何人安坐幾人驚 누구는 편히 앉고 몇 사람은 놀란 채로
逐坐隊分未大聲 자리 따라 편 나누고 숨을 죽이니
誰快勝乎張爾手 통쾌한 승리는 누구 것인가 패를 까보게.”
彼張手處此瞳明 저 쪽에서 패를 깔 적 이 쪽 눈동자 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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