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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詩)의 실상: 민생의 핍진한 사생
① 김창흡(金昌翕) 『삼연집(三淵集)』 권8의 「작천무량(鵲川無梁)」
我過淸州境 觀風一喟然 | 내가 청주의 경계를 지나며 풍속을 살펴보니 탄식만 나오네. |
誰爲懶明府 民病涉寒川 | 누가 관가의 부름에 늑장피우랴? 백성은 병든 채로 찬 냇물을 건너네. |
斫脛傷仁酷 乘輿用惠偏 | 정강이 깨졌으니 인을 해침이 가혹하고 수레를 타는 일도 그 혜택이 치우쳤구나. |
行人能殿最 可畏豈非天 | 행인들도 행적을 평가할 줄 아니 어찌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
② 권섭(權燮) 『옥소고(玉所稿)』 「시(詩) 1」의 「동면민가(東面民歌)」
(前略) | (전략) |
松脂杻骨杻皮令 | 송진 싸릿대 싸리껍질 채취 명령 |
白蠟五味山葡賦 | 밀랍 오미자 산포도 채취 부역 |
生鮮日次白土掘 | 하루걸러 생선 잡고 백토도 파야하는데 |
種種難酬別分付 | 들어주기 어려운 가지가지 다른 분부 |
輪差里正日奔走 | 돌아가며 맡은 이장 날마다 분주하고 |
五貫靑銅三朔斁 | 다섯 관 청동을 석 달 만에 마쳤다네. |
(中略) | (중략) |
書員監官踏驗苛 | 서원(書員), 감관(監官) 답험(踏驗)은 지독하고 |
及唱使命別差屢 | 급창(及唱), 사령(使令) 별도 차출은 빈번하구나. |
軍官何事劇咆哮 | 군관은 무슨 일로 저리 씩씩 화를 내나? |
約正風憲亦可怖 | 약정(約正)과 풍헌(風憲)도 협박하긴 매한가지. |
家家酒饌恣醉飽 | 집집마다 술과 음식 제멋대로 다 처먹고 |
剪髮何敢言貧窶 | 머리 잘라 사는 마당에 어찌 가난 말하리오? |
纔去卽來彼主人 | 가자마자 즉시 오는 저들의 주인은 |
以村爲家勸農互 | 권농과 작당하여 촌락을 제 집으로 삼네. |
殫心供接少佛意 | 대접하기 꺼려하여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
誣揑終爲獄中庾 | 무고하게 엮어서 끝내 옥에 처넣네. |
哀哀東面民何生 | 애달파라! 동면 백성 어찌하면 살 것인가? |
疾痛呼天又呼父 | 괴롭고 아파 하늘에 호소하고 부모에게 호소하네.. |
我來凌江洞裏行 | 내가 능강에 와 마을 안을 다니면서 |
耳聆愁悶慘目睹 | 귀로는 근심 듣고 눈으로는 참상 보고 |
鳴鳴一鳴作歌詩 | 구슬픈 원망 노래 한번 지어서 |
願誦淸風深邃府 | 읊조려 저 깊숙한 청풍부에 알리려 하네. |
③ 이병연(李秉淵)의 『사천시선비(桂川詩選批)』 권하(卷下) 「우계(羽溪)」
父老相逢說 今年良苦哉 | 노인들과 만나서 말을 나누니 “올해는 참 죽을 맛입죠. |
藩籬多帍患 畎畝半虫災 | 울타리에는 호환(虎患)이 잦았고요, 논밭은 벌레가 반이나 먹었습죠.” |
官遠何能達 民艱實可哀 | 관청이 머니 어찌 능히 알리랴? 백성들의 고달픔 참으로 슬프구나! |
秋來又奔走 嶺上別星廻 | 가을 와서 또 다시 분주하건만 고개 마루 위에는 관리의 행차. |
④ 이병연(李秉淵)의 『사천시초(桂川詩抄)』 권상(卷上) 「조발(早發)」
一鷄二鷄鳴 小星大星落 | 첫닭 울고 둘째 닭 울더니 작은 별, 큰 별 떨어진다. |
出門復入門 稍稍行人作 | 문을 들락거리며 조금씩 행인은 채비를 하네. |
客子乘曉行 主人不能遣 | 나그네 새벽 틈타 떠나려고 했더니 주인은 그냥 보내질 않네. |
持鞭謝主人 多愧煩鷄犬 | 채찍 쥐고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니 닭과 개만 괜스레 번거롭게 했구나! |
⑤ 신정하(申靖夏) 『서암집(恕菴集)』 권2의 「제두월정구허신개주가벽(題斗月亭舊墟新開酒家壁)」
秋田稻熟蟹如流 | 가을 들녘 벼가 익고 게들도 쏟아지니 |
生事江鄕百不憂 | 강가 마을 먹고 살 일 무엇 하나 걱정이 없네. |
上水女商爭操筏 | 물가의 아낙들은 다투어 뗏목 젓고 |
近湖童穉盡能游 | 강가의 아이들은 모두가 수영 선수. |
⑥ 권섭(權燮) 『옥소고(玉所稿)』 「시(詩)9」의 「아배용경운영기(兒輩用驚韻咏碁) 노부역희제잉제잡기사시(老夫亦戱題仍題雜技四詩)」
何人安坐幾人驚 | 누구는 편히 앉고 몇 사람은 놀란 채로 |
逐坐隊分未大聲 | 자리 따라 편 나누고 숨을 죽이니 |
誰快勝乎張爾手 | 통쾌한 승리는 누구 것인가 “패를 까보게.” |
彼張手處此瞳明 | 저 쪽에서 패를 깔 적 이 쪽 눈동자 커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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