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기미(1199)년 5월 모일에 지주사 최공 댁에서 석류꽃의 온 잎사귀가 만개하여 세상에 드물게 보이는 것이라 특별히 내한 이인로와 내한 김극기와 류원 이담지와 사직 함순과 나를 불러 운을 정하여 지으라 명하였다.
기미오월일 지주사최공택 천엽류화성개 세소한견 특환이내한인로 김내한극기 이유원담지 함사간순급여 점운명부운(己未五月日 知奏事崔公宅 千葉榴花盛開 世所罕見 特喚李內翰仁老 金內翰克己 李留院湛之 咸司直淳及予 占韻命賦云)
이규보(李奎報)
玉顔初被酒 紅暈十分侵
옥안초피주 홍훈십분침
葩複鍾天巧 姿嬌挑客尋
파복종천교 자교도객심
爇香晴引蝶 散火夜驚禽
설향청인접 산화야경금
惜𧰟敎開晚 誰知造物心
석염교개만 수지조물심 (自況予晚達)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九
해석
玉顔初被酒 紅暈十分侵 | 옥 같은 얼굴로 처음 술 취해 불그스름함이 온통 가득 찼네. |
葩複鍾天巧 姿嬌挑客尋 | 겹친 꽃이 천연스레 공교로움을 모으고 자태 기교로워 나그네 생각을 북돋우네. |
爇香晴引蝶 散火夜驚禽 | 향 사르니 갠 날에 나비 이끌리고 불꽃 날리니 밤에 새를 놀래키네 |
惜𧰟敎開晚 誰知造物心 | 아리따움을 아껴 개화함을 늦추게 했지만 누가 조물자의 마음을 알리오? 스스로 나의 늦은 현달함을 비유한 것이다[自況予晚達].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九 |
해설
이 시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미년 오월, 이규보 나이 32세 어느 날에 지주사(知奏事) 최공(崔公) 댁(뒤에 晉康公이 되었다)에서 천엽 유화가 활짝 피었으니 세상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 특별히 내한(內翰) 이인로(李仁老)ㆍ내한(內翰) 김극기(金克己)ㆍ유원(留院) 이담지(李湛之)ㆍ사직(司直) 함순(咸淳)과 이규보를 불러 시를 짓게 하여 지은 시로, 이 시를 계기로 최이(崔怡)에게 알려져서 벼슬을 하게 되었다.
석류꽃의 아름다움에 모든 사람들이 모이고 또한 경탄해 마지않음을 묘사하면서, 류화(榴花)를 자신에 비겨, 늦게 현달함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178~179쪽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삼국&고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규보 - 춘일방산사(春日訪山寺) (0) | 2021.04.03 |
---|---|
이규보 - 등롱시(燈籠詩) (0) | 2021.04.03 |
이규보 - 동명왕편(東明王篇) (0) | 2021.04.03 |
이규보 - 북산잡제(北山雜題) (0) | 2021.04.03 |
진화 - 야보(野步) (0) | 2021.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