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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 임단역에 묵으면서
십일숙임단역(十日宿林丹驛)
안축(安軸)
黃昏投古館 數戶閉柴扉
황혼투고관 수호폐시비
隔岸人猶語 棲林鳥已稀
격안인유어 서림조이희
幽窓多鬱氣 暖堗挫寒威
유창다울기 난돌좌한위
年儉困供億 寧敎妻子肥
년검곤공억 녕교처자비 『謹齋先生集』 卷之一
해석
黃昏投古館 數戶閉柴扉 | 황혼에 옛 여관에 투숙하니 몇 집의 사립문 닫혀 있네. |
隔岸人猶語 棲林鳥已稀 | 언덕 너머의 사람은 오히려 말하나 숲에 깃든 새는 이미 드물다네. |
幽窓多鬱氣 暖堗挫寒威 | 깊은 창엔 울적한 기운이 많고 따뜻한 구들엔 추운 기운 꺾였네. |
年儉困供億 寧敎妻子肥 | 흉년들어 구휼함【공억(供億): 가난한 사람들을 구휼하여 안심시킴. ‘억(億)’은 안(安)의 뜻.】이 곤궁하니 어찌 처자를 살찌게 할 수 있으리오. 『謹齋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강원도 평강현(平康縣) 북쪽에 있는 임단역에 머물며 흉년으로 곤궁에 빠진 백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저물녘에 오래된 객관에 투숙했는데, 객관 주위 민가들 몇몇 집들은 모두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그래서 사람도 보이지 않더니 저쪽 언덕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고 숲으로 날아드는 새들도 간간이 보일 뿐이다. 방 안에 들어오니 매우 울적하고(사람들과 서로 소통하지 못해서), 온돌에 몸을 녹이자 추위가 풀린다. 올해는 흉년이 들어 모든 생활 물자가 넉넉하지 않으니, 어떻게 처자식을 살찌게 먹일 수 있단 말인가?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26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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