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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호에 늦게 낀 아지랑이
동정만애(洞庭晚靄)
이색(李穡)
一點君山夕照紅 闊吞吳楚勢無窮
長風吹上黃昏月 銀燭紗籠暗淡中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一點君山夕照紅 일점군산석조홍 |
한 점의 군산(君山)【동정호 가운데 있는 산】엔 석양빛 비추고 |
闊吞吳楚勢無窮 활탄오초세무궁 |
오나라와 초나라【동정호 동남쪽에 있는 두 나라】를 삼킬 듯한 기세가 무궁하구나. |
長風吹上黃昏月 장풍취상황혼월 |
긴 바람 불어오며 황혼의 달 떠오르니 |
銀燭紗籠暗淡中 은촉사롱암담중 |
은 촛불이 암담한 중에 비단 주머니에 들어 있는 듯하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
해설
이 시는 「동오팔영」을 본떠서 지은 8수 가운데 첫 수인데, 제목에 달린 주에 다음과 같은 저작 배경이 실려 있다. 「동오팔영」은 심약이 지은 것인데, 송나라 송적(宋迪)이 이에 그림을 그려 『동파집』에 실었다. 목은이 어렸을 때 『동파집』에서 이 시를 읽고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지금 병을 앓고 나서 마음에 근심이 많았을 때 우연히 『동파집』의 주를 보고는 흥이 나서 이 시를 짓게 되었다는 것이다[東吳八詠 沈休文之作也 宋復古畫之 載於東坡集 予少也讀之而忘之矣 今病餘悶甚 偶閱東坡詩註 因起東吳之興 作八詠絶句].
끝없이 펼쳐져 바다 같은 동정호(洞庭湖) 한가운데 산처럼 솟은 섬에 저녁노을이 지는데, 저녁 물결은 마치 동남쪽에 있는 오나라와 초나라를 다 삼킬 듯 호수 주변 땅에서 거침없이 출렁대고 있다. 밤이 되자 먼 곳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저녁달이 솟아오른다. 저녁이 되어 물안개가 피어오르자 달빛이 희미해지는데, 그것은 마치 깁으로 두른 등불 속에서 타고 있는 은촛불처럼 보인다.
『소문쇄록(謏聞瑣錄)』에는 “우리나라에서 진실로 고금에 가장 뛰어나다고 할 만하다[於東方 眞可橫絶古今].”라고 극찬(極讚)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98~29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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