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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의 회포를 풀어내다
견회(遣懷)
이색(李穡)
倏忽百年半 蒼黃東海隅
숙홀백년반 창황동해우
吾生元跼蹐 世路亦崎嶇
오생원국척 세로역기구
白髮或時有 靑山何處無
백발혹시유 청산하처무
微吟意不盡 兀坐似枯株
미음의부진 올좌사고주 『牧隱詩藁』 卷之二十八
해석
倏忽百年半 蒼黃東海隅 | 어느새 문득 반백 살로 거친 동해 귀퉁이에 있네. |
吾生元跼蹐 世路亦崎嶇 | 내 삶이란 원래 뒤뚱뒤뚱 걸었고 세상의 길은 또한 기구했지. |
白髮或時有 靑山何處無 | 흰 머리야 혹 이따금 있을 테고 청산은 어느 곳인들 없겠는가? |
微吟意不盡 兀坐似枯株 | 은미하게 읊조리니 뜻이 다함이 없어 허리 펴고 앉으니 마른 나무 같구나. 『牧隱詩藁』 卷之二十八 |
해설
인생의 만년에 인생을 회고하며 지나온 삶을 안타까워하며 지은 시이다.
어느새 벌써 오십이다. 동해 구석 고려(高麗)에 태어나 무엇을 했는지 허둥지둥 바쁘게 보냈다. 한시도 편안하게 보내지 못한 채 움츠리며 살았는데, 세상길인 벼슬길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 많았다. 오십이 넘었으니 흰머리야 어느 때인가 생길 것인데, 이 한 몸 숨길 곳 없겠는가?(또는 이렇게 살다가 죽더라도 어느 곳이나 묻힐 곳 없겠는가?) 작은 소리로 읊조리자니, 생각이 끝이 없어 시름에 잠긴 내 늙은 모습이 마치 마른 나무그루 같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04~30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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