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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현재의 만족을 읊조리며
우음(偶吟)
이색(李穡)
桑海眞朝暮 浮生況有涯
상해진조모 부생황유애
陶潛方愛酒 江摠未還家
도잠방애주 강총미환가
小雨山光活 微風柳影斜
소우산광활 미풍류영사
自回遠游意 獨坐賞年華
자회원유의 독좌상년화 『牧隱詩藁』 卷之二十二
해석
桑海眞朝暮 浮生況有涯 | 뽕밭이 바다되는 건 진실로 아침이 저녁 되는 것 같으니 뜬 삶이 하물며 끝이 있음에랴. |
陶潛方愛酒 江摠未還家 | 도잠은 술을 좋아하고 강총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네【양(梁)나라 문인(文人) 강총(江摠)이 난리를 만나서 고향을 떠나, 그의 외숙이 있는 영남(嶺南)으로 가서 의탁하였는데,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를 지었다.】. |
小雨山光活 微風柳影斜 | 이슬비가 산빛에 드러나고 미풍이 버들개지 그림자에 비끼네. |
自回遠游意 獨坐賞年華 | 스스로 멀리 유람할 뜻을 돌리고 나선 홀로 앉아 좋은 세월[年華]을 감상하네. 『牧隱詩藁』 卷之二十二 |
해설
홀로 은거하여 자연을 즐기려는 심정을 노래한 시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자연의 변화란 짐작할 수 없는데, 그러한 자연에 비해 인생은 어떠한가? 너무나 순식간에 지나가고 마는 것이 인생이다. 도잠은 작은 벼슬에 허리를 굽히지 않겠다고 고향으로 돌아가 술을 즐기며 살았고, 강총은 호사스런 생활을 하다가 난리를 만나 세상사 허무하다는 생각에 난리를 핑계로 산속에 은거하다 45세가 되어서야 돌아왔다(목은 역시 이 두 사람과 같은 심정이라는 의미). 때마침 가랑비에 산빛은 생기가 돌고 실바람이 부니 버들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 년 가운데 가장 좋은 계절인 봄이다. 멀리 나가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기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이곳이 참으로 아름답기에 여기서 즐기고 싶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94~29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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