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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서니 가련한 내 삶
의장(倚杖)
이숭인(李崇仁)
倚杖柴門外 悠然發興長
의장시문외 유연발흥장
四山疑列戟 一水聽鳴璫
사산의렬극 일수청명당
鶴立松丫暝 雲生石竇涼
학립송아명 운생석두량
遙憐十年夢 欵欵此中忙
요련십년몽 관관차중망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
倚杖柴門外 悠然發興長 | 사립문 밖에서 지팡이 짚으니 그득하게 흥이 길게도 나네. |
四山疑列戟 一水聽鳴璫 | 사방 산은 창을 나열한 듯하고 한 줄기 물은 구슬 울 듯 들리지. |
鶴立松丫暝 雲生石竇涼 | 학이 소나무 가지 갈라진 곳에 서니 어두워졌고 구름이 바위 구멍에서 피어나니 서늘하구나. |
遙憐十年夢 欵欵此中忙 | 아득하고 가련한 10년의 꿈이여. 성실하고도 이 속에서 바빴음이.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
해설
이 시는 바쁘게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상념(想念)에 젖어 있는 시이다.
할 일이 없어 한가롭게 사립문을 나가 밖에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으니, 하염없는 감흥이 일어난다. 눈을 들어 사방을 바라보니 사방의 산은 창을 세워 놓은 듯 서 있고, 사립문 앞으로 흘러가는 한 줄기 시냇물은 구슬이 굴러가듯 맑은 소리를 내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학이 앉아 있는데 저녁이 되어 어둑어둑하고 그 뒤의 산에서는 바위굴에서 구름이 피어나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문득 지난 10년 세월을 되돌아보니, 열심히 산다고 애를 쓰던 그 생활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김종직(金宗直)은 『청구풍아(靑丘風雅)』에서 경련(頸聯)에 대해 “몹시 성당의 시를 닮았다[絶類盛唐].”라고 평했고,
조신은 『소문쇄록(謏聞瑣錄)』에서 “침통하다[沈痛].”라고 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43~344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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