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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색 - 여일일 우사유예지훈 자책관물심천 개유완물상지구이치차이 부유물유칙 기유일물지불위오성내지용재 물지미 막미어척확 고작단가이자경(予一日 偶思游藝之訓 自責觀物甚淺 蓋由玩..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여일일 우사유예지훈 자책관물심천 개유완물상지구이치차이 부유물유칙 기유일물지불위오성내지용재 물지미 막미어척확 고작단가이자경(予一日 偶思游藝之訓 自責觀物甚淺 蓋由玩..

건방진방랑자 2021. 4. 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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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루는 우연히 예에서 노닐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생각하며 사물을 봄이 매우 어설픈 것은 대개 사물만 감상하다가 본성을 잃을까[玩物喪志]하는 두려움으로 이렇게 되었던 건 아닌가 자책했다. 일반적으로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으니 어찌 하나의 사물이라도 내 본성 내면에 쓰임이 없겠는가. 생물 중 미물로는 자벌레보다 작은 것 없기에 짧은 시를 지어 스스로 경계한다.

여일일 우사유예지훈 자책관물심천 개유완물상지구이치차이 부유물유칙 기유일물지불위오성내지용재 물지미 막미어척확 고작단가이자경(予一日 偶思游藝之訓 自責觀物甚淺 蓋由玩物喪志是懼而致此耳 夫有物有則 豈有一物之不爲吾性內之用哉 物之微 莫微於尺蠖 故作短歌以自儆)

 

이색(李穡)

 

 

尺蠖汝何屈 屈甚折汝骨

척확여하굴 굴심절여골

尺蠖汝何伸 伸甚辱汝身

척확여하신 신심욕여신

乍伸又乍屈 一生無所拂

사신우사굴 일생무소불

所以古之學 敎人先格物

소이고지학 교인선격물

奈之何今人 一向趨要津

내지하금인 일향추요진

講學貴不息 施功尤有則

강학귀불식 시공우유칙

況當列簪紳 自用人必嗔

황당렬잠신 자용인필진

因之得明德 上帝臨赫赫

인지득명덕 상제림혁혁

周旋無貳心 不用賦尺蠖

주선무이심 불용부척확 牧隱詩藁卷之九

 

 

 

 

해석

尺蠖汝何屈 屈甚折汝骨 자벌레야 너는 왜 굽히니? 굽힘이 심해지면 너의 뼈 꺾어진단다.
尺蠖汝何伸 伸甚辱汝身 자벌레야 너는 왜 펴니? 폄이 심해지면 너의 몸 욕된단다.
乍伸又乍屈 一生無所拂 잠깐 펴고 또 잠깐 굽히니 일생에 거슬리지 않는 구나.
所以古之學 敎人先格物 이와 같은 까닭에 옛 사람의 학문은 사람에게 먼저 격물을 가르쳤는데
奈之何今人 一向趨要津 어째서 지금 사람들은 하나같이 요직요진(要津): 중요한 나루인데, 곧 요직(要職)을 말한다.에만 달려가나?
講學貴不息 施功尤有則 배움을 강설하는 것은 쉬지 않음을 귀히 여기고 공을 베풂은 더욱 법칙이 있네.
況當列簪紳 自用人必嗔 게다가 관원[簪紳]을 나열시킴에 당해선 멋대로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냄을 당하리.
因之得明德 上帝臨赫赫 이런 것들로 인해 밝은 덕을 얻으면 상제가 임함이 밝디 밝으리라.
周旋無貳心 不用賦尺蠖 움직임에 두 마음이 없다면 자벌레에 대해 지을 것도 없으리. 牧隱詩藁卷之九

 

 

해설

이 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목은(牧隱)이 하루는 우연히 유예(游藝)의 훈계가 생각나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매우 얕은 까닭은, 대체로 사물을 지나치게 완상하다가 본심을 잃게 될까 하는 점을 두려워함으로써 이렇게 된 것이라고 스스로 책망하였다. 대체로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대한 법칙이 있는 것이니, 어찌 어느 한 가지 사물인들 내 성() 안의 쓰임이 되지 않을 것이 있겠는가? 사물 중에 미세하기로는 자벌레보다 더 미세한 것이 없기에 자벌레를 소재로 삼아 단가(短歌)를 지어서 스스로 경계하는 바를 노래한 것이다. 외물(外物)에 내재한 리()를 살펴 내아(內我)를 반관(反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6구는 자벌레에 내재(內在)한 리()를 설명하고, 7~12구는 격물(格物)을 우선으로 하였던 옛날의 학문과는 달리 세리(世利)만을 추구하여 수없이 굴신(屈伸)하는 세인들의 행태를 묘사하고 있고, 13~끝구는 이들과 함께 조정(朝廷)의 반열에 올라 일을 할 때마다 기롱을 당하는 내아(內我)를 반관(反觀)하면서, 세인(世人)들과 같이 두 마음을 품고 굴신(屈伸)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318~319

 

 

인용

작가의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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