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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승(蠅)
김정희(金正喜)
天末蟲飛沸若雷 幾時大火聚邊回
憐渠浮世多情甚 抵死驅之抵死來 『阮堂先生全集』 卷十
해석
天末蟲飛沸若雷 천말충비비약뢰 |
하늘 끝에 벌레 날아 들끓기가 우레 같으니 |
幾時大火聚邊回 기시대화취변회 |
어느 때 대화【대화(大火)는 28수 가운데 하나인 심성(心星)의 별칭인데, 5월이 되면 해가 넘어가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대화성이 남쪽 하늘의 중앙에 위치한다고 한다. 곧 5월이 되었다는 뜻이다. 『大戴禮記 夏小正』】가 모인 근처로 돌아갈까? |
憐渠浮世多情甚 련거부세다정심 |
가련한 너는 뜬 세상과 많이 정이 깊어 |
抵死驅之抵死來 저사구지저사래 |
죽기를 작정하고 몰아내지만 죽기를 작정하고 오네. 『阮堂先生全集』 卷十 |
해설
이 시는 추사(秋史)가 유배 시절 파리를 보고 읊은 영물시(詠物詩)로, 탁물사의(托物寫意)하여 현세태(現世態)를 풍자하고 있다.
추사 유배시(流配詩)의 특징 중에 하나는 시를 통하여 현 세태를 꼬집어 비방하거나 현 세태에 아유(阿諛)하는 면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시는 이와 다르다. 하늘 끝에 파리가 날아 우레 같이 들끓으니【천말(天末)은 유배지이면서 천(天)은 임금이며, 많은 파리는 아유배(阿諛輩)를 비유한 것임】, 어느 때 대화가 모인 가로 돌아갈까(阿諛輩가 사라지기를 희망)? 불쌍한 너는 뜬세상과 너무도 다정해서, 한사코 몰아내면 기어코 기어든다(阿諛輩가 사라지기를 희망하지만, 세상과 너무나 잘 맞아 몰아내도 또 이른다는 풍자의 의미).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35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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