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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으로 일을 읊다
즉사(卽事)
이건창(李建昌)
一春多病掩茅茨 孤負山紅澗碧時
懶往人家猶戀客 疎看書卷未忘詩
新菘露滴侵籬葉 老杏風搖過屋枝
睡起開門成獨笑 小鬟襁負戱嬰兒 『明美堂集』 卷二
해석
一春多病掩茅茨 일춘다병엄모자 |
한 봄에 병 많아 초가집 닫고 |
孤負山紅澗碧時 고부산홍간벽시 |
외로이 붉은 산과 푸른 시냇물 저버렸네. |
懶往人家猶戀客 라왕인가유련객 |
남의 집 가는 건 게으르지만 오히려 손님을 그리워하고 |
疎看書卷未忘詩 소간서권미망시 |
어설피 책을 보지만 시 짓기는 잊지 못하네. |
新菘露滴侵籬葉 신숭로적침리엽 |
새 배추가 이슬 맞아 잎사귀는 울타리를 넘어오고 |
老杏風搖過屋枝 로행풍요과옥지 |
오랜 은행이 바람에 흔들려 가지는 집을 지나왔네. |
睡起開門成獨笑 수기개문성독소 |
자다 일어나 문 열고 혼자 웃으니 |
小鬟襁負戱嬰兒 소환강부희영아 |
어린 계집종이 강보에 지고 아기와 장난치네. 『明美堂集』 卷二 |
해설
이 시는 1877년 봄에 오수(午睡)를 즐기다 일어나 한정(閑情)을 노래한 것이다.
봄 내내 병이 잦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여 외로이 산에 핀 꽃이랑 맑은 시냇물을 등지고 지냈다. 남의 집에 가기는 게을러 하고 오히려 손님이 찾아와 주길 바라며, 책은 대략 펼쳐 보지만 시 짓는 일은 잊지 못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슬 맞은 새숭채는 수북이 자라 울타리를 덮치고, 바람에 흔들리는 오래된 살구가지는 지붕을 넘어간다. 자다 일어나 문을 열고 어린 계집종이 갓난아이를 강보에 업고 노는 것을 보고 홀로 웃는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363~364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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