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왕퇴에서 발견된 B.C. 168년의 백서 노자
『노자(老子)』는 단행본으로 존재(存在)한 것이 매우 오래된, 그 정확한 추정이 가능한 희귀한 책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아주 확실하게 말하면 오늘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노자(老子)』와 거의 유사한 책이 신약성서가 쓰여진 시대보다, 최소한 300년을 앞서 실재(實在)했다는 것이 고고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1973년 11월부터 1974년 초에 이르기까지 중국(中國)의 호남성마왕퇴(湖南省馬王堆, 마왕뛔이)라는 곳에서 한묘(漢墓)를 발굴했는데 그 3호 분묘에서 대량의 가 나왔다. 백서(帛書)라는 것은 비단에 먹과 붓으로 쓴 책을 말한다. 이 백서 중에 바로 오늘날의 『노자(老子)』 책과 그 내용이 거의 비슷한 『노자(老子)』 백서(帛書)가 2종이 나왔는데, 소전(小篆)체로 쓰인 한 종을 갑본(甲本)이라 하고, 예서(隸書)체로 쓰인 한 종을 을본(乙本)이라 한다. 갑(甲)ㆍ을(乙)이 모두 오늘날의 ‘도덕경(道德經)’이 아닌 ‘덕도경(德道經)’의 체제로 되어 있으나 그 내용은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도덕경(道德經)』과 큰 차이가 없다. 한 80% 이상이 대강 일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삼호(三號) 분묘에 묻힌 연대를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있다. B.C. 168년이다. 이 『노자(老子)』 비단책은 여기 묻힌 대후이창(軑侯利蒼)의 아들이 생전에 보았던 초본(抄本)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백서의 출현으로도 노자(老子)라는 사람을 아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이 백서의 출현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노자(老子)』 책의 권위를 추락시키지는 않았다. 오히려 중국의 고전(古典)이 얼마나 그 전사(傳寫)의 역사가 정확한 전승을 지키고 있는가 하는 것을 입증하여 주었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놀랄 일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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