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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은중경』 대성공의 비결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은중경』 대성공의 비결

건방진방랑자 2023. 3. 3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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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중경대성공의 비결

 

 

정조부모은중경을 펴내고(1796) 게송을 지었는데, 그 게송에 화답하여 당시의 영의정이었던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이 지은 게송을 보면 당시 편견없이 부모은중경을 읽은 사람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번암집樊巖集59).

 

 

신이 연전에 우연히 죽산(竹山) 칠장사(七長寺)에 올라 갔다가, 그곳에 부모은중경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나이다. 그것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채 반도 나가기 전에 감격하여 눈물이 저절로 눈시울 안에 가득하게 되었나이다. 이는 사람이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지 억지로 된 것이 아니옵니다.

臣年前, 偶上竹山七長寺, 見有恩重經. 拈讀未半, 感淚目然盛眶, 此人心之不待勉强而然者.

 

대저 우리 유가에서는 불승(佛乘)이라 하면 오랑캐 놈들의 것으로 간주하지 않으면 나아가 오륜의 중함도 모르는 것이라고 배척합니다. 그러나 이 은중경을 보면 부모의 은혜가 중함을 설파하는 데 그 묘사가 너무도 진솔하고 핍절하여 보통사람들이 이르지 못하는 경지에 이르게 하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심도가 깊고 깊습니다. (중략)

夫吾儒之不以佛乘爲在夷狄, 則進之者以其不知有五倫之重也. 今是經也, 說及父母恩重, 描寫得十分眞切, 造人所不能到, 其感人之深.

 

그리하여 승인(僧人)에게 간청하여 은중경을 끼고 내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진귀하게 여겨 아끼고 애호하옵나이다. 세간에 저와 같이 이 책을 보는 자가 적은 것만을 한탄하옵나이다.

遂懇僧人挾以來, 至今置在丌上, 珍惜愛護, 恨世之同我見者盖尠.

 

 

물론 왕의 보호가 있으니 이런 말을 마음 놓고 하는 것이겠지만, 조선왕조의 영의정의 입에서 이런 말을 공식적으로 듣는다는 것은 우리의 상념을 여지없이 격파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유학에 심취한 자라도 은중경을 읽으면 부모님의 은혜에 관해 어떤 진솔한 느낌이 촉발된다는 그 고백은 진정성이 인정된다. 그 진정성의 핵심은 역시 엄마의 정을 묘사했다는 데 있다.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위압적이고 권위적이고 수직적이고 당위적이고 이성적인데 반해, 엄마에 대한 감정은 인종적이고 포용적이며 수평적이고 자연적이고 감성적이다. 따라서 부모은중경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엄마에 대한 원초적 느낌을 촉발시킨다. 아버지에 대한 효는 강요되는 느낌이 있지만 엄마에 대한 감정은 효라는 말을 떠나 그냥 스스로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것이다. 이것이 부모은중경의 대성공의 비결이라 할 것이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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