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효경한글역주, 13장 기효행장 - 효행의 다섯 가지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13장 기효행장 - 효행의 다섯 가지

건방진방랑자 2023. 4. 2. 14:05
728x90
반응형

 기효행장(紀孝行章) 제십삼(第十三)

 

 

효행의 다섯 가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효자가 부모를 섬긴다고 하는 것은 다음의 다섯 가지 상황이 있다. 평소 집에 거()하고 계실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공경함을 다하고, 부모님을 봉양할 때에는 자식으로서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을 다하고,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셨을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슬픔을 다하고, 영혼을 제사지낼 때에는 자식으로서 그 근엄함을 다한다. 이 다섯 가지를 온전하게 다 해야만 비로소 그 부모를 잘 모셨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疾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五者備矣, 然後能事親.
 
그리고 또 부모님을 모시는 자는,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교만하지 말아야 하며, 아랫자리에 있을 때는 함부로 난동을 부리면 아니 되며, 군중 속에 있을 때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면 결국 그 지위를 잃게 되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난동을 부리면 형벌을 받게 되며, 군중 속에 있으면서 함부로 다투면 칼에 찔리고 마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위험을 삶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매일 소ㆍ양ㆍ돼지를 희생으로 삼아 맛있게 봉양해 드려도, 여전히 불효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事親者, 居上不驕, 爲下而不亂, 在醜不爭. 居上而驕則亡, 爲下而亂則刑, 在醜而爭則兵. 此三者不除, 雖日用三牲之養, 繇爲弗孝也.

 

기효행(紀孝行)’이란 효행을 기록함이란 뜻이며, 따라서 본 장은 효자의 자격을 그 구체적인 행동으로써 논하고 있다. 과연 효도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과연 효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 어떠한 조건을 구비해야 하는가?

 

이 효자의 자격요건으로서의 효행을 다섯 가지로 논하고 있다. 보통 오효(五孝)’라고 하면, 천자, 제후, 경대부, , 서인의 오등효(五等孝)를 가리키지만, 때로는 여기 5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오효가 구비되어야만 비로소 효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효는 삶의 단계(3)와 죽음의 단계(2)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것은 인간존재의 파악 자체가 삶과 죽음의 단계를 포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체의 죽음으로써 그 존재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도 가정의 일원으로서 계속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고대중국의 인간관의 특징이다.

 

그래야만 존재와 존재의 연결고리가 확보되고 역사(History)라고 하는 연속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서양의 경우는 천당이나 사후세계가 있거나 또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있어 그러한 신화적 경계(mythic realm)를 통해 존재의 단절을 극복한다. 그러나 중원문명을 중심으로 하는 한자문화권의 인문세계에서는 그러한 신화적 경계(境界)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인문세계의 연속성을 가정의 연대감으로 확보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제사라는 것이다.

 

제사는 가정이라는 장()의 성화(聖化, sacralization)이며 존재의 단절의 연접(continuation)이다. 따라서 효는 삶의 제식일 뿐 아니라 죽음의 제식이다. 죽음의 제식을 온전하게 거행해야만 비로소 효는 완성되는 것이다.

 

삶의 단계
Life
(): 일상적 거함 (): 공경 존재와 역사의 연속성
Continuity
(): 일상적 봉양 (): 즐거움
(): 질병 (): 근심
죽음의 단계
Death
(): 돌아가심 (): 슬픔
(): 제사 지냄 (): 근엄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물리적으로 부모님을 어떻게 잘 해드리냐, 그 대상화된 봉양에 효의 궁극적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의 유지방식, 즉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나를 인식하는 나 자신의 내면화된 가치관이 더 본질적이라고 하는 사실이다. 부모님을 아무리 잘 해드리려고 해도 나 자신의 존재의 관리가 개판이면 그것은 불효일 뿐이다. 부모님을 잘 해드리는 것보다,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함부로 나대지 않으며 대중들과 섞여 살 때는 다투지 아니 하는 내면적 삶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의 허()를 유지하면서 나의 존재의 온전함, 신체발부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효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사친(事親)의 본질(本質) 거상(居上)
In a high position
불교(不驕)
Not self-conceited
위하(爲下)
In a low position
불란(不亂)
Not riotous
재추(在醜)
In the midst of mass
부쟁(不爭)
Not contentious

 

논어(論語)』 「위정(爲政)에서 자유(子游)공자에게 효를 묻자 공자가 대답한 말을 한번 상기 해보는 것도 효경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유익할 것이다: “요즈음 효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잘 봉양하는 것만을 일컫는 것 같다. 허나 개나 말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또한 봉양해주기는 마찬가지인데, 공경함이 없다면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겠느냐[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大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재추부쟁(在醜不爭)’()’(, 무리)’의 뜻이다. 시경맹자(孟子)등에 용례가 있다. ‘()’은 병기에 찔려 죽는다는 동사이다. 우리말에 칼침맞는다’, ‘칼부림당한다가 이 맥락에 꼭 해당된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