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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4. 인성교육이란 이름의 폭력 본문

연재/배움과 삶

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4. 인성교육이란 이름의 폭력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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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성교육이란 이름의 폭력

 

 

세월호 사건인성사이엔 아무런 관련도 없음에도 교육으로 접근하면 인성교육과 같은 황당한 발상이 가능해진다.

 

 

 

교육만능주의에 기댄 인성교육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상담이 부족하여 아이들의 폭력성을 잠재우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상담교사 증원설이 등장하고,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얘기하면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청년들 입에서 헬 조선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역사교육 정상화가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교육의 패턴이 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교육만능론이다. 교육에 대한 정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강의식 수업과 주입식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에는 쇳물을 틀에 부어 제품을 만들 듯, 인간에게도 같은 것을 주입하면 같은 인간이 된다주형론鑄型論적 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지식 위주의 교과가 모든 과목을 압도하는 힘을 발휘하고, 그걸 얼마나 잘 암기하고 있느냐가 성적을 좌우하는 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바로 인성교육법이고, 그 밑바탕엔 교육을 통해 인성을 키울 수 있다교육만능론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교육을 통해 단순한 지식은 알려줄 수는 있겠지만, 감정적인 부분을 바꾸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다. 그런 식의 의도적인 교육을 통해 변화된다기보다 잠재적인 교사의 행동이나 언어를 통해, 사회구조를 통해 더 많은 변화가 촉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논의 중엔 밖에 있는 완벽한 진리를 채워 넣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지니고 태어난 완벽한 것을 끄집어낸다고 정의하기도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친 것과 학생의 생각이 엇나간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72년 유신헌법에 따른 교육과정에 대한 얘기다. 197210월에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전국의 학교가 유신체제를 옹호하고 분배를 공산주의 사상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오로지 성장제일주의만을 가르쳤다. 더욱이 그때는 언론마저 모두 장악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하나의 생각을 가르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정부 우호주의자가 되거나, ‘완벽한 반공주의자가 되어야 했을 테지만, 오히려 사회적인 발언을 많이 하며 정면에 서서 맞섰던 것이다.

 

 

교련, 권위주의적 학교 체제, 국민교육헌장 등 수많은 교육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부마항쟁 땐 전면에 나서 정부를 비판하고 의견을 냈다.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을 요하지만, 즉각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려 한다

 

둘째는 교육의 결과가 단기간에 나온다는 생각이다. ‘세월호 사건이 사람들의 인성이 부족해서 일어났다는 결론을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운운하는 것은 교육의 효과를 완전히 매도하는 말이라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교육의 효과는 지금 당장 나오지 않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드러날지, 그때 어떤 결과로 발현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우치다쌤교육은 공들인 것과는 다른 모양새로 다른 시간, 다른 곳에서 되돌아오는 시스템입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자판을 두드리면 화면에 문자가 뜨는 게 아니라 사흘 후에 그림엽서가 도착한다든지 삼 년 뒤 호박을 두 개 받게 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를 춤추게 하라, 32라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을 쥔 사람들은 이런 장기적인 안목을 깡그리 잊어버렸고, 오로지 투입input-산출output의 경제적 교육관만이 전면에 자리잡혀 있다. 이런 현실이기에 교육전문가를 자임하며 고민을 하는 교사가 연수에서 강사에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은 뭔가요? 또는 학교에선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육주체의 한 축으로 돼지엄마라 불릴 정도로 여러 정보를 알고 있는 부모는 학원에 보낸 지 반 년이나 넘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으니 학원을 옮겨야겠어라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건 교육을 교육으로 본다기보다, 지금 당장 효과가 나는 공장의 제품 생산과정으로 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이란 이름의 폭력을 행사하는데 전혀 주저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이다.

 

 

교육이야말로 눈 앞의 것에 현혹되는 게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고 높은 시좌를 지녀야 하는 일인데, 현실은 반대다.

 

 

 

한껏 무르익어가는 분위기

 

이런 교육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토대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전혀 교육적이지 않은 인성교육이 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거부감 없이 학교에서 수업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전혀 교육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단순히 폭력적이라 표현해도 되는 것이다.

강의실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권재원쌤이 목소리를 더욱 더 높여 이야기를 전달했는데,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단순히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는 진심이 전해졌다. 권재원쌤은 왜 인성교육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얘기와 인성교육이 아닌 어떤 교육이 지금 필요한가?’에 대해 얘기를 이어갔다. 그에 대한 얘기는 다음 후기에서 본격적으로 하도록 하자.

 

 

강의는 다양한 것들을 꿰뚫고 지나간다. 이제 본격적으로 인성교육과 교육과정의 문제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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