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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서대문 형무소 - 6. 닫는 글: 역사를 기억으로 남게 하는 법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서대문 형무소 - 6. 닫는 글: 역사를 기억으로 남게 하는 법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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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닫는 글: 역사를 기억으로 남게 하는 법

 

 

시간은 분명히 흐른다.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도 눈 깜빡하는 사이에 과거가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과연 같은 사람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정체성은 무엇으로 보장되는가?

 

단재학교에서 벌써 4년째 만나고 있는 학생이 있다.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여름방학 때 2주 정도 보지 않다가 갑자기 보니 달라진 얼굴이 보였다. 과거의 사진과 지금 사진을 비교해서 보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학생을 과연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이런 경우 그 사람의 행동방식이나 생각은 그대로이기에 같은 사람이라 해야 하는 것일까?

 

 

예전엔 귀엽던 아이가 지금은 잘 생긴 청소년이 되었다. 과연 같은 사람일까?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 생각이 180° 달라진 경우 말이다. 나의 경우 태어나서부터 26살까지는 기독교를 열렬히 믿었고 주일성수를 인생의 목표로 삼았으며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힘들 때마다 십자가를 만지며 주님을 외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런데 2006년 이후로는 기독교의 성경을 비판하거나, 편협한 종교적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종교적 신념은 생각의 기반이기 때문에 종교를 버렸다는 것은 생각의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과연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결국 그 사람이라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외모의 같음도 아니며, ‘생각의 같음도 아니다. 외모는 당연히 시간에 따라 변하며, 생각은 어떤 길을 걸어가느냐에 따라 뒤바뀌니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걸 증명해주는 것일까?

 

 

북한을 옹호하던 입장에서 완벽히 반대하는 입장으로 전향한 강철 김영환. 과연 같은 사람일까?

 

 

 

역사가 추억으로 밀려나느냐, 기억으로 계승되느냐의 갈림길에서

 

그건 바로 어느 한 순간에 고착되지 않고 과거를 현재에 어떻게 계승하여 나다움을 드러낼까 하는 고민 속에 답이 있다.

 

기억은 가만히 놔두면 추억의 자리로 밀려나고 그러면 고착되게 마련이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내가 왕년엔 말야라는 말이 그런 격이다. 현재의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하니, 자꾸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그런 과거는 고착된 과거이며 지금의 나는 과거의 기억으로만 움직이는 인형일 수밖에 없다(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애니메이션 메모리즈마그네틱 로즈에서 하고 있음).

 

그렇기에 과거를 기억의 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서대문 형무소의 스토리텔링이 그래서 하나의 좋은 선례가 되는 것이다. 서대문 형무소가 과거의 기록들로만 도배되어 있었다면, 그래서 어떤 현재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면 그건 내가 왕년엔 말야라는 경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독립투사들의 정신이 어떻게 현대에 계승되어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보여줌으로 역사는 추억으로 고착되지 않고 기억의 자리에 당당히 남아있게 되었다.

 

이처럼 개인의 역사도 끊임없이 현재적인 관점에서 리뉴얼하고 계승하여 어떠한 모양새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과거 건빵의 마음가짐이 현재 어떻게 계승되었으며, 그것을 미래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역사를 추억이 아닌 기억에 남게 하는 방법이다. 서대문형무소에서 난 그 가능성을 보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역사적 인물을 제대로 만났다.

 

 

 

인용

목차

사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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