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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1. 교심과 주책 / 태음인의 태양 기운: 어른의 교심(驕心)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1. 교심과 주책 / 태음인의 태양 기운: 어른의 교심(驕心)

건방진방랑자 2021. 12. 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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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심(驕心)

 

어른의 교심(驕心)도 나타나는 모습은 아이의 교심(驕心)과 같다. 다만 좀 세련되게 나타날 뿐이다. 성급한 일반화, 성급한 개념화 등등, 특수한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이나 특수한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을 함부로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시키려 한다. 교심(驕心)이 강한 사람은 보통 아는 것은 많다. 그런데 그 중에도 꼭 이상한, 자질구레한 것들을 들고 와서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사용한다. 그러면서 너희들은 이런 것까지는 잘 모르지?’ 하듯이 목에 힘을 준다.

 

그럴 때 딱 적절한 말이 있다. “그래, × 굵다.” 좀 심한 표현이 되려나? 그럼, 조금 점잖은 표현으로 바꿔보자. “아는 것 많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정도면 어떨까? 뭐 바꿔도 마찬가진 것 같다.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많이 나와야 하니까.

 

여기서 주의할 것은, 태음인이라고 해서 교심(驕心)에 치우친 사람, 주책(籌策)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 그냥 전형적인 태음인으로 살며 양()적인 영역은 아예 회피하는 사람으로 딱 갈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 부분에서는 주책(籌策)을 보여주는 사람이 다른 부분에서는 교심(驕心)을 보여주기도 하고, 전체적으로는 교심(驕心)을 잘 극복하고 있는 사람도 환경 변화에 따른 압박이 너무 크면 교심(驕心)을 드러내기도 하다.

 

앞에서 YS 시계 이야기를 했다. 노무현(盧武鉉, 1946~2009) 후보가 자신의 눈에 비친 김영삼 전대통령의 특수한 모습을 기준으로 하면서, 대중이 느끼는 김영삼 전대통령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무시했기에 큰 곤경을 치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위에 어울리지 않게 소탈하다는 평을 듣는다. 태음인이 교심(驕心)을 어느 정도 극복했느냐에 대해서 가장 일반적인 판단기준으로 사용할 만한 것이 바로 소탈함이다. 그런데 그토록 소탈한 노무현 대통령도 교심(驕心)의 함정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교심(驕心)이란 조금만 방심하면 고개를 드는,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만일 노무현 후보가(후보 시절 이야기니 호칭을 거기에다 맞추자) 교심(驕心)이 더 강했더라면 더 큰 낭패를 치를 수도 있었다. 자신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고, 지나치게 고개를 숙인 일을 부득부득 옳은 일이라고 주장했으면 점점 사태를 악화시켰을 테니까. 사실 그 일이 옳았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를 노무현 후보로는 한 보따리쯤은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정도의 판단근거가 없이 쉽게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보따리는 끝내 풀지 않았다. ‘내가 잘못 판단했다라고 너무 빨리, 너무 순순히 인정했다. 그래서 그나마 수습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후보 경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교심(驕心)이 잠깐 빤짝했다가 그럭저럭 극복된 것이다.

 

교심(驕心)주책(籌策)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는 의미로 몇 마디만 덧붙이자. 교심(驕心)의 극복에는 다양한 경험이 으뜸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태음인은 다른 체질보다 호기심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집안 분위기나 부모의 생활 모습, 아이의 지능 정도에 따라 좀 다르기는 하지만, 태음인 아이들은 다른 체질보다 확실히 9시뉴스나 신문을 보기 시작하는 시기가 빠르다. 간접 경험이라도 많이 쌓으려는 노력인 것이다. 웬만하면 허락하는 것이 좋다.

 

아이 학원 보낼 돈으로 국토순례라도 보내서 고생도 좀 시키고, 봉사활동이나 사회참여 활동에 꾸준히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좋은 투자다. 이런 부분은 체질을 불문하고 좋은 교육이지만, 매사에 경험론적 접근을 중시하는 태음인 아이에게는 특히 중요한 일이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태음인은 인간 교류의 폭을 넓혀야 교심(驕心)에 빠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을 사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교심(驕心)은 위의 방법으로 극복되는데, 어른의 교심(驕心)은 어느 정도 굳어지면 고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자신이 진짜 존경할 만한 태음인, 즉 자신과 비슷한 성향에서 출발해서 교심(驕心)을 극복한, 그래서 과묵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태산 같아진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게 되면 교심(驕心)이 많이 완화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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