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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주희 - 이(理)와 기(氣)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주희 - 이(理)와 기(氣)

건방진방랑자 2022. 3. 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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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기()

 

 

모든 형이상학자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다루려는 사상가들입니다. 그래서 형이상학은 구성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설명하기도 힘든 학문입니다. 장재가 얼음과 물의 비유로 자신의 형이상학, 즉 기론(氣論)을 사유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이렇듯 형이상학자의 사유를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어떤 비유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형이상학자가 사용하는 비유를 정확히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그의 형이상학적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형이상학적 감수성이 남달랐던 주희는 어떤 비유로 자신의 형이상학을 구성하고, 설명했을까요? 먼저, 그가 사용했던 수많은 형이상학적 비유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보여주는 구절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가 있기에 도리가 바로 그 안에 내재되어 있다. 기가 없다면 도리는 있을 곳이 없게 된다. 이것은 마치 물속에 달이 있는 것과 같다. 반드시 물이 있기에 비로소 하늘 위의 달을 비출 수 있으니, 만약 물이 없다면 결국 물에 비친 달도 없게 될 것이다. 주자어류60 : 45

有這氣, 道理便隨在裏面, 無此氣, 則道理無安頓處. 如水中月, 須是有此水, 方映得那天上月, 若無此水, 終無此月也.

유저기, 도리편수재리면, 무차기, 즉도리무안돈처. 여수중월, 수지유차수, 방영득나천상월, 약무차수, 종무차월야.

 

 

주희의 유명한 존재론은 이기론(理氣論)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희에게 이()라는 개념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만들어낸 최고의 원리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주희는 이가 만물 위에 있지만 또한 모든 만물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는 반드시 기() 가운데 있다고 말한 것이지요. 그러나 초월적으로 있는 기 속에 내재되어 있든 관계없이 이는 모든 만물 가운데 항상 동일한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반면 주희가 말한 기는 개별성의 원리를 의미합니다. 장재의 기론을 한번 생각해볼까요? 장재에 따르면, 기는 흩어지고 모이면서 다양한 객형을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특성이 기가 개별성의 원리임을 보여주는 측면이지요. 다시 정리하면, 이는 동일성(identity)의 원리라고 할 수 있고, 이와 달리 기는 구별(distinction)이나 차이(difference)의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부여받아 태어난 인간이 그것을 자신의 본성으로 삼게 된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주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개별자가 이를 받아서 자신의 본성으로 삼고, 기를 받아서 자신의 고유한 형체를 갖추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어떤 개별자라도 반드시 이와 기를 동시에 갖춰야만 존재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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