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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진단과 치료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진단과 치료

건방진방랑자 2022. 3. 1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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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과 치료

 

 

나 도올은 매일 클리닉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현직 의사다. 환자란 몸에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고통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특히 신체의 어떤 부위에서 강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고 있다. 그들에게는 고통의 구체적 현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의사인 나 도올을 찾아오는 목적은 그 고통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나를 찾아온 환자들에게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은 그 고통을 그들로 하여금 기술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에 따라 나 의사인 도올은 진단이라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런데 환자들은 대뜸, 정확한 증상을 말하지 않고 병명을 말하거나, 또 나에게 병명을 알으켜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기실 병명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병명은 X래도 좋고 Y래도 좋은 것이다. 문제는 먼저 정확한 고통의 상태가 기술되어야 하고, 그 고통이 과연 어떠한 인과관계에 의하여 발생한 것인가를 추적해야 한다. 물론 그 추적의 목적은 그 고통에 대한 원인을 앎으로써 그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고통 그 자체는 무상한 것이다(諸行無常), 환자의 고통이 무엇에 연()하여 기()한 것인가? 그 연기를 아는 것이 우리 의사의 의무요 임무다. 그 고통의 인과관계를 추적해 들어가는 작업을 진단이라고 하는데, 이 진단은 순관이요 유전연기(流轉緣起). 그리고 그 인과관계에 따라 원인을 제거하는 작업을 치료라 하는데 그 치료는 역관이요 환멸연기다. A로 인하여 B가 있다. 그러므로 A가 멸하면 B가 멸한다. 전자는 유전연기요 진단이다. 후자는 환멸연기요 치료다.

 

진 단 치 료
유전연기 환멸연기
순 관 역 관

 

 

자아! 이렇게 간단한 도식으로만 떨어지면 문제는 간단하다. 나는 하루 아침에 명의가 될 것이요, 금방 의사로서 성세를 떨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의사들이 이러한 단순한 신념 속의 오만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연상시키는 이 카주라호의 조각은 가장 출현빈도수가 높은 모티프에 속한다. 보통 샤르둘(shardul)이라고 부르는 이 짐승은 사자와 말의 혼합형태이다. 이 샤르둘상은 보통 카주라호사원들을 창조해낸 찬델라 왕조(Chandella Dynasty)의 건국신화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헤마바티(Hemavati)라는 16세의 꽃다운 브라흐만(Brahman) 가문의 과부가 어느날 용담에서 목욕을 하는데 그 황홀한 미모에 반한 달의 신, 찬드라(Chandra)가 하강하여 그녀를 범한다. 정조를 빼앗긴 과부가 달의 신을 저주하자, 달의 신은 그녀가 아들을 낳을 것이며 무적의 크샤트리야가 되어 세계를 정복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예언대로 태어난 그 아이는 16세때 이미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지팡이 하나로 사자를 제압했다 운운, 찬델라 왕조를 세운 이 소년 찬드라바르만(Chandrarvaman)의 무용을 찬양하는 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내 눈에는 그러한 투쟁적인 무용담의 상으로 풀이되기는 어려웠다. 해석의 여하와 관계없이 그 역동적 힘의 표출이 걸작이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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