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천사나 예언자보다 더 심오한 너희여, 자문해보라
제88장
1예수께서 가라사대, “천사들과 예언자들이 너희에게 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너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을 너희에게 주리라. 2그때엔 너희도 보답으로, 너희가 세상에서 발견한 그런 것들을 그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너희 자신에게 자문해보라, ‘언제나 그들은 다시 와서 그들 자신의 것을 가져갈 것인가?’라고.”
1Jesus said, “The angels(or messengers) and the prophets will come to you and give to you those things you already have. 2And you too, in turn, give them those things which you have, and say to yourselves, ‘When will they come and take what is theirs?’”
많은 주석가들이 본 장을 애매하게 해석하고 있다. 나는 내가 이해한 바에 따라 본문도 번역하였다. ‘천사’라는 번역은 콥트어에도 ‘앙겔로스(angelos)’로 되어 있기에 취한 말인데, 천상의 전령일 뿐만 아니라, 지상의 전령일 수도 있다. 여기서 천사나 예언자는 심오한 ‘나라’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하는 미디어임에 분명하다. 그러니까 이 로기온은 ‘천사들 + 예언자들’과 ‘너희’ 즉 예수의 도반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보교환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지상의 커뮤니티 상황일 수도 있고, 추구하는 자들의 내면적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일 수도 있다. 천사나 예언자가 와서 우리에게 말하는 내용도 실상 듣고 보면 심오한 초월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은 내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지식의 담론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도 내가 이 세상에서 발견한 진리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천사나 예언자들과 내가 주고받는 담론의 성격이 항상 이러한 상식적이고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의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면 그것은 진정한 정신적 고양을 가져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자문해야 할 것은, ‘천사들이나 예언자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 그들의 수준에 걸맞는 전혀 다른 담론을 과연 언제나 우리 추구인들로부터 취해갈 것인가?’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일상체험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차원이 낮을 때는 우리는 낮은 차원의 이야기밖에 할 수가 없다. 같은 학문적 대화를 해도 성균관 대제학(大提學)과 할 때와 시골 글방 훈장샌님과 할 때가 다르다.
여기 암암리, 예수의 도반들의 정신적 고양의 수준이 이미 전통적인 관념의 천사들이나 예언자들보다 훨씬 더 높은 세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시인과 격려가 깔려있다. 예수는 그토록 전통적 가치관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었고, 그를 따르는 영적 도반들의 수준에 어떤 한계를 설정하지 아니 하는 위대한 스승이었다.
▲ 으흐랄라계곡 중턱 히아신스교회(Hyacinth Church), 내부는 십자가형.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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