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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행 - 직석설(織席說)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김낙행 - 직석설(織席說)

건방진방랑자 2022. 5. 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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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돗자리 짜는 이야기

직석설(織席說)

 

김낙행(金樂行, 1708~66)

 

 

俚謔云: ‘村措大少習科文, 不成名, 爲風月, 又稍衰則業織席而遂老死.’ 蓋賤侮之言也. 而遠於儒雅, 損於風致, 織席其甚者也, 故尤鄙下之, 爲窮老者之終事. 人如是而終, 誠可哀已, 然亦循其分而已矣, 不必遽非笑之也.

今余科文風月, 皆非所事, 寓居山中, 其窮益甚, 耕耘樵採, 乃其分也, 况織席之不甚費筋力者哉? 家人悶余之徒食而無所用心, 乞席材於其兄弟家, 強要之. 且請隣翁授其法, 余不獲已, 抑而爲之, 始也手澁而心不入, 甚艱以遲, 終日而得寸焉.

旣日久稍熟, 措手自便捷, 心與法涵. 往往顧語傍人, 而經緯錯綜, 皆順其勢而不差, 於是乎忘其苦而耽好之. 非飮食便旋及尊客來則不輟焉, 計自朝至暮, 可得尺, 自能者視之, 猶鈍矣, 而在余可謂大進矣. 天下之短於才而拙於謀者, 莫如余, 學之旬月能至於是, 是技也, 爲天下之賤也可知也, 余業之固其宜哉? 雖以是終吾身, 亦不辭焉, 分所當也.

爲之有益於余者五, 不徒食一也, 簡閒出入二也, 盛暑忘蒸汗, 當晝不困睡三也, 心不一於憂愁, 言不暇於支蔓四也, 旣成而精者, 將以安老母, 粗者將以藉吾身與妻兒, 而使小婢輩亦免於寢土, 有餘將以分人之如余窮者五也. 丁丑夏五月日書. 九思堂先生文集卷之八

 

 

김홍도의 <자리짜기>

 

 

해석

俚謔云: ‘村措大少習科文, 不成名, 爲風月, 又稍衰則業織席而遂老死.’ 蓋賤侮之言也.

시골에서 우스개소리로 촌의 가난한 선비[]로 얼마간 과거문장을 익혔지만 성명을 이루지 못하면 시를 지어대다가 또 조금 노쇠하면 돗자리 짜는 걸 일삼다가 마침내 늙어 죽는다.’라고 하지만 대체로 천대하고 업신여기는 말이다.

 

而遠於儒雅, 損於風致, 織席其甚者也, 故尤鄙下之, 爲窮老者之終事.

선비다운 우아함에서 멀어지고 풍모와 운치가 손상되는 것으론 돗자리를 짜는 일이 심하기 때문에 더욱 비하했으니 곤궁한 노인의 마지막 일을 삼은 것이다.

 

人如是而終, 誠可哀已, 然亦循其分而已矣, 不必遽非笑之也.

사람이 이처럼 끝마친다면 진실로 슬퍼할 만할 뿐이지만 또한 그 직분을 따랐을 뿐이니 반드시 대번에 그것을 비난하고 비웃을 필욘 없다.

 

今余科文風月, 皆非所事, 寓居山中, 其窮益甚, 耕耘樵採, 乃其分也, 况織席之不甚費筋力者哉?

지금의 나는 과거의 문장이나 시 짓는 것은 모두 일삼지 않고 산 속에 더부살이 하며 곤궁함이 더욱 심해져 밭 갈고 김매며 나무 캠이 곧 나의 직분이니 더군다나 돗자리 짜는 일은 근력을 소비함이 심하지 않은 것에 있어서랴.

 

家人悶余之徒食而無所用心, 乞席材於其兄弟家, 強要之.

집사람이 내가 무위도식하며 마음 쓰는 게 없음을 걱정해서 형제의 집에서 돗자리 재료를 구걸하여 억지로 그걸 요구했다.

 

且請隣翁授其法, 余不獲已, 抑而爲之, 始也手澁而心不入, 甚艱以遲, 終日而得寸焉.

또한 이웃 노인에게 방법을 전수해주길 청했지만 나는 그만두게 못했고 억누른 채 그걸 하니 처음엔 손이 어설프고 마음이 이입되지 않아 매우 고생하지만 더뎌 하루가 마치도록 한 마디만을 얻었다.

 

旣日久稍熟, 措手自便捷, 心與法涵.

이윽고 날이 오래되어 점점 익숙해지니 손동작이 절로 편안하고 민첩해졌고 마음은 법과 어우러졌다.

 

往往顧語傍人, 而經緯錯綜, 皆順其勢而不差, 於是乎忘其苦而耽好之.

이따금 곁의 사람을 돌아보며 말해도 씨줄과 날줄의 짜여짐이 모두 기세에 따르며 어긋나질 않아 이에 괴로움을 잊고 그걸 즐겼다.

 

非飮食便旋及尊客來則不輟焉, 計自朝至暮, 可得尺, 自能者視之, 猶鈍矣, 而在余可謂大進矣.

밥 먹거나 용변을 보거나[便旋] 존귀한 손님이 오거나 한 게 아니면 그치지 않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산하면 한 자를 얻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잘하는 이가 본다면 둔한 듯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크게 나아졌다고 할 만했다.

 

天下之短於才而拙於謀者, 莫如余, 學之旬月能至於是, 是技也, 爲天下之賤也可知也, 余業之固其宜哉?

천하에 재주에 모자르고 꾀에 부족한 이로 나만한 이도 없지만 배운지 열흘이나 달포에 이런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 기술은 천하에 천한 것임을 알 만하고 내가 이걸 일삼은 것이 참으로 마땅하다.

 

雖以是終吾身, 亦不辭焉, 分所當也.

비록 이 일로 나의 몸을 마치더라도 또한 사양치 않으리니 직분의 마땅한 것이다.

 

爲之有益於余者五, 不徒食一也, 簡閒出入二也,

돗자리 짬에 나에게 유익한 것이 다섯 가지니 무위도식하지 않음이 첫째고 한가한 출입을 줄인 게 둘째고

 

盛暑忘蒸汗, 當晝不困睡三也, 心不一於憂愁, 言不暇於支蔓四也,

무더위에 찌는 땀을 잊고 낮에 곤히 잠들지 않음이 셋째이고 마음은 근심에 한결같지 않고 말은 지루하고 산만함에 겨를이 없음이 넷째이고

 

旣成而精者, 將以安老母, 粗者將以藉吾身與妻兒, 而使小婢輩亦免於寢土, 有餘將以分人之如余窮者五也.

이미 완성되어 잘 만든 것은 장차 노모를 편안케 할 테고 엉성한 건 장차 나의 몸과 처자에겐 깔판이 되고 어린 계집 하인들 또한 흙에서 자는 걸 면하게 하고 나머지는 장차 나와 같이 곤궁한 이에게 나눠주는 것이 다섯째다.

 

丁丑夏五月日書. 九思堂先生文集卷之八

정축(1757)년 여름 5월 모일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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