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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군대 수양록, 상병 - 02.09.17(화) 도무지 알 수 없는 조교의 감정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9.17(화) 도무지 알 수 없는 조교의 감정

건방진방랑자 2022. 7. 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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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알 수 없는 조교의 감정

 

02917()

 

 

새벽에 지긋지긋한 무기고 근무를 서고서 침낭 안에 파묻혀 행복하게 잠에 들었다. 그런 은밀한 행복감에 날카로운 기상!”이란 비명소리를 들으며 기상하고 있으니 비극적인 현실을 새삼 되새기게 되더라. 일어나기 정말 싫었지만, 이러한 현실을 맞이하기 싫었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인 걸 어쩌랴?

 

아침 점오와 식사를 마치고서 또 다시 연병장에 모였다. 어제와 똑같이 교관의 지휘 아래 맹렬히 PT를 시작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게 정말 힘들게 지탱하며 몸을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부터 코스를 이동하며 코스를 탄다. 하지만 코스만을 탈 리는 없다. 코스로 이동하면 5분간 휴식을 하도록 한 다음에 코스 설명을 듣고 몸풀기 PT에 들어간다. 그러다 자세 나오는 사람이나 조교의 맘에 드는 사람에 한하여선 코스를 태운 뒤 잠시 쉬게 하고 그렇지 않은 인원에 한하여선 계속 P.T를 시킨다. 이렇게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얼마나 미치겠던지. 그렇게 하기 싫은 P.T를 시키거나 9번 동서남북 돌기를 시킨 후에 바로 11번 발바꾸기를 시켜서 다리 힘을 모조리 빼놓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선 제대로 안 한다고 열외시키는 그런 악랄한 조교들이었다. 조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았다. 목소리 꽥꽥 질렀더니 목소리 맘에 듭니다. 쉬운 PT 하겠습니다. 10번 실시!” 그랬던 조교가 바로 상당히 맘에 안 듭니다. 자기 혼자만 살려고 동료를 죽이는 그런 올빼미 때문에 다 괴롭습니다. PT 8번 실시합니다!”라고 한순간에 돌변해서 말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들에게 조금도 인간다운 여유로움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마도 조교의 그런 냉혹함이 못내 미웠던 거겠지. 같은 인간에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것만큼 화나는 게 세상에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일일까?

 

그렇게 코스를 타면서 오늘까지 유격장에서 이틀을 보냈다.

 

 

텐트 안에서 재현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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